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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봉쇄전략 - 남사군도 이야기에서..작성자 賣香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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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4. 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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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봉쇄전략 - 남사군도 이야기에서..작성자 賣香人

 

요즘 재미있는 화두," 미국중심의 세계에서 중국이 어떤 수를 내어 일대일로 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AIIB체제를 성공적으로 끌고가느냐, 거기에 반한 미국의 전략은 무엇이 될것인가," 관련하여 아래내용이 좋아보여서 퍼 왔습니다. 제목과 달리 미국의 봉쇄전략에 대해선 오히려 쓸만한 언급이 없는것이 아쉬운데,,아직 그런것이 준비되지 않은건,,설마 아니겠지요.

 

내용중  '미국은 해결책(solution)을 생각하고, 중국은 관리(management)를 생각한다" 는 내용은 미국인의 시각이지만 좋은 안목인듯 합니다.

 

 

미국의 중국봉쇄 전략-남사군도 이야기 2부(完)

작성자 賣香人 작성일15-04-12

 

 

어제에 이어 남사군도 분쟁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제 사실관계들은 대부분 설명하였으므로 오늘은 분석입니다.

 

남사군도를 놓고 석유 시추 경쟁을 하던 6개국간 경쟁이 미국의 개입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중국이 부상하자,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은 중립 조정자 입장을 버리고 중국 견제로 전략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둘 간에도 서로 남사군도는 자기 것이라고 싸우는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중국부터 밀어내고 보자는 심보에서 미국을 끌어들였으나, 이제 조금 미묘한 입장에 처하게 됩니다.

 

십여년 전부터 이 두 나라는 ASEAN회의에서 다자간 협의를 통해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중국을 남사군도 분쟁에서 밀어내려 노력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자, 이제 외부의 미국을 끌어들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미국의 목표는 중국의 남사군도 석유시추 중지가 아니라, 남중국해 해상루트 봉쇄입니다. 문제는 동남아 국가 어느 누구도 해상루트 봉쇄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이게 ASEAN과 미국간에 생각이 다른 부위입니다.

 

 

1.

ASEAN은 안보와 경제 카드를 분리해서 쓰고 있는 데, 미국은 둘을 함께 묶어서 쓰려고 합니다.

지금 남사군도 분쟁을 통해 미국이 하려는 것은 미국의 강점이 군사력이니, 그걸 이용해서 중국의 강점인 경제력이 더 커지는 것을 늦추거나 압박하려는 전략입니다. 카플란의 '아시아의 도가니'를 비롯해서 말레카 해협 봉쇄 아이디어 자체가 중국의 무역봉쇄, 자원공급 중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국제관계 정책기조는 ‘이경촉정(以經促政)’입니다.

경제적 접근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다는 뜻입니다.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경제와 안보를 분리해서 접근하였고, 동남아 국가들을 품에 안기 위해서는 군사적 압력이 아니라 경제적 협력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실제로 이 전략은 효과가 있었고, 그래서 동남아 국가들이 AIIB라든가 RCEP에 참여하고, 위안화 국제화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죠. 동시에 중국에 흡수당하지 않고 독립을 유지하기 위하여 미국에게도 간간히 손을 내밀어 초청하기도 하고 말이죠.

 

중국의 경제성장은 동남아에 해(害)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중국은 자신들이 벌어들인 무역흑자로 동남아에 투자를 해주고 있고, 중국산 저가 공산품들은 동남아에서 일상 생활용품 시장을 장악한 반면, 동남아산 과일들이나 공산품들은 중국에 수출됩니다. 중국의 국제무역이 타격을 입고 해상루트가 봉쇄되면, 동남아 경제도 타격을 입고 장기성장 전망이 어두워집니다.

 

2.

미국은 타격을 생각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견제를 원합니다.

왜 이런 괴리가 생기는 것일까요. 키신저는 'on China'에서 미국과 중국의 사고방식 차이를 이렇게 요약합니다.

 

'미국은 해결책(solution)을 생각하고, 중국은 관리(management)를 생각한다. 미국은 문제가 있으면 그걸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solution을 만들려고 하지만, 중국인들은 문제의 해결은 또다른 문제로 이어진다는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중국인들은 문제를 관리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동남아 국가들이 원하는 것은 '타격'이 아니라 아시아적인 사고방식인 '견제'입니다. 그들은 중국과 미국을 양손에 잡고서 번갈아 움직이며 동남아에서의 균형을 관리하고 싶어합니다. 중국을 쳐내고 미국이 G1으로 남는다. 해결됐네. 땅!땅!땅! 이런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오바마가 중국이 남사군도에서 힘없는 주변국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연설하던 바로 그날, 베트남은 중국 국방장관과 핫라인 설치 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중국 군사 핫라인 설치 합의 (2015. 4. 11)

http://www.voakorea.com/content/article/2491358.html
 

"베트남과 중국 군 당국이 직통 전화 연결망, 즉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베트남 국방장관이 20일 밝혔습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8일 베이징을 방문한 풍 광 타잉 베트남 국방장관과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의 회담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양국 국방 책임자들은 남중국해 일부 도서를 둘러싼 양국 갈등을 봉합하고 앞으로 고위급 접촉을 통해 분쟁을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트남은 양쪽 다 쥐고 싶다는 것이죠.

