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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2. 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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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성공비결은 감은문화

 

 

요즘 중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전자상거래 회사에서 일어난 일이다. 젊고 유능한 부서 매니저가 한동안 우울해 있었다. 다른 경쟁 회사로부터 더 높은 연봉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성실하고 꼼꼼한 성격을 가진 그는 책임감도 투철한 편이어서 승진도 빨랐다. 회사 안팎의 인간관계도 잘 관리한 덕에 실적도 남들보다 좋았다.

 

현 직장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에서 모두 그의 업적을 칭찬했다. 현재 받는 연봉도 많은 편이었지만 언젠가는 사장이 되고 싶은 꿈이 있던 터라 며칠간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이다. 경쟁회사로 간다는 게 찜찜했지만 다른 회사 경험을 쌓는 것이 창업에는 유리할 것이란 생각도 떨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때는 추석 무렵이었는데 마침 매니저의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집에 푸짐한 추석 선물이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 선물을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현 직장의 사장이었다. 선물꾸러미 안에는 사장의 친필 편지도 들어있었다. 사장의 친필 안부 편지를 받아본 부모님은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고 했다. 부모님은 추석 선물로 받은 월병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이를 받은 동네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 소식을 들은 매니저는 한참을 생각했다. 졸업 후 지금까지의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고민한 끝에 얻은 결론은 일을 통해서 자신이 성장시켜준 기업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직원에 대한 회사의 신뢰가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게 만든 원동력인 셈이다.

 

스촨성에서 창업해 중국 전역에 가맹점을 내고 있는 잘나가는 한 음식 체인점은 아예 보너스를 부모에게 보낸다. 부모는 보너스 액수만 보면 자식이 잘 근무하는지 승진했는지 알 수 있다. 부모의 지원을 입은 직원들은 중간에 이직하거나 회사에 누를 끼치는 행동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또 직원들을 채용하거나 승진하면 시장이 직접 해당 부모님을 면담하기도 한다. 회사로서는 직원의 자라온 환경을 파악해 적합한 업무를 맡길 수 있는 계기도 된다. 근무 성적이 우수한 사원에게는 부모님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쿠폰을 줘서 가족들을 직원처럼 관리한다. 기업과 가정을 하나로 묶는 기업문화를 꽃 피운 덕에 지금까지 이직한 사람이 거의 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푸젠성에서 성공한 한 비즈니스맨은 거래를 하기 전에 상대방의 가족사부터 연구한다. 집성촌을 찾아가 가문에서 유명한 사람의 묘비등을 읽어보고 나서 본격적인 비즈니스 상담 전에 먼저 가족 이야기를 꺼내는 식이다. 대체로 가문을 칭찬하면 마음의 문을 열기 마련이고 마음의 문을 열기만 하면 중국 비즈니스는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가족문화를 중시하는 이 지역 사람들의 정서상 가족과의 유대감을 높여주면 비즈니스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손자병법에 나온“병사들을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해 주면 그들은 기꺼이 전쟁터에 같이 나갈 수 있다”는 말을 실천하는 경영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병사들을 사랑하는 자기 아들이라고 생각해 주면 그들은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손자의 지혜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직원이나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되는 일도 없다. 기업의 리더가 직원을 이용하는 차원에서 관리한다면 직원들의 마음은 떠나고 만다. 좋은 인재를 잡을 수도 없다. 그래서 중국 비즈니스에서 성의와 신뢰는 항상 다른 요소들 보다 중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학교 교실에서 아이들끼리 다툼이 일어났다. 힘도 세고 의협심이 많은 학생이 평상시 불만이 많고 협조가 안 되는 아이를 때렸다. 제압당한 아이는 “힘으로는 너에게 졌지만 내 마음은 너에게 지지 않았다”며 복수를 다짐한다. ‘원수를 갚는 데는 3대가 지나가도 늦지 않다’는 말처럼 중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이런 사례도 있다. 어떤 중국 회사의 사장은 직원을 믿지 못했다. 직원을 믿었다가 혹시 자기 모르게 회사에 손실을 끼칠까 의심한 나머지 중요한 자리를 모조리 자기의 친척에게 맡겼다. 그렇게 하다보면 기업은 몇 년 지나지 않아 가족기업이 되고 말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원이 회사의 기밀을 누설하는 것을 걱정하여 카메라와 감시 장치를 설치했다. 직원들은 자기를 감시하는 회사에 염증을 느껴 퇴직을 한다. 나중에 사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월급을 더 많이 준다고 만류하지만 직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후의 일이다.



결국 회사는 신입사원들로 채워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경기를 맞았다. 새로운 직원들은 위기에 적응을 못했고 결국 그 회사는 도산했다. 직원을 믿지 못하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이끌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신뢰 때문에 가족 기업을 고수하는 기업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직원이나 고객에 대한 신뢰는 중국 비즈니스 덕목 중에서 첫 번째가 된지 오래다.



특히 나스닥이나 해외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인들은 연설문 첫 머리에 항상 신뢰를 강조한다. 중국기업하면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서다. 해외에 상장하는 중국기업의 실적 데이터를 보면 실제 가관이다. 매출 예상은 물론 모든 지표가 허구에 가까울 정도로 부실하다.

 

그렇지만 이를 이기고 해외 상장에 성공하는 이유는 기업 경영자들이 신뢰에 대한 잠금장치를 잘하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이 과장된 실적 자료를 내는 것은 체제상 어쩔 수 없고 대신 주주들의 이익을 지켜주겠다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영자들은 “금속은 소리가 있으나 부딪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고, 퉁소는 소리가 있으나 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말을 좋아한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도 등용되고 신뢰를 주지 않으면 성공을 이룰 수 없다는 비유를 담은 격언들이다.

 

리가성 같은 경영인도 “사람을 잘 알고 잘 쓰되 일단 쓰면 의심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재능 있는 부하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용기 있게 쓰고 그들에게 더 큰 발전을 하도록 기회를 주며 그들이 임무를 완성한다고 충분히 믿으며 그들이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한다고 믿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다른 사람을 옆에 묶어 놓을 수는 있다. 그러나 몸은 묶어둘 수 있지만 마음은 묶어둘 수 없다. 인재들이 스스로 머무르도록 해줘야 성공한 기업이 된다. 억제로 하는 일에는 결과가 좋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고객을 믿게하려면 높은 연봉이나 지분도 아닌 마음을 얻어야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얻는 사람이 천하를 얻는다는 중국 속담을 경영에 실천하느냐가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가족기업 관념이 강한 중국기업들은 직원의 마음잡기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다. 직원 가족에게 선물을 하거나 사장 명의의 안부편지를 보내는 것은 기본이고 근무생태를 부모에게 알려 조치를 취하게 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른바 감은 문화를 사용하여 기업, 직원, 고객, 동업자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기업의 감은문화에서 가장중시하는 것은 바로 직원에 대해 감은이다. 직원을 감동시키면 자연스럽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감정, 신뢰, 의리, 충성심이 커진 기업 일수록 비즈니스 성과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현문학 매일경제 영남 취재 본부장 m_hyun@mk.co.kr

1988년 매일경제 입사 후 국제 정치 사회부 등 여러 부서를 두루 거쳤으며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초대 베이징 특파원 역임. 중국 전 지역을 두루 취재하며 각종 특집과
기획기사를 썼고 차이나쇼크 등을 공통 집필. 1999년 뉴밀레니엄 기획으로 삼성언론인상
기획부문 대상을 공동수상.'21세기 승자의 길'(공저)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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