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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봉쇄 전략의 의미-T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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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4. 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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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봉쇄 전략의 의미-TPP

 

작성자 賣香人 작성일15-04-08

 

 

저는 앞서 나토의 동진정책과, 중국의 봉쇄망 돌파 전략을 다룬 글들에서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봉쇄전략(containment strategy)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왜 저는 미국의 아시아 정책(Pivot to Asia)은 중국봉쇄전략이라고 단언하는 것일까요?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1. 크로우 학파와 상하이 학파

 

일단 원칙적으로는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의 상승에 대해 어떤 정책으로 대해야 할지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적으로 여기고 억눌러야 할지, 동반자로 여기고 함께 가야 할지 아직도 치열한 논쟁중입니다.

 

미국 전략가들은 크게 보아 미·중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크로우 학파’와 미·중 간의 이익을 조화사킬 수 있다는 ‘샹하이 학파’로 나눌 수 있습니다만, 이중 전자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다만, 크로우 학파가 우세하기는 하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군사 충돌까지를 상정하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아직까진 미국으로서는 군사충돌을 피하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국익을 유지하려는 듯하다 라고 문정인 교수는 말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의 <프레시안> 인터뷰- 동아시아의 불화, 그 근원은 미국 (2015. 1. 3)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5485

 

크로우 학파와 상하이 학파가 무엇인지 문정인 교수의 설명을 좀 더 들어봅시다.

 

"헨리 키신저는 저서 <온 차이나>(On China)를 통해 세계 1차 대전 발발 원인을 분석하면서 중국의 부상을 위협적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책의 결론 부분을 보면 '크로우 메모'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 메모는 1907년 영국 외무성에 근무했던 에어 크로우라는 심의관이 작성한 것으로, 크로우는 독일이 1차적으로 유럽대륙 제패를, 2차적으로는 세계제패를 꿈꿀 것이기 때문에 대영제국의 해군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독일에 대한 견제외교를 하나의 정책 처방으로 내놓았다.

 

키신저는 이 메모가 세계 1차 대전을 가져온 먼 원인(Remote Cause)이 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독일에 자유주의 세력이 많았고 얼마든지 그들과의 협상을 통해 전쟁이라는 파국을 피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영국이 독일을 수정주의 세력으로 파악해서 이를 견제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1차 대전이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키신저는 이와 같은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과거 5,000년의 중국 역사를 보면 중국은 패권국가였고 한족이 중원을 차지했을 때는 주변국들에 대한 침략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중국의 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질서를 운영해나가는 데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서 G2 모델로 풀어나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런 학파를 흔히 '상하이 학파'라고 부른다.

 

그런데 문제는 워싱턴에는 상하이 학파보다 '크로우 학파'가 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죤 미어샤이머, 아론 프리드버그를 비롯해 거의 다 크로우 학파에 속한다. 중국이 부상하고 있고, 미국 패권에 도전할 수밖에 없으니 미·중은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이들 주장은 기본적으로 '한 하늘 아래 태양이 두 개 있을 수 없다'면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아시아로의 이동'(Pivot to Asia)라는 것도 결국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키신저 같은 중국전문가들의 지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패권 고수에 충실한 신(新)현실주의자들의 주장을 더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신현실주의자는 앞서 언급한 크로우 학파와 비슷한 견해로 중국의 부상은 미국과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미국내 주류가 크로우 학파이고 오바마도 이쪽이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펴고 있을까요?

 

오바마의 아시아 정책은 그가 2012년 주창한 Pivot to Asia(아시아로의 귀환)로 요약됩니다. Pivot to Asia는 미국 외교정책이 유럽과 중동을 축으로 삼아온 것처럼, 아시아도 미국 외교 정책의 축으로 삼겠다는 말입니다. 달리 말해서 '아시아내의 재균형(rebalancing) 정책'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데, 중국이 커가면서 무게추가 쏠리고 있으니 미국이 개입하여 세력균형을 조정하겠다는 뜻입니다.

 

 

2. 버락 오바마의 'Pivot to Asia' - TPP와 대중국 군사봉쇄망

 

2-1.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오바마의 Pivot to Asia는 경제적으로는 TPP(Trans-Pacific Partnership), 군사적으로는 중국봉쇄망으로 대표됩니다.

