저가 SUV 앞세워 비야디 등 두 자릿수 성장, 국내 부품사 '주목'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6.29. 09:53수정2015.06.29. 09:53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유진투자증권 장문수 애널리스트가 펴낸 ‘중국 긴급 진단:뺏길 것인가? 빼앗을 것인가?’를 선정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고속 성장하던 현대·기아차가 2015년 성장 정체를 맞았고 이에 따라 완성차보다 부품 업체에 대한 투자가 더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조인트 벤처(JV:해외 기업과 중국 기업의 합작사)와 로컬 업체 간 판매 실적에 온도 차이가 존재한다. 과거 시장 성장을 주도하던 JV들의 수요는 둔화 국면이다. 반면 상품성이 개선되고 가격이 저렴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대거 출시한 로컬 업체들은 도약 중이다.
중국의 2015년 1분기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9.3%로 나타났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던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JV인 현대·기아차는 진출 이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시장 성장률 대비 높은 성장을 지속했다. 그 결과 전체 시장점유율은 9.2%(3위·2014년)까지 지속 상승했다.
하지만 2015년 1분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 증가율은 2014년 9.2%에서 8.4%로 급락했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JV들의 1분기 판매도 마찬가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5년 1분기 중국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은 폭스바겐 1.8%, 제너럴모터스(GM) 5.0%를 비롯해 도요타 마이너스 9.6%, 혼다 0.6%, 닛산 마이너스 12.3%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2015년 1분기 로컬 업체의 성장률은 눈부시다. 대표적 로컬 업체인 비야디와 치루이를 비롯해 상당수의 로컬 업체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 특히 SUV에 강점을 가진 장성기차는 17%나 성장했다.
선두 업체들 가격 인하 도미노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은 크게 변하고 있다. 가장 큰 것은 SUV의 인기몰이다. 중국 내 SUV 시장은 2010년 기준 128만 대에서 2014년 396만 대로 5년 사이에 111%나 늘어난 세그먼트다. 또 JV와 로컬 업체 모두 생산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가격지수는 매년 4% 포인트 정도 떨어진다. 이런 변화 속에서 현지 소비자들의 접근이 쉬운 저가 SUV를 가진 업체 그리고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진 로컬 업체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은 로컬 업체들의 급성장 추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로컬 업체의 높은 판매 증가의 이면에는 약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1분기 로컬 업체들의 개선 요인은 앞서 밝힌 상품성의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판매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고 낮은 공장 가동률 및 높은 재고율을 감안한 판촉 강화에도 성장의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현대·기아차는 폭스바겐이나 GM 등 상위 JV들의 가격 인하에 발맞춰 딜러들에게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의 판촉 경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점유율 1위 기업인 폭스바겐은 가격 인하에 나섰다. 1위 업체가 가격 인하에 나섰으니 현대·기아차 역시 이에 대응해야 하고 이는 곧 평균 판매 단가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로컬 브랜드의 상품성 개선도 상대적인 경쟁력을 낮추는 요소다. 현대·기아차는 현지에서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면 이런 장점이 희석된다.
셋째, 중국의 생산능력이 정체돼 있고 SUV 세그먼트가 부족한 것 역시 어려운 요소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 계획된 생산능력 증가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4·5 공장은 2016년 이후에나 가동에 들어간다.
물론 폭스바겐 및 GM은 그간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이 물량을 판매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판매 확대를 위한 판촉 강화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공급 증가세 둔화는 판매 실적을 부진하게 만드는 요소다. 가격 인하가 추세적으로 지속되는 상황에서 물량을 통한 매출 확대 요인이 없다는 점은 분명 약점이다.
현대·기아차의 SUV 대응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약점이다. 중국 자동차 전체 세그먼트별 판매 비중을 보면 SUV의 비중이 1분기 기준 24.2%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21.5%, 기아차의 SUV 판매 비중은 15.8%에 그친다.
완성차보다 부품사 투자 유망
하지만 2015년 말 이후부터는 현대·기아차가 부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중국 내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높은 편이다. 따라서 폭스바겐이나 GM에 비해 높은 마진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투싼·스포티지 등으로 중국 내 SUV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2016년 이후부터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되며 성장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가 주력하고 있는 세단과 기아차가 주력하고 있는 SUV의 브랜드별 가격 포지셔닝을 살펴보면, 중국 내 1~2위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GM에 준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가격 포지셔닝이 돼 있다. 이는 상대적인 가격 인하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증거다. 또 상위 브랜드의 가격이 인하되면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로 교체하려고 해 판매량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는 판매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또 현대·기아차의 주요 SUV 모델은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에 신차가 출시된다. 현재 현대차의 소형 SUV인 IX25와 기아차의 소형 SUV인 KX3가 해당 세그먼트에서는 점유율 상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주력하는 주요 모델인 투싼과 스포티지는 오랫동안 모델 체인지가 안 돼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 이들 모델의 신차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점유율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2016년 생산능력 확대가 재개될 전망이다. 중국 4공장(허베이, 연간 30만 대 생산, 초기 20만 대 생산, 2016년 하반기 가동), 중국 5공장(충칭 연간 30만 대, 2017년 상반기 가동)으로 물량 확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볼 때 단기적으로는 현대·기아차에 종속된 부품 업체보다 로컬 및 GM 등 중국 현지 수주가 좋은 S&T모티브·만도(한라홀딩스)·새론오토모티브 등 로컬 및 타 JV 납품 비중이 높은 부품 업체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2015년 말 이후를 기준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현대·기아차그룹의 중국 성장에 편승하는 현대위아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판단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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