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CJ게임즈(현 넷마블게임즈)에 투자한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이번에는 라인과 함께 게임업체 네시삼십삼분(4:33)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한중 FTA가 체결된 지난 11월 10일, 텐센트는 네시삼십삼분과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소 1000억원은 넘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 서울 명동 거리에는 평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난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올 초부터 계속 네시삼십삼분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진다. '활' '회색도시' 등 독창적인 게임으로 시장에서 주목받는 회사를 중국 기업이 놓치지 않고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블레이드'가 6개월 만에 500만건 다운로드, 매출 9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대박을 터뜨리자 텐센트는 주저 없이 투자를 감행했다.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는 "중국 최대 메신저회사 텐센트의 플랫폼 영향력은 상당하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LIG손해보험, KDB생명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든 중국 민영기업 푸싱그룹은 최근 서울 도심형 시니어타운 '더클래식500'과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금융회사에 관심을 보인 푸싱그룹이 국내 헬스케어 산업으로까지 눈을 돌린 첫 번째 사례다. 푸싱그룹은 앞으로 더클래식500과 협력해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에 시니어타운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아직은 양해각서 수준이라 푸싱그룹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푸싱그룹이 국내 헬스케어업체를 인수해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푸싱그룹이 국내 진출에 열을 올린다. 국내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바이오기업 중 한 곳을 인수하기 위해 12월 초 푸싱그룹 경영진이 한국에 방문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고 전했다.
차이나머니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 인수전에 뛰어드는가 하면, 중국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중이다. 백화점, 면세점마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면서 '우리나라 내수 시장을 요우커가 먹여 살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수년 전부터 활발히 진행된 부동산 투자도 멈출 기미가 없다. 제주도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부동산 투자는 최근 부산을 찍고 서울, 인천까지 넘본다. 차이나머니의 한국 습격 현장을 들여다본다.
국내 기업 '쇼핑' 시작됐다
패션·콘텐츠 이어 금융까지
지난 9월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이 국내 유아용품 전문업체 아가방앤컴퍼니(이하 아가방)를 사들인다는 소식은 국내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1979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유아의류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유아전문기업이 중국인 품으로 넘어간 것. 아가방은 지난 30년 동안 성장 가도를 달려오다 최근 몇 년 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역성장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 9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회사 사정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단돈 320억원을 받고 랑시그룹에 경영권을 넘겼다.
중국 기업이 적자 기업을 인수한 이유는 명확하다. '아가방'이라는 브랜드와 유아용품 제조 기술력을 갖고 급성장하는 중국 내 유아동 시장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기 때문. 랑시그룹은 내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3년 안에 중국에서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랑시는 추가로 국내 엔터테인먼트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실무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콘텐츠기업은 중국 자본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최근에도 '올인' '주몽' 등을 만든 초록뱀미디어가 매물로 나오자 중국 기업이 냉큼 사들였다. 초록뱀미디어는 공시를 통해 중국 방송 콘텐츠·공연기획사인 주나인터내셔널이 최대 주주인 에이모션과 고현석 대표 지분을 120억원가량에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중국 자본이 국내 드라마 제작업체를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계에도 차이나머니가 속속 유입되는 중이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 '한중 영화 공동제작 협정'이 체결되면서부터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한국 영화는 중국 내에서 더 이상 외화가 아닌 자국 영화로 인정받는다. 이에 따라 '괴물2' '오빠 김선남' 등의 영화가 한중 합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중국 드라마·영상 콘텐츠기업 화책미디어그룹은 영화 '변호인' '7번방의 선물'로 유명한 국내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에 53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게임업체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텐센트는 올해만 국내 게임업체 3곳에 60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지난 3월 CJ게임즈에 50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지른 데 이어, 지난 5월과 11월 연속해서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과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차이나머니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동부하이텍이 매물로 나왔을 때 중국 반도체기업 SMIC가 인수 의사를 밝혔고,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인수전에도 푸싱그룹이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우리은행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중이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금융회사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팽배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M&A 전문가는 "중국 업체들이 국내 기업 인수전에 들러리를 서는 것으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나중에 진짜 원하는 기업을 인수할 때를 대비해 현재 한국에서 레코드(실적)를 쌓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살리는 중국인 관광객면세점·백화점마다 '요우커 모시기'
지난 10월 중순 개장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벌써부터 요우커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기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롯데월드몰 에비뉴엘관으로 이전하자마자 요우커들이 넘쳐나는 덕분이다. 면세점 방문객 중 70%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이라는 게 롯데면세점 분석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화장품, 패션 브랜드가 요우커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국산 화장품은 지난해보다 130%, 패션 브랜드는 300%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침체에 빠진 국내 내수 시장은 요우커 특수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요우커가 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 국가 관광객이 한 해 500만명을 돌파하는 건 중국이 처음이다.
