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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의 차이나 스토리] 차이나머니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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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0. 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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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의 차이나 스토리] 차이나머니의 두 얼굴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4.10.06 09:45

 

 

드라마 '대장금'에 이어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빅히트하면서 다시 한류가 대세라고 떠들썩하다. 한국 아이돌 가수의 공연에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경기장이 미어터지도록 중국 팬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더 재미난 것은 중국의 주요 국가 행사에 중국 국가 다음으로 흘러나오는 대표적 군가, '인민해방군행진곡'의 작곡자도 한국 광주 출신 음악가 정율성이다. 그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중국 군가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중국 베이징의 바바오산혁명열사 묘역에 안장돼 있을 정도다.

 

↑ 중화권 자금의 유입 속도가 가파르다. 사진은 중국 뤼디그룹이 제주헬스케어타운에 공급하는 콘도미니엄의 모습.

 

 

 

한국인이 어떻게 중국인들 심금을 울리는 노래를 작곡하고 중국인들을 한국 드라마에 심취하게 만들었을까. 우리의 DNA속에는 '중국인의 마음을 읽는 촉(觸)'이 있는 것 아닐까.



이를 위해 지리적 연원을 살펴보자. 중국의 중심인 중원은 친링산맥과 화이허강을 남방 한계선으로, 그리고 서쪽으로는 타이항산맥을 경계로 한다. 오늘날 산시성 동부, 허난성, 산둥성 서부에 해당한다. 고대국가였던 은·주나라로부터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과 한의 수도였던 시안(장안), 후한의 수도 뤄양(낙양), 송나라 수도 카이펑(개봉) 등은 모두 이 지역에서 발전했다.


그런데 이 중국의 심장 중원은 한반도와 위도가 일치한다. 계절이 비슷하고 온도도 비슷하다는 의미다. 또한 중국 정신의 지주는 공자의 유교사상인데 한국도 지난 2000년간 유교를 떠받들었다.

 

한국의 지폐에 나오는 역사의 위인들은 모두 유교장학생과 그 장학생을 낳은 어머니다. 결국 사고의 틀이 같다는 것이다. 또 싸우면서 정든다고 중국과 한국은 지난 2000년간 250여차례의 전쟁을 치렀고 그 과정에서 상대를 속속들이 알게 됐다.



중국-한국, 환경과 사고방식 비슷 한류 속 차이나머니 유입도 가팔라 중화권 돈바람의 역풍 경계할 때


환경이 유사하고 사고의 틀이 비슷하고 물고 뜯고 싸우면서 상대의 속내를 들여다봤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는 중국인의 마음을 읽는 촉이 절로 생긴 것 같다. 그것이 한국이 중국에서 한류 대박을 낸 비결은 아닐까.


그런데 정말 지금 한류가 대세일까. 아니다. 4조달러가 넘는 전 세계 최대의 큰손이 된 중국, 중국 돈의 외출이 시작되면서 지금 한국에서는 오히려 '중화바람'이 대세다. 한국의 소비시장은 동대문에서부터 유명 백화점의 명품관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최고 고객이다. 한국의 명동, 강남의 가로수길, 제주도는 중국 관광객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시장에서도 한국으로 유입된 중국계 자금, 즉 '차이나 머니'가 최근 5년 반 사이 50배나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들어온 중국계 자금은 2008년 말 4711억원에서 올 7월 말 23조3000억원으로 약 50배 늘었다.


중국계 자금 유입이 늘어난 이유는 중국 정부의 보유외환 다변화 정책과 대체 투자 수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게 끝이 아니다. 중국은 지금 수출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는데도 외환보유고가 매달 300억~400억달러씩 늘어난다. 중국 정부는 기업, 기관, 10월부터는 개인들까지도 해외 투자를 늘리도록 독려한다. 중국의 해외 투자 확대로 중국계 자금의 한국 유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 자금의 절반 이상을 차이나 머니가 차지하며 한국 증시의 주축으로 부상한 것이 딱 맞는 예다.



6·25전쟁 때 인해전술(人海戰術)로 한반도의 통일을 막았던 중국이 이젠 전해전술(錢海戰術)로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지금 한류가 대세라고 희희낙락할 게 아니다. 오히려 중화의 거센 돈바람의 역풍을 조심해야 할 때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76호(10.01~10.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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