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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中國 대국굴기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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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8. 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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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中國 대국굴기 나서다

매일경제 LUXMEN  2014.08.05 08:59:52 | 최종수정 2014.08.05 09: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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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이 지난 7월 14일에 끝났지만 세계 언론의 관심은 이후에도 사흘 동안 더 브라질에 집중됐다. 이곳에서 또 하나의 국제적 이벤트인 제6회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브릭스 5개국 정상들이 다 모였지만 뉴스의 초점은 단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맞춰졌다. 개별적으로는 뉴스의 핵심인물이었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모디 신임 인도 수상, 남아공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물론이고 주최국인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조차 조연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의에선 물론이고 후속회의에서도 계속해서 돈 보따리를 풀어가며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브릭스 정상회의 다음날 열린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해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이들 지역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200억달러의 기금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펀드는 즉각 설립해 내년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기금은 전적으로 중국이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우선 100억달러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관련국 외무장관들이 내년에 중국에서 만나 인프라스트럭처 기금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메커니즘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치 명·청 시대에 주변국 사신들이 중국 황제를 알현하러 찾아가던 모습이 연상될 정도다.

시진핑 주석은 이와는 별도로 중국은행을 통해 CELAC(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공동체) 회원국들에게 100억달러의 크레디트 라인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이들 지역에 투자하기 위해 중국-라틴아메리카 상호협력 기금으로 50억달러도 출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내에서 신황제로 불리는 시 주석의 통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환보유액 풀어 세계 新경제질서 형성

이런 중국의 지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금융기관들이 투자했던 자금을 한꺼번에 빼가는 통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남미와 카리브해 여러 나라엔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격이었다. 각국 정상들은 경쟁하듯 시 주석 주위로 몰려들었고 그가 방문해 주기를 간청했다.

실제 시 주석은 브라질 방문에 이어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쿠바 등을 방문했는데 가는 곳마다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아르헨티나를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시 주석은 ‘균형 있고 지속적인 교역’을 약속했다. 마치 불균형적이고 단속적인 교류를 해왔던 (미국 같은) 나라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란 점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이에 앞서 브릭스 정상들은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관련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신개발은행(NDB ; New Development Bank)은 브릭스 회원국이 각각 100억달러씩 출자하고 추가로 500억달러를 더해 초기 자본금 1000억달러 규모로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 은행의 본부를 상하이에 둘 뿐 아니라 위기 대응 기금으로 410억달러를 내는 등 실질적 주도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의는 명목상으론 브라질이 주최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이 브릭스라는 기구를 통해 자신들의 위상을 세상에 여봐란 듯 드러낸 자리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맞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막강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거침없이 선심을 쓸 뿐 아니라 미래의 자원을 선점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3년 말 기준 3조8210억달러에 달하는데 올해 들어서도 1000억달러 이상 증가해 4조달러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는 4330억달러가 증가한 바 있다. 그만큼 시 주석에겐 여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외환보유액을 펑펑 쓰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원자재 장기구입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을 때도 석유와 가스 광산, 농업 개발 등에 중점 투자하기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겉으로는 어려운 나라를 도와주지만 뒤집어 보면 가격이 떨어진 그 나라 자원을 독점적으로 사들이는 것이다.

 




 


미국에 강하게 요구하는 시진핑

개도국에 통 크게 보따리를 풀어 맹주의 지위를 확고히 한 중국은 이제 사사건건 미국에 맞서면서 명실상부한 또 하나의 슈퍼 파워로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7월 10일 시진핑 주석은 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를 마치고 귀국 인사를 하러 온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앞에 두고 거의 훈계하는 어조로 확실히(?) 하라고 요구했다.

“양국의 역사적 경험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며 양국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주요 국가 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함께 일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내 말과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서, 사람들은 우리가 그렇게 한다고 한 분명한 결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더 진전되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여기서 강조했듯이 중국은 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시 주석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미국에 함부로 나서지 말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실제 그는 하루 전날 미·중 양측 고위급회담 서두에 양국이 대립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중국과 미국 사이의 대결은) “확실히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 것. 이는 중국이 일본이나 베트남 등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사이버 해킹 문제로 다투는 등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만일 우리가 대결하게 된다면, 그것은 확실히 양국과 세계에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누구도 근본적인 이슈에 대해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 주석은 “우리는 상호 동등하게 존중하고 대우할 것”이라며 “상대방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며, 상대방의 경제발전 경로 선택 역시 존중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주장도 했다.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중국이 이젠 할 말을 할 정도의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양강 넘어 세계 최강 노리는 중국

중국은 지금 확실한 양강의 입장에서 140년 이상 유아독존하며 세계 최강 지위를 유지해 오던 미국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인베스토피아는 미국이 1871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지위를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1865년에 남북전쟁을 끝냈지만 이 와중에 상공업을 급속도로 발전시켜 1869년엔 동서횡단 철도를 건설했고 이 힘으로 순식간에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이후 미국은 경제력은 물론이고 과학기술이나 군사력, 문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국의 위상을 떨쳐 왔다. 그 미국에 대해 13억 인구의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또 다른 대국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관심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설 것인가이다.