대화와 충돌을 둘 다 사용할 것이고, 미국과 중국을 둘 다 쥐고 있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볼 때, 대화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이런 발표 한 뒤에 서로 뒤통수를 칠 확률이 100%입니다만, 여하튼 베트남의 전략은 이런 양면전략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런 동남아 국가들의 바램을 들어주고 싶어도, 갖고 있는 카드 속성상 그게 안됩니다. 미국이 들고 있는 남중국해 봉쇄 라는 카드는, 관리카드가 아니라 타격 카드입니다. 전세계 무역량의 절반이 지나다니는 바닷길을 막아놓고는 1년이고 3년이고 유지하면서 봉쇄 정도를 적당히 가감까지 해가면서 관리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이 자기 손에 들고 있는 카드의 한계를 모를 리는 없을 테고, 그래서 중국은 미국의 속셈이 따로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제 소개해드렸던 해군 작전사령부 법무실장의 글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 관련 이해 관계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첫째,

중국을 봉쇄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남중국해 분쟁을 관리하는 것이다.

 

둘째,

남중국해 문제를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 간 관계의 지렛대로 관리함으로써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셋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군사력 주둔 구실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도 진심으로 남중국해 봉쇄 실행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걸 핑계로 동남아 국가들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미군 주둔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필리핀은 남사군도 분쟁때문에 1992년 떠나보냈던 미군을 다시 받아들였습니다.

 

 

3. 재미있는 베트남의 속사정

이 논란 와중에 재미있는 것은 베트남입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 베트남은 월남전에서 중국의 지원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전쟁 끝난 후에는 중국 견제를 위해서, 소련과 손을 잡습니다. 현재에도 러시아가 베트남의 캄란항을 군항으로 쓰도록 조차 계약을 맺어놨습니다. 러시아는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톡-북한의 청진, 원산항- 베트남의 캄란항 이렇게 연결 루트를 짜놓고 있거든요. 러시아가 2012년 100억 달러를 주고 캄란항 사용계약을 맺었고, 여기에 공군기지에다가 신형 항공모함까지 2020년까지 배치한다고 발표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나토의 동진정책으로 압박을 받은 러시아가 중국과 밀월관계가 되면서,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합동 군사훈련을 매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을 견제해줘야 하는 데, 짝짜쿵이 맞아서 같이 돌아다니네요.

그러자 이젠 미국에 달라붙어서, 베트남-미 해군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합니다.

 

베트남 항구안에는 러시아 해군 항공모함이 들어있고, 항구밖에선 미 해군과 베트남이 합동 작전을 펼치며, 그 베트남군은 중국산 소총을 들고 있다는 그림이 그려지는 거죠. 

 

저는 베트남이 미국 카드를 어디까지 써먹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미국이 베트남을 포섭할려고, 공산당 일당독재 베트남을 TPP에 넣어주는 무리수를 두던데, 미 함대가 남중국해-말레카 해협 루트를 봉쇄하는 것은 중국만 목조르는 게 아니라, 러시아에게 있어서도 치명타입니다.

 

미국이 남사군도 분쟁에 발을 깊이 담가올 수록, 러시아가 베트남에게 어떻게 압력을 행사하고, 베트남은 뭐라고 반응할지 재미있습니다.

 

 

4. 카드 무게의 불균형

저는 이게 가장 치명적인 점이라고 생각하는 데, 카드의 무게가 당사자별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전략카드로서 남사군도가 갖는 의미가 중국 vs. 베트남, 필리핀에서 갖는 무게는 거기에 매장되어 있는 지하자원, 어족자원 입니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중국 vs. 미국의 싸움이 되면 남사군도가 갖는 의미는 해상봉쇄전략 이라는 새로운 카드가 되버립니다. 베트남, 필리핀에게는 관심도 없었고, 실행할 수도 없었던 카드이지만, 미국 손에 남사분쟁이 들어가면 카드의 성격은 달라집니다. 전략적 가치가 더 커지는 것이죠.