 

TPP란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의 약어로서, 간단히 말해서 자유무역지대입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한 것처럼, 12개 국가가 집단으로 FTA를 하여서 자유무역지대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환태평양 자유무역지대(TPP)는, 환대서양 자유무역지대(TTIP, 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와 쌍둥이이기도 합니다.

 

TPP는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묶어 자유무역지대를 만드는 것이고, TTIP는 미국과 EU를 묶어 자유무역지대화 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왼쪽의 태평양쪽은 TPP로 묶고, 오른쪽의 대서양쪽은 TTIP로 묶어 세계 경제를 다스린다는 큰 그림인 것이지요.

 

다음의 그림 1을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미국의 설명에 따르자면, TPP는 세계 GDP의 40%이고, TTIP는 세계 GDP의 50%에 해당하는 거대 자유무역지대의 탄생입니다.

굉장하죠?

 

여기서 조심해야 될 것이 있습니다. 그림2를 봐 주십시오.

 

 

 

미국의 초거대 GDP 14조 + 일본 GDP 5.5조가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나머지 몇 국가들은 꼽사리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이미일 경제동맹입니다. 미일 경제동맹이라고만 해서는 뽀다구가 안나니까, 주변의 몇 나라들을 더 끼워넣어서 태평양을 둘러싸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지요. 왜 이런 뽀다구에 미국이 집착한 것일까요? 한국무역협회(KOTRA)의 '미국의 메가FTA 전략'을 읽으면 그 이유가 구체화 됩니다.

 

2015 KOTRA 세계경제전망 - 미국의 메가 FTA 전략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878&contents_id=80178&leafId=

 

"양자간 FTA에 비해서 다자 간 지역 FTA는 협정 당사국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협정 체결 자체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TPP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생각해볼 수 있는 미국의 이익은 새로운 시장 확보다. 그렇지만 미국은 TPP 12개국 중 6개국(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호주)과 이미 FTA를 맺고 있다.

 

 

2013년 기준 이들 FTA 국가들과의 교역량은 총 TPP 교역량의 약 82%이며 수출 비중은 약 88%에 달한다. 즉 미국이 TPP로 인해 얻는 추가적인 시장 확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상당한 대미 무역흑자를 보이고 있는 일본이 TPP에 참여하면서 미국 내 정치권 및 산업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렇듯 TPP를 통한 미국의 단기적인 경제적 혜택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미국이 TPP의 조속한 타결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미국이 중국보다 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중심의 지역무역협정을 체결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APEC 21개국을 아우르는 지역무역협정의 사례를 먼저 마련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TPP해봤자 미국에겐 실효성이 적고, 일본을 끌어들임에 따라 무역적자만 더 늘어납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 경제권 블록 건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TPP라는 틀을 만들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KOTRA보고서를 좀 더 인용해보겠습니다.

 

"미국이 RCEP을 통한 FTAAP 타결을 꺼려하는 근본 원인은 TPP와 RCEP의 차이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TPP는 한미 FTA의 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RCEP은 ASEAN의 최근 무역협정 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적재산권, 서비스산업, 정부조달, 경쟁법 등 다방면의 이슈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관세 철폐 및 비관세 장벽에 대한 조항의 수준도 다르다. 이러한 차이점은 미국의 FTA가 자국의 발달된 의약 산업 등이 지적재산권과 서비스 산업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반면, ASEAN 국가들은 비교적 우위를 보이는 상품 무역에 협정의 초점을 두기 때문에 나타난다.

 

또한 TPP는 아시아 지역의 시장경제 확립을 위한 국유기업(State Owned Enterprise, SOE)조항과 높은 노동 기준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두 지역 무역협정의 차이점으로 인하여 만약 TPP가 아닌 RCEP 주도 아래 FTAAP가 체결될 경우 미국이 얻을 혜택은 감소될 것이다"

 

그럼 중국이 만든다는 RCEP란 무엇인가?

