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치아입력2015.01.19 16:36수정2015.01.19 16:37
드라이어를 해도 부스스하고, 정전기도 많고, 윤기 없는 개털 그 자체였다. 머리를 감을 때 한 움큼씩 빠졌고, 자고 나면 이불에 빠진 머리카락이 보였다. 안 되겠다 싶어 오가닉 제품들로 바꿨다. 일반 제품보다 비쌌지만, 다른 헤어 제품은 생략하고 샴푸 린스만 쓰면 되지 싶었다. 그마저 100% 천연은 거의 없고, 늘 여타의 첨가물이 있었다. 거품이 별로 안 나서 거품 날 때까지 짜서 쓰다 보니 한 달 쓸 걸 2주 만에 다 썼다. 돈이 더 들어갔다.
호주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노푸'를 하는 지인이 많았다. 그들은 "30대가 넘으니 개털 같던 머리카락이 탱글탱글하게 컬리한 헤어가 됐다"라고 좋아했다. 나도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한 번은 이틀, 한 번은 나흘 만에 포기했다. 짜증이 나서 운 적도 있다.
최대 고비는 1주일, 두피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이때부터 싸움 시작. 화학 성분에 길들여진 두피가 화를 내기 시작한다. 피지 분비가 엄청 많아지면서 머리가 떡이 진다. 기름이 줄줄 흐를 거 같다. 누가 내 머리만 보는 거 같고…. 게다가 기름때에 전 듯한 냄새도 난다. 두피에 남아 있던 화학물질이 본격 배출되면서 냄새는 더 심해진다. 회사에 갈 때마다 민망해 죽을 뻔했다.
여기서 많이들 무너진다. 냄새는 각자 대처법을 구해야 한다. 다들 두피 상태가 다르니까. 난 아로마 오일 한두 방울 넣어서 은은한 향이 나게 했다. 절대 석유로 만든 싼 오일을 쓰면 안 된다. 뻣뻣한 머릿결은 식초와 물을 섞어서 린스 대용으로 썼다. 이 시큼한 냄새가 싫어서 레몬즙이나 녹차 같은 티백을 우려 넣고, 상큼하게 민트나 스피어민트 오일 한두 방울 섞었다.
노푸를 계속하려면 나만의 대처법을 개발해야 한다. 내 입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어떤 화학제품도 금지다. 새로 사지 말고 부엌에서 쓰다 남은 것들을 활용하기 바란다. 쌀뜨물, 먹다 남은 시금치, 썩어버린 사과와 바나나,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 등. 쓰레기통 대신 머리에 붓는 거다.
여기에 레몬즙을 넣어도 좋다. 그래도 비듬이 심하다 싶을 땐 두피 마사지를 해줬다. 코코넛 오일과 달걀노른자, 꿀 등을 섞어서 팩도 해줬고. 우리 엄마도 노푸를 시작했는데, 달걀노른자와 꿀을 섞어 두피 마사지를 했다. 팩을 한 뒤에 미지근한 물로 헹구면 그날만큼은 비듬이 덜하고 따끔거리지 않는다. 물론 엄청 잘 헹궈야 한다. 안 그러면 머리에서 달걀 냄새가 나니까.
그 후 여행 다닐 때도 늘 베이킹파우더를 싸가지고 다녔다. 그렇게 6개월쯤 지나니 유·수분 밸런스가 최적 상태로 됐다. 물로만 감아도 가렵지 않고, 컨디셔너 대용으로 썼던 식초를 빼먹어도 머리 엉킴이 없었다. 내 머리는 하산해도 좋을 수준이 됐다.
노푸가 일상까지 바꿔놓았다
먹을거리 습관도 바뀌었다. 사람들이 쓰는 화학제품이 땅속으로 들어가고, 거기에서 재배된 음식이 내 입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아무거나 못 먹겠더라. 유전자 조작 식품들, 이름도 무서운 첨가물로 범벅이 된 가공품들…. 뒤의 성분표를 확인하고 건강한 것들만 찾아 먹기 시작했다. 더불어 환경도 생각하게 됐다. 쓰레기를 만들고 싶지 않았고, 버리느니 남을 주고, 웬만한 건 내가 만들어 썼다.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예 생각조차 안 해도 되는 부분이 생긴 거다. 그 여백에 다른 걸 채울 수 있게 됐다. 주로 뭘 하냐고? 오그라들겠지만 나를 사랑하게 된다. 블로그에 노푸를 포스팅하자마자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왔다.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 두피 문제를 앓고 있는 여성들이었다.
노푸는 어렵다. 짜증 난다. 하지만 노푸의 여러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내 머리에 좋은 거를 찾게 된다. 내 머리엔 뭐가 좋을까, 내가 먹기에 어떤 음식이 좋을까를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고 케어하게 된다. 그래서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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