단순히 요우커 수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내수산업에 효자 노릇을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요우커 한 명이 한국을 여행할 때 쓰는 돈은 2008년만 해도 13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36만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본인 관광객 지출비용이 107만원에서 103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요우커들이 지난해 한국에서 쓴 비용만 7조7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올해는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요우커의 지출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생산 유발 효과만 지난해 13조37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요우커 특수를 가장 크게 누리는 곳은 면세점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실적을 거두는 사이 면세점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 매출이 1조7778억원, 영업이익 1559억원으로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0% 늘었다. 여세를 몰아 올해 매출 4조원 돌파를 꿈꾼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처음으로 내국인(40%)을 뛰어넘었다. 신라면세점 역시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4% 늘어난 9442억원을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8000억원으로 3년 만에 50% 이상 급성장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7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올랐다.
정부가 최근 서울, 부산, 제주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 허용하기로 한 것도 갈수록 급증하는 요우커를 붙잡기 위해서다. 정부는 서울에 2개 이상, 부산과 제주에는 각각 1개씩 시내 면세점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에는 2000년 이후 14년 동안 신규 시내 면세점이 들어서지 않았다. '면세점 강자'로 꼽히는 롯데·신라면세점을 비롯해 후발 주자인 신세계·갤러리아백화점도 면세점 쟁탈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유통업체들도 요우커에 실낱같은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연말부터 매년 1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요우커에게 전용 VIP 카드를 제공한다. 카드 소지자들은 차량 서비스, 전용 라운지 이용 등 여러 혜택을 누린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매년 1~2월 계획된 우리나라 최대 쇼핑관광축제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을 전년 12월로 앞당겨 오랜 기간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는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다.
한때 '유령공항'으로 불렸던 지방공항들도 요우커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중국인 72시간 무비자 입국공항'으로 지정된 강원 양양공항은 상하이 정기편 외에 전세기로 중국 각 지역에서 관광객을 태우는 10여개 비정기편이 생겼다. 덕분에 올 들어 9월까지 양양공항 이용객이 15만명을 넘어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외국인 이용객 대부분은 중국인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경포대, 낙산해수욕장 등 강원 주요 관광지를 먹여 살린다는 얘기도 나돈다.
카지노업계 역시 중국인을 끌어오려 안간힘을 쓴다. 올 들어 8월까지 파라다이스카지노의 전체 입장객 중 중국인 비중이 75%를 넘는다. 파라다이스와 일본 엔터테인먼트업체 세가사미가 인천 영종도에 1조9000억원을 투자해 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짓는 것도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최종환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대표는 "중국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파라다이스시티가 요우커를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시에서도 큰손중국 국부펀드 대규모 투자 이어져
국내 증시는 연일 박스권 신세지만 차이나머니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순유입된 중국계 자금은 2조300억원이다. 미국(3조5990억원), 일본(2조844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을 국내 증시에 쏟아부었다.
차이나머니가 국내 증시에서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2010년만 해도 1조원을 넘지 않았는데, 그 이후로 부쩍 증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외국인 자금은 미국과 중국계뿐이다. 특히 차이나머니는 올해 외국인 순매수 규모의 32.7%를 차지한다.
윤정선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계 자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한 건 차이나머니가 단타(단기 투자) 세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단기에 시세차익을 얻고 떠나려는 게 아니라 우량주를 꾸준히 사들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계 자금 대부분이 중국 국부펀드에서 나오기 때문. 국부펀드 외에도 해외 투자 자격을 얻은 중국의 은행·증권·보험사(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가 국내 증시를 사들이는 주요 주체다.
전종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투자공사(CIC), 국가외환관리국(SAFE)투자공사 등 중국 국부펀드 규모가 급격하게 늘면서 신흥 시장 투자 비중 또한 확대되고 있다. 국부펀드가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설 경우 국내 증시 순매수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은 대형주와 중국 관련주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량주 중심으로 자산 배분을 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성과가 좋은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등의 종목에도 조금씩 투자하는 분위기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차이나머니의 자국 편향 현상(Home-bias)이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의 소비, 구조 변화와 관련된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채권에 대한 애정은 조금씩 식어간다. 전체 외국인 보유 규모의 2위(9월 말 기준 13조7000억원)를 달리고 있지만 증가세가 예전만 못하다. 지난 2008~2011년 중국계 자금의 채권 잔액 연평균 증가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주식(1조원)의 2.7배에 달했다.