 

RCEP는 본래 중국 것이 아닙니다. 중국은 ASEAN 10개국에 한중일 3개국을 합친 자유무역지대 제안을 했었는데, ASEAN이 이걸 거부하고 자기들 중심으로 판을 짜서 제안해온 것이 RCEP입니다.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을 얻기 위해서라면 ASEAN위주라도 상관없다며, RCEP를 받아들여서 밀고 있습니다

 

TPP와 RCEP 현황과 시사점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3. 12. 24)

 

http://www.krei.re.kr:8089/m/trend/KreiVerdictContent.krei?rid=401689

 

"RCEP은 중국이 제안한 동아시아 FTA(East Asia FTA: EAFTA)와 일본이 제안한 동아시아 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of East Asia: CEPEA)이 서로 경합하는 가운데 ASEAN이 주도하여 출범시킨 아시아판 역내 자유무역협정 추진체이다. 당초 중국이 ASEAN 10개국에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3개국을 추가해 소위 ASEAN+3 형태의 EAFTA를 추진하였으나 일본과 ASEAN 일부 국가가 동아시아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여 ASEAN+3에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를 추가한 ASEAN+6 형태의 CEPEA를 추진하면서 EAFTA와 CEPEA는 경합관계가 되었다. 이 사이 ASEAN은 역내에서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ASEAN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RCEP을 출범시켰다(2012년 11월).

 

RCEP은 일본이 추구하던 CEPEA와 동일한 ASEAN+6의 형식을 띠고 있어 일본이 ASEAN을 막후에서 움직인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중국은 자국이 추구하던 EAFTA가 날아가 버렸으니 RCEP을 좋아할 리 없었다. 그럼에도 중국이 RCEP 출범에 협조한 것은 미국 주도의 TPP가 급속히 아시아지역으로 참여국을 확대하고 있어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RCEP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미국이 배제되어 있어 TPP를 견제할 수 있으며, RCEP 출범에 협력함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일부 ASEAN 국가의 우려를 잠식시킬 수도 있었다. 나중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자국 중심의 지역 내 무역협정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도 중국을 RCEP 출범에 협력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RCEP은 ASEAN이 주도하고 있고 ASEAN은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이 뒤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등 4개국에 대해 특별대우를 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 자연히 TPP보다 시장개방 수준이나 통합 정도는 느슨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RCEP은 2015년 말을 협상 타결 목표로 설정하고, 지난 2013년 9월에 2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2-2 TPP는 왜 중국봉쇄망인가

 

어떤 이들은 TPP가 중국봉쇄망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미국은 중국도 TPP에 가입할 수 있다며 자신들은 열려있다고 말합니.

 

라이스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기억하시죠? 그 흑인 여자 보좌관)은 “미국은 중국의 TPP 가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아시아 담당국장인 빅터 차(Victor Cha) 교수는 “TPP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오랜 자유무역을 표방하는 통상 정책의 일환"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인 말과 달리 TPP는 중국 봉쇄망이 맞습니다.

 

원래 TPP는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이렇게 4개국이 지들끼리 무역협정을 맺을려고 2005년 시작한 경제협정((P4 Agreement)이었습니다. 이걸 2008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참여하면서 TPP로 성격이 변화되었고, 호주, 페루, 베트남이 추가로 참여.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TPP정책을 이어받은 후 말레이지아, 캐나다, 멕시코, 일본이 참여하여 현재의 TPP 12개국체제로 확대되었습니다. 올해내 협정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의 처음 의도는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을 좀 더 집어넣고, 명실공히 아시아에서 중국만 빼놓은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어 중국을 왕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TPP의 동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It won’t be easy to build an ‘anyone but China’ club (FT, 2013. 5. 22)

 

http://www.ft.com/intl/cms/s/0/08cf74f6-c216-11e2-8992-00144feab7de.html#axzz3WebNr4sh

 

"거기에는 두 가지 동기가 있다.

 

첫째는 중국이 WTO에 가입했던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많은 (미국의) 정치인들, 경제인들은 중국이 들어오게 된 날을 후회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거대한 이득을 보았지만, 그에 비해 작은 댓가만을 치뤘다.

 

WTO에 가입했지만 중국은 환율 조작을 그만두지 않았고, 국영 거대 기업들에게 싼 이자로 자금을 공급하고, 지적재산권을 조롱해왔다. 중국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영국, 미국,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 경제들도 성장기(take-off phases)에 그런 중상주의 정책을 썼었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이지만, 여하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두번째 동기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강력한 경제 블록을 만들어서, 가입하고 싶다면 중국이 자신의 탈선적인 방법을 멈추고 복종해야만 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나아가, TPP 규정들은 중국을 벌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원산지 규정이 있다. TPP하에서는 베트남에서 만들고 미국으로 배송된 의류에 대한 관세가 0이 된다. 그것은 베트남의 의류 산업에 큰 부스터가 될 것이다. 단,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그 의류의 원료가 되는 면(cotton)이 TPP국가-아마도 미국-으로부터 왔어야만 한다. 현재 베트남산 의류의 원료가 되는 면은 중국으로부터 오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중국은 배제시키면서도 베트남은 인정해주는 클럽을 만들 수 있을까?

