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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실크로드 뜬다..인프라 업종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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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4. 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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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실크로드 뜬다..인프라 업종 '훨훨'

정부 부양책이 주도하는 ‘정책 장세’, 후강퉁 이어 선강퉁 효과 기대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4.20 09:13

 

 

 

중국 증시는 올해 파죽지세 행진을 하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활황세를 이어 가는 중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1분기 15.87% 급등하며 4분기 연속 상승했다. 특히 2월 이후 두 달 동안 30% 가까이 올랐다. 1년으로 보면 88%나 뛰었다. 급기야 4월 8일 장중 4000선을 돌파하며 2008년 3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중국 증시의 수급 주체는 중국 현지 개인 투자자들이다. 중국 A주 거래 대금에서 차지하는 개인 비중이 80%를 넘어선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지지부진한 사이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강세장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중국인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신규 주식 계좌 개설 '폭주'

 



중국 증시를 움직이는 힘은 '정책 기대감'과 '유동성'으로 요약된다. 먼저 살펴볼 점은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실물 경기는 올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 1~2월 산업 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8%로 2008년 12월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제조업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3월 49.2를 기록해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낮춰 잡은 목표치인 7%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는 통화 완화책을 꺼내 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깜짝 금리 인하에 이어 올해 2월 또 한 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대출금리는 5.35%, 예금 금리는 2.50%로 내렸다. 이와 함께 2012년 5월 이후 21개월 만에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내렸다. 지준율을 내리면 금융회사의 대출 여력이 많아져 유동성을 지원하는 효과가 난다. 경기를 부양해 디플레이션 압력을 풀기 위한 중국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양 의지에 중국인들은 신규 계좌를 만들어 유동성을 쏟아붓고 있다. 앞서 2007년 폭등장을 경험한 바 있는 투자자들은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3월 말 한 주간 신규 개설된 증권 계좌는 167만 개로 전주의 114만 개에 비해 46%나 급증했다. 올 들어 일평균 10만 개가 넘는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조 위안(약 176조8000억 원)을 넘어섰다. 신용 융자 잔액은 1년 전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성장률 하락을 시장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중국 증시는 성장률에서 내부 유동성이 결정하는 장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통화 완화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정부는 재정정책 확대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발표된 금융·통화정책이 민간 기업 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면 재정정책은 주요 투자 주체인 지방정부 채무 부담을 낮춰 실질적인 수요 회복을 위한 선택이다. 3월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 안팎으로 제시하며 재정 확대 움직임을 시사했다.

 



가장 강력한 정책은 지방정부 채무 비용 감소를 위한 적극적 재정 확대 정책인 '신예산법'이 제정된 것이다. 앞으로 신예산법에 따라 지방정부 채권 발행 규모가 4000억 위안에서 6000억 위안으로 확대되고 투자자 범위와 만기도 다양화된다. 또한 지방정부는 채무 차환성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3월 11일 재정부는 지방정부 채무액 중 1조 위안의 차환성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은 즉각 반응했다. 전인대와 함께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열린 3월 증시는 15%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양회(정협·전인대)에서 정부 정책이 쏟아질 때마다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성장 기업 비중 높은 선전거래소

 



전인대의 꽃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경제권)' 프로젝트다. 일로일로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 및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길'의 약자로, 올해 중국 중점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유럽·아프리카에 이르는 40여 개국을 육로·해상으로 연결하는 정치·경제·문화 공동체 설립을 의미한다.

 



중국 민생증권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개된 각 지방정부의 일대일로 관련 계획 및 시공 중인 프로젝트 규모는 1조4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철도 투자 규모가 약 5000억 위안으로 가장 많고 고속도로 투자 1235억 위안, 공항 건설투자 1167억 위안, 항구 수리 시설 투자 1700억 위안 등이다.

 



이에 따라 중요 인프라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증시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정보기술(IT)·기계·건축·전력설비 등 업종 수익률이 고공 행진했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양회에서 언급된 수혜주 중심으로 IT와 산업재에서 상승세를 보였다"며 "섹터로 볼 때 일대일로 수혜주인 철도 관련주와 환경보호주 등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경기 부양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게 나타났다. 리 총리는 각종 정책 사업을 설명하며 올해 중앙 예산 내 투자를 4776억 위안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기 부양책을 위해 올해 중국 정부는 재정 적자를 사상 최대 규모인 1조6200억 위안으로 늘린다. 또한 개혁과 구조조정을 통한 경기 부양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서비스업과 전략적 신흥 산업의 비중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에도 대규모 지원책이 뒤따를 예정이다. 경제 부문의 개혁은 가격과 금융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증시 훈풍의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외국인 직접 투자에 관한 것이다. 홍콩과 중국 선전 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선강퉁(深港通)이 올해 하반기에 시행될 예정이다. 선강퉁 효과는 지난해 하반기 후강퉁으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통해 외국인이 상하이 주식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주가는 11월 말 이후 1개월 만에 30.7%나 급등했다. 외국인들에게 일부 중국 본토 증시를 개방하며 유동성 기대감에 증시가 오른 것이다. 선강퉁을 통해 '중국판 코스닥'으로 불리는 선전과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가 시행되면 다시 한 번 유동성 빗장이 풀리는 셈이다. 중국 선전증권거래소는 이미 들썩이고 있다. 이아람 애널리스트는 "선전거래소에서 차이넥스트와 중소기업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전 증시가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7위 규모의 시장이면서 IT, 헬스 케어 등 성장성 높은 기업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국유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상하이거래소와 달리 선전거래소는 성장주 성격의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다. 미국의 나스닥, 한국의 코스닥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소비 중심으로의 경제 구조 변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전거래소의 경기 소비재, 헬스 케어 등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 IT 산업과 중소기업 육성의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선전 증시의 투자 매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과 유동성이 끌어올린 중국 증시의 최대 약점은 '불안한 상승'이라는 점이다. 시장이 성장률을 뒷받침하지 않은 채 기대감으로 주식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증시의 공통 현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꽤 호의적이다. 성연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전고점까지 증시가 빠르게 올랐는데 주가수익률(PER)이 과거 대비 30% 저평가돼 있어 향후 2016년까지는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본다"며 "성장률이 7%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견되면서 인민은행이 추가 통화 완화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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