 

이 가치 차이가 왜 문제인가.

중국이 해상봉쇄로 인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남사군도에 매장된 지하자원에서 베트남-필리핀이 가져갈 수 있는 지분과 같거나 그 이상의 경제지원을 준다면, 남사군도 분쟁에서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하는게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이미 중국-베트남-필리핀 석유공사가 합동으로 석유탐사 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거기서 베트남, 필리핀의 지분율을 높여주는 것만으로도 간단하게 조정되는 것이죠.

 

물론 중국이 한발 양보한 다음에도 뒷처리해야할 자국내 여론이라든지, 영토 주권의 문제라든가, 안보 문제라든가 이런 게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이 모든 영유권 분쟁 논란은 1968년 UN이 남사군도에 지하자원이 묻혀있다고 발표함으로써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미국이 정말로 베트남과 필리핀을 핑계로 남사군도 분쟁에 끼어들어 남중국해 해상루트를 봉쇄하고 싶다면, 미국은 중국이 손을 써서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미리 제거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동남아 국가들이 자신에게 돈 들어올 수 있는 타협의 여지를 제거하고, 중국 봉쇄하는 쪽을 택할까요?  저는 미심쩍습니다.

 

이제까지 네가지 이유를 기술하였습니다만, 이 주제와 관련하여 저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게 분석한 글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이재현 박사의 글입니다.

상황 배경은, 2012년 오바마가 남사군도 분쟁에 개입하겠다고 발표한 다음, 2013년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에 결석했을 때 일입니다. 당시 2013년 예산자동삭감으로 인한 연방정부 셧 다운 때문에 오바마는 워싱턴에 붙잡혀 있었습니다.

 

Pivot to Asia는 계속될 것인가? 오바마의 EAS 불참으로 본 Pivot to Asia의 미래-아산정책연구원 이재현 박사(2013. 10. 17)

http://asaninst.org/contents/pivot-to-asia%EB%8A%94-%EA%B3%84%EC%86%8D%EB%90%A0-%EA%B2%83%EC%9D%B8%EA%B0%80-%EC%98%A4%EB%B0%94%EB%A7%88%EC%9D%98-eas-%EB%B6%88%EC%B0%B8%EC%9C%BC%EB%A1%9C-%EB%B3%B8-pivot-to-asia%EC%9D%98-%EB%AF%B8/

 

"적어도 2000년대 중반까지 중국은 동남아 방면으로 비교적 효과적인 전략을 펼쳐왔다. 한때 중국은 동남아 지역에 공산주의를 수출하려는 의도를 가진 안보 위협으로 인식되었다. 냉전기간을 지배하던 이런 인식은 냉전이 끝나고 중국이 전략적으로 동남아 국가들에 접근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1990년대 중국은 ARF 등 다양한 지역 다자 무대 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시에 중국 경제는 동남아 경제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을 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동남아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우호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마침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 경제는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었다. 중국은 더 나아가 2000년대 아세안과 FTA를 추진하는 동시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여 동남아 후진국 중심으로 철도, 도로, 항만, 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큰 지원을 했다. 이런 중국의 노력은 아세안 국가들이 2000년대 중반부터 주장해온 아세안 연계성 (ASEAN Connectivity) 증진 노력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동남아에서 중국의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00년대 후반 중국의 자기주장 강화, 특히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 격화로 인해서 동남아 국가들은 갑작스럽고 눈에 보이는 안보 위협을 중국으로부터 느끼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클린턴 국무장관은 ARF 등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적극 제기하며 동남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촉진시켰다. 동남아 방면에서 미국의 대 아시아 피봇은 이런 동남아 국가들의 현재적인 안보 불안에 대한 하나의 대책으로, 더 나아가 글로벌 차원의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에 대한 효과적 균형 전략으로 인식되어 환영을 받았다.

 

최근 이런 안보 차원의 미국의 대 아시아, 대 동남아 피봇이 중국에 의해서 흔들리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입장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쉽게 해결될 사항은 아니며, 군사력으로도 중국을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남중국해 문제의 최선의 해결책은 당분간 조용한 관리임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양자적 영유권 문제 해결을 주장하지만, 이 주장이 그리 현실적인 대안이 아님은 알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동남아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경제성장이나 국제 관계에서 중국의 위상을 유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따라서 중국은 최근 1년 넘게 동남아 국가에 대한 관여를 다시 강화하면서 남중국해 문제를 관리하는 데 꽤나 신경을 쓰고 있다.

2013년 초 대만과 필리핀 간의 남중국해에서 충돌을 제외하고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 남중국해에서 심각한 충돌상황이 노출되고 있지 않다.

