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생생中國] 가열되는 여우사냥..반부패 정책 국경 넘어 세계로

중국관련

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2. 3. 12:41

본문

 

[생생中國] 가열되는 여우사냥..반부패 정책 국경 넘어 세계로

매경이코노미|입력2014.12.01 08:59 

 


얼마 전부터 해외 도피 사범 체포에 열을 올리더니 반부패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하는가 하면 해외 공관으로도 순찰조를 내보내 부패 단속에 나서고 있다. 누구라도 더 이상 숨을 곳을 남기지 않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이번에도 부패 사범들에게 '저승사자'로 통하는 왕치산 당 상무위원이 앞장섰다. 그가 맡고 있는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당 기율위) 소속 순시조가 최근 미국과 캐나다, 유엔(UN) 등 주재 공관으로 급파된 것. 지금까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해외 공관 근무자들의 기율 위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당 기율위가 해외 공관에서 반부패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결과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대상을 넓혀갈 것이라는 게 베이징 정가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동시에 반부패 교육·훈련을 전담하는 국제기구 '국제반부패아카데미(IACA)'에 가입했다. 2011년 3월 설립된 이 아카데미는 경찰과 판사, 검사, 은행가, 기업가 등을 대상으로 부패 방지 교육을 하는 국제기구다. 71개 유엔 회원국과 3개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이 아카데미에서는 뇌물 수수 등 범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지난해 2월에는 세계 첫 반부패 석사 과정을 도입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노력은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여우 사냥'과 흐름을 같이한다. 여우는 조사 사실을 미리 알고 해외로 도주한 부패 관료를 말한다. 여우처럼 교활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우 숫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연구기관에서 추산한 자료가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대략 8000명이 해외로 도주한 상태며 이들이 빼돌린 금액만 8000억위안(약 145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시진핑 反부패 드라이브 해외 확대 해외로 튄 中 부패관료만 8000명 7월 후 해외 도피사범 288명 검거

 



당국은 여우 사냥을 위해 전담 체포조를 구성해 전 세계 각국에 파견했다. 호랑이(고위직)와 파리(하위직) 척결에 이은 '여우(해외 도피 사범)' 사냥인 셈이다. 그리고 불과 5개월 만에 288명의 해외 도피 사범을 검거하는 실적을 올렸다. 여우가 숨어든 나라만 해도 미국과 캐나다, 스페인, 아르헨티나,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56개국. 이들 중 도피 기간이 10년 이상 된 사람은 21명에 달한다.

 



붙잡힌 여우 중 가장 주목받은 인사는 리펑 전 총리의 측근인 가오옌 전 윈난성 당서기가 꼽힌다. 그는 2002년 가짜 여권을 만들어 호주로 달아났다. 공안은 그를 포함해 거물급 해외 도피 탐관 7명의 명단을 호주 당국에 제출했다. 호주는 중국 요구를 받아들여 도피 사범 체포에 적극 협력했다.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당국이 여우 사냥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여우들이 숨어든 나라마다 법과 제도가 다른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예컨대 콜롬비아에서는 법원 체포영장 없이는 체포가 절대 불가능하다. 집안으로 들어가 범인을 검거할 수도 없다. 도피 사범이 집 밖으로 나올 때까지 10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다. 탐문조사 과정에서 자칫 소문이 나며 여우들이 다른 곳으로 도주한 경우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최근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반부패 네트워크 선언'이 통과된 것도 시 주석의 적극적인 의지 때문이다. APEC 정상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부패에 맞서 함께 노력하고 부패 관료와 불법 자산의 도피처가 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부패 관료의 본국 송환 또는 범죄인 인도에 대해 협력과 공조를 강화할 것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글로벌 이슈로 격상되면서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moneyj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84호(11.26~12.02일자) 기사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