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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8. 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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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HINA] 개혁 나선 주식 시장 증권 선진화 이뤄질까

한경비즈니스 | 입력 2014.08.08 18:08 | 수정 2014.08.08 18:13

 

 

 

중국은 2020년까지 상하이를 세계 일류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수차례 천명해 왔다. 특히 강한 개혁 성향으로 유명한 궈수칭(郭樹淸)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주석에 취임한 후 시장의 잘못된 관행과 비효율성 제거 노력이 활발해졌다.

중국 주식시장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는 제도 개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주식발행제도의 개혁이다. 중국 주식시장이 최근 몇 년간 투자자에게 인기를 잃은 것은 2010년 이후 시장 전체가 어렵기도 했지만 주식이 상장된 후 가격 하락이 속출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000~2009년은 84개 상장업체 중 상장 당일 종가가 발행 가격 아래로 하락한 경우가 불과 3개사였으나, 2010년은 347개사 중 26개(7.5%), 2011년 282개사 중 77개(27.3%), 2012년은 154개사 중 41개(26.6%)나 발행 가격을 밑돌았다.


 

근본 원인은 발행 절차상 문제가 있어 신주 발행 가격이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데 있다. 신주 발행 가격은 기관투자가 수요 조사에 의해 가격대를 설정하고 그 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book-building)을 실시해서 발행사와 주관 증권사가 발행 가격을 결정하고, 주관 증권사는 자금 조달 금액에 비례해서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돼 있다.


따라서 당연하지만 자금 조달 금액을 늘리려는 발행사와 수수료를 더 많이 받으려는 주관 증권사의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에 신주 발행 가격을 가급적 높게 책정하려는 유인이 작용했다. 게다가 주관 증권사는 자금 조달 금액이 늘면 초과 수수료를 받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선 상장 전에 신주를 발행 가격보다 꽤 싸게 사서 상장 후 매각 이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이런 경향은 발행 주식 수가 작은 기술성장주 기업이 주로 상장하는 신흥시장판에서 특히 심했다. 신주 발행 가격이 과대평가 되면 상장사의 자금 조달 금액이 당초 계획보다 많게 되는데, 2010년의 경우 중소시장판은 당초 계획의 150%, 신흥시장판은 무려 당초 계획의 234%까지 높아졌다고 한다.

 

CSRC 규정에 의하면 신주 발행 자금의 계좌 입금 후 6개월 내에 초과 모집 금액의 활용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단기간에 계획을 제시하기 쉽지 않은 만큼 불요불급한 설비투자에 자금을 집행한다든지, 부동산에 투자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자금 조달 금액이 증가해도 실적 확대로 연결되지 않고 상장 종목에 대한 투자가 신뢰만 잃게 되는 꼴이 됐다.


따라서 CSRC는 2012년 4월 주식제도 개혁 중 가장 먼저 신주발행제도 개혁안을 발표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예정 발행 가격 주가수익비율(PER)이 동종 업계 상장사 평균 PER보다 높으면 발행 공고 때 위험요인을 설명하고 모집 금액이 합리적인지를 명확히 설명한다.

 

 

둘째, 특히 발행 가격 PER가 동종 업계 상장사 PER보다 25% 이상 높은 경우 발행사는 이사회를 개최해서 보다 엄격한 가격 결정 방법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CSRC가 발행사와 주관 증권사에 대해 다시 발행 가격을 자문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요컨대 발행 가격 PER가 동종 업계 PER보다 25% 이상 상회하지 않게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셈이다.


그럼 이 조치의 효과는 어떤가. 2012년 9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사실상 정지돼 있던 기업공개(IPO)를 올해부터 재개한 결과를 보면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음이 명확하다. 올 1~4월 상장 종목 48개사의 상장 당일 종가는 IPO 발행 가격을 하회한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적격투자가의 투자 한도 증액과 자격 요건의 완화

둘째는 외국인 적격투자 규제의 완화다. 이는 적격 역외 기관투자가에게 중국 내의 위안화 표시 증권과 금융 자산 투자를 허용한 제도로 2002년 12월 채택됐다. 투자 추이를 보면 완만하게 늘다가 2012년 들어 급증해서 그 해만 158억 달러, 2013년에도 122억5000만 달러가 투자됐는데, 2년간 금액이 2006~2011년 6년간의 투자 합계 159억 달러의 약 두 배다.