OECD는 2012년 말 중국이 2016년이면 2005년 물가 기준 구매력(PPP ; Purchasing Power Parity)으로 산정한 GDP로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OECD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30년이면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의 1.5배(구매력 기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2012년에 미국 정보위원회 산하 국가정보자문회의(NIC)는 중국이 2030년이면 미국을 앞설 것이며 그때쯤이면 아시아권 경제가 북미와 유럽을 합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국제기구나 전문 연구소를 중심으로 거론하던 중국의 부상은 이제 연구실을 넘어서 일반 대중들까지 인식하는 수준으로 진전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PEW리서치센터는 지난 7월 14일 세계 44개국 33만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9%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강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대조적으로 중국이 결코 미국만한 세계 최강(슈퍼 파워)이 되지는 못할 것이란 응답은 34%에 그쳤다.

중국을 세계 최강으로 꼽은 응답은 중국 이외에도 영국과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서 많이 나왔다. 특히 프랑스나 영국, 독일, 스페인 등에선 이미 중국이 세계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나왔을 정도다. 미국인들도 39%가 중국이 앞설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필리핀이나 베트남, 일본, 브라질 등에선 중국이 결코 미국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응답이 많았고 한국에서도 이런 응답이 많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인구 때문에 경제력에선 미국을 넘어설 수 있을지 몰라도 군사력이나 문화 지배력 등 전반적인 면에서 세계를 이끄는 진정한 슈퍼 파워가 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어쨌든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는 중국에도 고민은 있다. 우선 경제가 식지 않도록 계속 끌고가는 게 급선무다. 동시에 세계의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그림자금융을 비롯한 부채 문제도 풀어야 한다. 더 큰 골칫거리는 급속도로 진전하는 고령화다.

게다가 댜오위다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본과의 영토 분쟁, 남지나해 시추를 둘러싼 베트남과의 갈등,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 시위, 이슬람권과의 분쟁 등 해결할 과제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신개발은행(NDB)은


2009년부터 열린 브릭스 회의의 첫 결과물이다. 2012년 회의 때 인도가 위기 시 IMF 등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이번 브라질 포르탈레자 회담에서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을 만들기로 확정했다.

우선 5개국이 100억달러씩 500억달러를 조성하고 여기에 500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해 총 1000억달러 규모로 출범한다. 외부 출자도 받지만 브릭스 점유율은 55% 이상을 유지하게 된다. 본부는 상하이에 두며 임기 5년의 초대 총재는 인도에서 지명한다.

금융위기 등이 발생할 경우 긴급 지원하는 위기대응기금을 별도로 1000억달러 조성하는데 중국이 410억달러, 브라질·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달러, 남아공이 50억달러를 낸다. 회원국별 인출권은 중국 205억달러, 남아공 100억달러, 나머지 3개국은 180억달러이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가 보는 미-중 관계


돈 많은 중국 멀리 보고, 돈 없는 미국 땜질 급급

 

 

스티븐 로치 예일대 원로 교수는 모건스탠리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뒤 아시아 담당 회장을 맡아 중국에 상주했던 미국 내 손꼽히는 중국통이다.


로치 교수는 중국과 미국 경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불편한 포용 속에 묶여 있다고 진단했다. 두 나라의 관계 진전이 초기에는 상호 이익을 주었지만 최근 들어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호의존성의 개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초 발간한 ‘불균형 : 미국과 중국의 상호 의존성(Unbalanced: The Codependency of America and China)’이란 책에서 두 거대한 경제가 자아감을 상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쪽의 변신이 상대를 파괴적인 형태로 바뀌게 할 위험이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나라의 무역 정책이나 지적재산권, 상반된 리더십 스타일, 인터넷의 역할, 사이버 해킹에 이르기까지 최근 벌어지는 다양한 논쟁거리들을 두루 다룬 그는 두 나라 사이의 고조된 긴장이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로치 교수는 기본적으로 중국 지도자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경제를 유지하면서도 혁신이나 기술 변화, 기업 창업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뤄지는 것을 부러워하고 있다”면서 다만 “미국이 2008년 이후 금융위기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금융위기 이전의 건강하고 활기찬 상태로 돌아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로치 교수는 특히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이 고통스러운 위기 이후에도 불균형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역사적으로 부족한 국내 저축을 끌어올리는 대신 중국 같은 다른 나라에 의존하려고 하는 데에 매우 실망스러워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거시경제의 불균형이나 국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로치 교수는 미국은 저축이 너무 적고 중국은 저축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 양쪽 모두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를 잘 꾸리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전략 없이 단기 반응적 접근에 집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과도한 부채와 자산이 주도하는 소비 주도의 성장을 고착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렇기에 두 나라 사이의 구조적 불균형에 대해서 로치 교수는 “솔루션은 개념적으로 매우 간단하다”고 했다. 중국은 덜 절약하고 소비를 늘려야 하며 미국은 그 반대로 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게 “말은 쉽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무거운 짐은 타이어가 지면을 만나는 점에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 중국이 남아도는 자금으로 자신들을 도와주기를 바라지만 중국은 자국 국민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사용하고 있어 미국 정책 당국자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했다.

종합해 보면 로치 교수는 지금 중국이 구조조정 이슈를 안고 있지만 자금이 풍부한 만큼 여유가 있는 반면에 미국은 경제는 살아나는 것 같으나 오히려 구조조정을 미루면서 불균형을 심화시켜 장기적 불안정을 내재화하고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중국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얘기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7호(2014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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