어쨌든 베트남도 계획경제 국가이고 국가가 운영하는 거대 기업들에, 불투명한 규정들, 그리고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있는데 말이다. TPP는 이런 모든 죄악들을 억눌러야 한다는 의미이다. 베트남의 TPP관련자는, 이것이 하노이를 뿌리부터 가지까지 통채로 개혁시키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좋게 말하면 희망적 생각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속이는 것이다(disingenuous).

 

나중에 삽을 뜰 때가 되면, 베트남과 다른 몇몇 TPP국가들을 받아들여줄 것인가 말 것인가는, 경제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결정이 될 것이다"

 

(베트남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출 가능성이 없으므로, 미국이 정치적인 결단을 내려 베트남에게 가입승인을 내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TPP는 우리가 경험했던 한미FTA처럼 미국식 '글로벌 스탠다드'로 짜여진 시스템입니다.

 

중국이 여기 가입할려면 시스템을 미국화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든가, 미국이 절대 우위인 지적재산권보호 조항을 강화시키고, 지적재산권 보호기간 년수도 기존보다 늘려야 되고, 사기업이 국가를 제소할 수 있는 ISP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요소들때문에 TPP가 타결 안되고 질질 끌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자국 의료시스템이 미국식으로 변화될까봐 ISP조항을 거부하고 있고, 일본은 자국 농부 보호를 위해 쌀과 농축산물은 예외로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식적 입장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다면 중국도 얼마든지 TPP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만, 중국이 자국 경제시스템을 미국을 위해 뜯어 고치고 들어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New Zealand Doctors Seek Transparency In Trans Pacific Pact Talks: Concern At Losing Control on Procurement To MNCs (2015. 4. 7)

 

http://au.ibtimes.com/new-zealand-doctors-seek-transparency-trans-pacific-pact-talks-concern-losing-control-procurement

 

다자간 통상협상 급물살'농산물 추가개방' 우려(2015. 2. 17)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221800043

 

2-3 중국은 어떻게 TPP에 구멍을 내 놓았는가

 

미국이 TPP로 중국 봉쇄망을 구성하려 하자 중국은 RCEP로 맞서는 한편,

 

TPP가입 국가들을 상대로 1:1 FTA를 체결하여 구멍을 내놓는 전략을 짭니다.

 

TPP에 참여하는 12개국중에서 미, 일을 빼고나면 10개국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8개국이 중국과 FTA를 체결하였습니다. 중국과 FTA를 안 한 나라는 미국과 NAFTA로 묶여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뿐입니다.

 

중국-페루 FTA (2005년)

중국-칠레 FTA (2005년)

중국-뉴질랜드 FTA(2008)

중국-싱가포르 FTA(2008년)

중국-아세안 FTA (틀 합의 2002년, 상품 2005년, 서비스 2007년, 투자 2009년) -싱가폴, 부르나이, 말레이지아

중국-호주 FTA (2015년) - 원칙 틀에 합의하고, 세부 협정문 조율중

 

Xi eyes China-Australia FTA this year (2015. 3. 30)

 

http://news.xinhuanet.com/english/2015-03/30/c_134110914.htm

 

미국측에선 TPP에 나중에라도 추가 가입할지도 모르는 나라로,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이렇게 4개국을 꼽아, TPP 16개국 체제라고 부르는데, 이 나라들 전부 중국과 FTA했습니다. 한-중 FTA는 2014년 11월 타결 선언되었고, 나머지 3개국은 ASEAN으로 2005년 중국과 FTA가 이뤄진 상태입니다.

 

이런 연유로, 저는 미국이 TPP로 중국 봉쇄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실패했다고 봅니다.

 

미일 동맹 빼놓고 다 뚫렸습니다.

 

2-4 우리나라와 ASEAN 국가들이 TPP를 거부하고 RCEP를 선택한 까닭은?

 

TPP 전략의 핵심은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을 포섭하여 중국으로부터 빼앗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동남아 국가들이 미국의 TPP제안을 거부하였습니다.