 

중국은 2013년 3월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고 왕이(Wang Yi) 외교장관이 취임하면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왕이 장관은 3월과 4월 미얀마와 필리핀을 제외한 동남아 8개국을 모두 순방했다. 4월에 개최된 19차 중-아세안고위급 협의회(China-ASEAN Senior Officials Consultation)에서는 2013년 하반기에 아세안과 COC(Code of Conduct in the South China Sea)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선 언한 바 있다. 또한 9월 14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첫 번째 COC 관련 공식 협의회에서는 2013~2014년에 걸쳐 DOC(Declaration on the Conduct of Parties in the South China Sea) 이행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과 함께 COC를 도출하기 위한 전문가 그룹을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이 회의는 2014년 태국에서 다시 개최될 예정이다. 그간 COC에 관해서 공식적으로 논의하자는 아세안 국가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던 중국이 COC를 포함한 남중국해 분쟁 관리에 관해서 협의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중국 입장 에서 남중국해 분쟁을 조용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런 중국의 태도가 미국의 대 아시아 피봇에 의미하는 바는 제법 크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대 동남아 군사적 관여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었던 남중국해 문제가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현존하는 위협이 어느 정도 관리가 된다면 동남아 국가들의 입장에서 미국의 군사적 관여를 크게 환영할만한 유인은 줄어든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동남아를 크게 위협하지 않을 때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적극적으로 군사적 협력을 할 동남아 국가는 많지 않다.

 

동남아 국가들의 관점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이 EAS 참여를 공식화하기 이전부터 미국이 EAS에 참여할 의사가 있을 때 어떤 형태로 미국을 참여시킬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해왔다. 가장 간단한 것은 기존 EAS의 멤버로 미국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매년 정상 회의에 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EAS의 정식 멤버 보다는 아세안+8의 형태나 EAS+2의 형태를 고민했다. 즉, 미국이 포함되는 회의체를 기존의 EAS나 다른 지역협력체와 분리, 미국은 격년 혹은 3년에 한번 참여하는 두 가지 트랙을 가져감으로써 미국이 회의에 불참하는데 따른 상징적 부담을 줄이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 미국의 대 아시아 피봇 정책이 본격화 되면서 미국은 기존 회의체에 부가적으로 추가 되는 형태가 아니라 EAS의 정식 회원으로 포함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 정상회의에 꾸준히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럴만한 의지가 미국에게 있는가라는 점이 동남아 국가들의 관심 혹은 우려 사항 이었다는 점이다. EAS에 미국이 포함되었지만, 국내 사정이나 다른 사정에 의해서 자주 불참 할 경우 아세안이 주도하는 EAS의 중요성을 오히려 감소시킨다는 점이 그런 염려의 핵심에 있다.

 

자주 불참을 할 경우 차라리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 EAS가 아세안 입장에서는 보다 바람직한 것이다. 이미 동남아 국가들은 부시 정부 시절 미국의 국무장관이 ARF 에 참여하지 않는 등 미국의 대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일관되지 않다는 사실과 이런 비일관성이 미국에 대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각종 안보,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아세안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런 일관성 문제는 더욱 확장할 수 있다.

미국의 대 동남아 관여, 특히 안보 차원의 관여가 일관된 확신을 동남아 국가들에게 주지 못한다면, 동남아 국가들의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변수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일 수밖에 없다. 동남아가 가지고 있던 긴급한 안보 현안인 남중국해 문제가 지금 중국이 추진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 관리된다고 가정한다면, 신뢰를 주지 못하는 미국의 군사적 관여는 아세안 국가에게 오히려 부담이 된다. 불확실하고 신뢰를 주지 못하는 미국과 안보 협력은 그 반대편에 놓인 중국으로부터 역풍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일관되지 않고, 확신을 주지 못하는 피봇, 군사적 관여는 동남아 국가들에게 전략적 불확실성과 부담만을 안겨줄 수 있다 (이미 동남아 쪽 전문가들로부터 오바마의 이번 정상회의 불참에 대해서 회의 참석 자체에 관한 일관성,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즉각 제기되었다. 예를 들면 Rodolfo C. Severino. 2013.“How will Obama’s no-show be remembered?” article posted on East Asia Forum 7 October 와 Elina Noor. 2013. “Of Symbols and Substance” PacNet #76. 9 October. 미국 내 비판은 더 통렬하다. Ralph Cossa는 오바마 대통령의 APEC, EAS 불참과 관련, “우리가 집안단속을 잘 하지 못해”서 이 회의들에 불참했다는 점은 “미국의 쇠락이란 이미지를 더욱 강화 시킨다.” 라고 비판하고 있다. Ralph A. Cossa. 013.“Pogo was Right!”PacNet #74. 4 October).