내년부터는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IPO)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지난해 분식회계 혐의로 상장 폐지된 중국고섬 사태 이후 중국 기업의 상장이 사실상 중단됐지만 투명성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다시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현재 상장을 계획 중인 업체로는 해천약업(화장품제조업체), 항성집단(어린이용품 생산업체) 등이 있다. 중국 전략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KDB대우증권, 유안타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의 IPO를 위한 밑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 많게는 10개 기업이 상장을 시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 요우커들이 국내 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 됐다. 사진은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한국 부동산 넘보는 中 복부인
제주에서 인천·강남까지 확산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 오피스텔 임대 사업을 하는 이 모 씨(47)는 요즘 중국인 특수에 연일 웃음꽃이다. 인근에 성형병원이 대거 들어서면서 성형관광을 온 중국인 상대로 쏠쏠한 임대수익을 올리는 덕분이다. 보통 중국인들이 10일 정도 머무는 데 하룻밤 임대료로 4만~5만원을 받아 1실당 월세 수익만 120만원을 넘는다. 그가 보유한 전용 26㎡ 오피스텔 3실에서만 매달 360만원 이상 임대수익을 얻는 셈이다. 1실당 매입가격이 1억5000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매달 임대수익만 8% 수준. 이 씨는 "지난해만 해도 오피스텔이 공실에 시달리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걱정을 덜었다. 오피스텔을 직접 매입해 임대 사업을 하려는 중국인들도 꽤 많은데 웃돈을 얹어 팔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들이 한국 부동산 투자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베이징, 상하이 같은 중국 대도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돈 좀 있다는 중국 자산가들이 너도나도 한국 부동산 투자에 군침을 흘리는 분위기다. 중국 왕서방 부자뿐 아니라 이른바 '따마(중국판 복부인)'로 불리는 중산층 여성까지 한국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 정도다.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제주도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관광지인 데다 부동산투자이민제로 영주권 취득이 쉬운 덕분이다. 부동산투자이민제를 통해 외국인이 5억원 또는 50만달러 이상 부동산에 투자하면 국내에서 거주할 수 있는 F-2 비자를 준다. 그 후 5년간 부동산을 계속 보유하면 영주권(F-5)까지 부여하는 제도로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2010년 2월 제주도에서 처음 시작한 후 2011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와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5억원), 인천경제자유구역(7억원)에 이어 지난해 부산 해운대(7억원)로 확대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 8월 말까지 제주도에 유치된 사업 규모만 9597억원에 달해 조만간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라온프라이빗타운, 아덴헬리조트, 녹지제주리조트 등 콘도 사업 위주다. 최근에는 제주시 중심가 숙박업소와 일반 아파트까지 중국 개인 투자자 손길이 뻗쳤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제주 연동 '바오젠거리' 주변 모텔 상당수가 중국인 소유인 것으로 안다. 제주 도심 모텔이나 상가를 사들인 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수익을 올리려는 중국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분석했다.
요즘은 서울, 수도권 부동산에서도 중국인 투자자를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11월 16일에는 중국인 투자자가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미분양 아파트 전용 115㎡를 3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부동산투자이민제가 도입된 지 3년 만에 첫 투자 사례다.
서울 강남, 마포 일대에서도 부동산 투자를 저울질하는 중국인이 부쩍 늘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아파트, 중소형 빌딩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요우커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통하는 마포구 합정, 서교, 연남동 일대에서 중국인들의 소형 빌딩 투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얘기다. 서울숲 인근 고급 주상복합단지 갤러리아포레도 중국인들이 다섯 채 이상을 사들였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아파트 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마포구 서교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돈 많은 중국인들이 홍대 주변 관광을 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100억원대 꼬마빌딩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새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단독주택을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해 임대하는 사례도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김광석 이사는 "차이나머니의 한국 부동산 투자는 이제 시작 단계라 서울 도심 투자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면서도 "중국인들이 빌딩, 상가를 대거 매입해 가격만 부풀리고 매매차익만 챙겨가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경민·김헌주·류지민 기자 / 사진 :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85호(12.03~12.09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