 

우리나라가 TPP를 거부하고 RCEP에 들어간 이유는 그게 경제적으로 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TPP는 미국, 일본과 FTA를 하는 게 요체인 데,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과 FTA를 하고 있으니 TPP를 한다고 해서 이득이 없고, 일본과는 FTA하면 만성적인 대일무역적자가 더 커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RCEP에 일본과 우리나라 둘 다 들어가 있으므로, 어차피 RCEP를 통해서 한-일 FTA는 성사됩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중국, 동남아 국가들과는 무역을 할수록 무역흑자가 쌓이고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이건 수치로 증명이 되는 데, 미국의 교수들이 발표한 자료가 있습니다.

 

다음의 표를 보시면, 우리나라는 TPP 12일때 -0.1% 성장, TPP 16일때 2.4% 성장, RCEP에 참여할 때 3.9% 성장합니다.

 

 

 

Asia-Pacific Regional Integration

 

-Economic Effects and Implications for the Global Trading System by Peter A. Petri (Brandeis University) and Michael G. Plummer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SAIS).

 

http://econbrowser.com/archives/2014/06/guest-contribution-asia-pacific-regional-integration

 

"To be sure, compared to the TPP, the RCEP could yield even larger gains for Korea because the RCEP countries generally maintain higher levels of protection than the TPP average."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TPP를 거부하고, RCEP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쪽에서 급할 것은 없습니다. 

 

다음의 표를 보시면, TPP참여국가들과 우리나라와의 FTA체결 상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TPP 12개국 중에서 10개국이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상태입니다.

 

일본, 뉴질랜드와 안한 상태인데, 둘 다 RCEP에 들어가 있기에 자동적으로 우리와 FTA가 체결될 겁니다. ?

 

 

Should Korea Join the Trans-Pacific Partnership? (2014. 9)

 

http://www.iie.com/publications/pb/pb14-22.pdf

 

ASEAN국가들이 TPP를 기피하고, RCEP에 참여하는 이유 앞서 한국무역협회(KOTRA) 보고서를 통해서 설명되었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지적재산권과 의료산업 위주의 무역협정보다는, 아시아 국가들이 강세를 갖고 있는 상품무역 위주의 협정, 노동기준이나 환율 문제 등을 기존 그대로 각국 정부의 재량권으로 남겨두도록 하는 무역협정이 ASEAN 국가들 입맛에 맞는는 것이지요.

 

미국이 만든 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ASEAN이 만든 틀이므로 자신들에게 잘 맞고, 불안감도 적습니다.

 

구체적으로 RCEP 참여국가 하나 하나의 가입 동기를 요약해놓은 보고서가 있습니다.

 

KOTRA에서 두달 전에 갓 나온 따끈따끈한 보고서인 데, 다음의 표 하나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RCEP협상동향과 참여국별 전략 및 산업계반응-한국무역협회(2015. 2. 9)

 

http://okfta.kita.net/board.do?method=boardView&idx=33151&pageNo=1&column=&field=&fta_type=&menu_id=060501&mainNum=0605

 

사실 2005년 이뤄진 중국-ASEAN FTA로, 중국을 경제봉쇄하겠다는 것은 일찌감치 터 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림을 보십시요. 이게 봉쇄가 되겠나. =_= 

 

파란색이 현재 중국과 FTA가 된 곳들이고, 좌하단의 빨간색은 중국이 목표로 하는 그림입니다. 한국, 호주, 일본까지 다 FTA를 하겠다는 것이죠.

 

?

 

결국 우리나라는 국익에 맞는 RCEP를 선택하였고, TPP는 나중에나 가입할까 말까 상태입니다.

 

RCEP는 올해 말에 타결 예정이고, 미국은 이를 의식하여 그보다 빠른 올해 상반기중에 TPP 타결을 선언할 예정입니다. 후반기로 끌 경우, 미국의 차기 선거 캠페인 일정 때문에 국회가 공전할 거라서 일년 가량은 협정 타결이 어려워진다고 하네요.

 

그러니 아마 6월쯤에 TPP 타결 선언이 나오고, 연말 즈음에 RCEP 타결 선언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TPP의 의미, 내용, 추진상태, 왜 중국 봉쇄에 실패했나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미국의 TPP의 중국 봉쇄 실패는 AIIB의 실패과정과도 꽤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중국봉쇄 군사전략에서도 또다시 반복되는 미국 전략의 고질적 문제점입니다.

 

이 얘기는 다음 글 결론 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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