 

물론 미국은 수 차례 동남아 국가들에게 미국의 아시아 피봇이 지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동남아 국가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미 동남아 국가들은 냉전이 종료되면서 신속히 철수한 미국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 현재로는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이라는 명백한 안보 위협으로 인해서 미국의 피봇, 특히 군사적 피봇에 대해 큰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앞서 언급한 바처럼 언제든 변화될 수 있고 일부 그런 변화의 조짐도 나타 나고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 만약 남중국해에서 동남아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그 다음에 동남아 국가들이 미국에 대해서 가지게 되는 질문이 중요하다. 미국이 군사적 관여를 유지할 것이라고 동남아 국가들에게 수 차례 재확인 했을 때 동남아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경제문제로 인해 과연 군사적 관여의 지속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많았다. 그러나 동남아 국가들의 입장에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만약 남중국해 문제가 어느 정도 관리되고 긴급한 안보 위협이 사라졌을 때 지속적인 경제성장 문제가 다시 등장할 것이다. 특히 동남아의 개발도상국들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현재의 경제력으로 동남아 국가들이 바라는 투자, 원조, 경제협력의 요구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등장할 수 있다. 지리적 거리로 보나 지경학적 조건으로 보나 이런 동남아 개도국의 요구에 적어도 지금으로써는 미국 보다 중국이 답을 주기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의 의도와 상관없이 동남아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의 대 아시아 피봇, 특히 대 동남아 피봇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불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5.

이렇게 해서 이야기는 다섯번째 이유로 이어집니다,

미국은 아시아에게 필요한 투자, 원조, 경제협력의 요구를 맞춰주고 장기성장 시켜줄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거지요.

 

오바마가 한 번 EAS에 못 온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오바마는 다음해인 2014년에 참석하였습니다), 미국이 아시아에 뿌리를 박고 살 생각이 있는 것인가. 아시아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어디까지 헌신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럴 경제적 능력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ASEAN국가들이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결핍요소입니다.

저번달에 있었던 AIIB저지 실패후에 이코노미스트지에서 패인으로 짚었던 내용을 돌이켜 봅시다.

 

"누구도 아시아가 인프라 투자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자주 인용되는 2009년 ADB의 연구의 산출치에 따르면: 2010-2020년 사이에 8조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며, 그중 68%가 신규 인프라 설치이다. 항목별로는 전기에 51%, 도로 29%, 통신 13%. 이중 많은 것들이 중국의 국익에 관련된 프로젝트로써, 동남아를 관통하는 고속철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스리랑카의 항구 개발, 중앙 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신 실크로드 등이다.

 

명백하게 수요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로, AIIB를 외교력 시험의 무대로 바꿔버렸다.

그리고 그것은 재앙이 되었다.

미국 관료는 익명으로 '영국이 중국의 주장을 계속 받아주고 있다고' 비난했고, 많은 관찰자들이 그것이 사실임을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은 중국 입맛에 맞추고 미국으로부터 떠남으로써, 너무나 예리하게 미국이 잘못된 전투를 택했음을 보여주었다."

 

The infrastructure gap

http://www.economist.com/news/asia/21646740-development-finance-helps-china-win-friends-and-influence-american-allies-infrastructure-gap

 

아시아가 원하는 것을 주어야, 미국이 전략게임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을 위해, 현지국가를 핑계삼아 개입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6.

한국의 국익을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남중국해 해상봉쇄 내지는 압박은, 중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미국이 한국 화물은 통과시켜 주겠지' 라고 여길 것이 아닌 게,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으로 가는 화물 컨테이너를 대신 맡아주는 허브역할로 돈을 벌고 있고, 부산항은 세계 3위의 환적화물 항구로서 그걸로 2014년에만 1조1천억원을 벌었습니다. 컨테이너 하나당 11만8천원씩 수익을 법니다.

 

환적 컨테이너 차원을 떠나서, 기본적으로 중국의 물동량이 줄고 경기가 둔화되면, 중국 흑자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도 타격을 입습니다.

 

 

동북아 허브항만 부산항

http://news.busan.go.kr/sub/special02.jsp?amode=_viw&arti_sno=201502111347360001


 

기본적으로 우리 국익은 급격하게 중국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것을 피하고, G2 체제로 중-미가 당분간 권력을 공유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둘 사이에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U국가들, 아시아 국가들 모두 이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저런 대결적(confrontational) 전략을 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익은 긴장 완화와 경제 번영에 있습니다

 

 

가져온 곳 :  카페 >우리미래연구소|글쓴이 : 하얀나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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