투자 규모뿐 아니라 자격 요건과 투자 대상, 지주 비율 제한도 크게 풀어 주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마련된 자격 요건 완화는 펀드운용사, 보험사, 기타 기관투자가 즉 연기금, 자선기금 등의 경영 연수 또는 설립 후 경과 연수를 이전 5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단축하고 증권 자산 규모도 50억 달러 이상에서 5억 달러 이상으로 대폭 낮추고 있다.

 

투자 대상도 지금까지 허용됐던 상장주식과 상장채권, 워런트, 증권펀드 외에 주가지수선물, 은행 간 채권 상품, IPO와 증자 시 매수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셋째, 상하이와 홍콩 쌍방의 주식유통시장 개통이다. CSRC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올 4월 10일부로 쌍방향의 주식 매매에 합의한 바 있다. 홍콩 투자자는 홍콩 주식브로커에게 위탁해서 홍콩 증권거래소가 설립하는 증권거래서비스회사를 거쳐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매매 주문을 내고, 반대로 중국 투자자는 중국 내의 브로커에게 위탁해서 상하이의 증권거래서비스회사를 거쳐 홍콩증권거래소에 매매 주문을 내는 식이다.

투자 대상 주식은 비교적 넓게 허용하고 있다. 홍콩 투자자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180지수와 380지수 주식 아니면 A주와 H주를 동시 상장하고 있는 경우의 A주를 거래할 수 있고, 중국 투자자는 홍콩 항셍대형주 지수나 항셍중형주 지수 주식 아니면 상하이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A주와 H주를 동시 상장하고 있는 경우의 H주를 거래할 수 있다.

 

참고로 A주는 중국 내국인 전용 주식, H주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말한다. 투자 한도는 어떤가. 홍콩에서 상하이로 하는 투자는 하루 130억 위안, 잔액 3000억 위안(약 60조 원)을 상한으로 하고 상하이에서 홍콩으로는 하루 105억 위안, 잔액은 2500억 위안(약 50조 원)을 상한으로 한다. 또 홍콩 시장에 투자하는 중국 투자자에 대해서는 기관투자자와 계좌 잔액 50만 위안(약 1억) 이상의 개인투자자에 한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시장에선 이번 규제 완화로 쌍방의 시장 개방 확대, 중국의 자본 거래 자유화와 위안화의 국제화, 홍콩 위안화 허브의 위상 제고 등을 기대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상하이자유무역지구를 세계 일류 금융센터로 키우려는 야심과 홍콩의 위안화 허브 시장을 선점하려는 욕구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튼 양측의 주식시장엔 긍정적이어서 4월 10일 당일 상하이의 상장증권 180지수는 2%, 항셍대형주 지수도 1.4% 올랐다. 하긴 상하이 A주식의 하루 거래 대금이 800억~900억 위안, 홍콩이 500억~600억 위안인 점을 고려하면 홍콩의 상하이 투자 상한 130억 위안과 상하이의 홍콩 투자 상한 105억 위안을 열어 준 것은 상호 꽤 의미 있는 조치라 할 만하다. 그 비중이 15~20%로 단일 국가로는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시장 전개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주식시장에 대해선 양측 모두 주식 매수 기반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올해 IPO 물량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이번 조치로 홍콩 자금이 유입된다면 주가에 꽤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오히려 중국에서 홍콩으로의 주식투자가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홍콩 시장은 다양한 투자자 구성으로 가격이 합리적으로 형성되는 데다 규칙과 정보 공시가 투명해서 중국 투자자를 유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선 CSRC가 향후 추가적인 시장 합리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나치게 국유기업의 지배주주 중심으로 정보가 비대칭적으로 유통된다든지, 중소시장판과 신흥시장판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중소기업의 주식 자금 조달 기능이 여전히 취약한 점, 주식 외의 또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인 회사채 시장이 너무 취약한 점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 의견이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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