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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시중 자금의 블랙홀'중국계 은행'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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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7. 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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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시중 자금의 블랙홀'중국계 은행' 뜨는 이유

‘고금리’ 위안화 예금 한 달 새 1.4조 몰려…해외선 딤섬본드 열풍

한경비즈니스 | 입력 2014.07.11 11:04

 

 

 중국계 은행들이 한국의 부동 자금을 말 그대로 빨아들이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세계적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에게 돈을 더 벌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단지 조금 더 높은 금리만 보는 게 아니다.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위안화의 지위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한국의 투자자들이 중국에 보내는 러브콜이 더 뜨거워졌다. 중국의 미래 성장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달라진 점은 요즈음의 러브콜은 예전처럼 중국 기업의 주식에 기초한 펀드 상품이 아니라 중국 금융회사가 내놓은 예금에 기초한 상품을 향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6월 13일 발표한 '2014년 5월 말 거주자 외화예금'에 따르면 거주자(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 등) 외화예금의 규모는 전달보다 12억1000만 달러 늘어난 596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화예금이 크게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하나다. 위안화 예금의 증가다. 5월 말 기준으로 위안화 예금은 113억3000만 달러로 불과 한 달 전보다 14억2000만 달러나 늘어났다. 반면 달러화 예금은 3억8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즉 투자자들이 달러 예금을 빼 위안화 예금으로 갈아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위안화 예금은 유로화·엔화를 제치고 달러화에 이어 한국 2위의 외화예금 규모가 됐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 은행 외화예금은 408억5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4억7000만 달러 늘어난데 그친 반면 외국계 은행의 외화예금은 7억4000만 달러 증가하며 총 187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3%대 고금리·높은 신용 등급 '매력'



외국계 은행의 예금 규모 성장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중국계 은행, 즉 공상은행·건설은행·중국은행·교통은행·농업은행 등 5곳이 성장이 주도했다. 중국계 은행의 외화예금은 전달 대비 7억 달러나 늘어났다.

 

 

외국계 은행 외화예금 증가분의 대부분을 중국계 은행의 위안화 예금이 차지한 것이다. 위안화 예금은 불과 1~2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별 볼 일 없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위안화 예금은 2012년 말 기준으로 1억7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1년 반 새 66배나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위안화 예금이 빠르게 증가한 이유는 한국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들이 고금리를 제시하며 돈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2013년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원화 예금 금리는 평균 연 2.8%에 그쳤지만 중국계 은행의 위안화 정기예금 금리는 3.2~3.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계 은행들이 위안화 예금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이유는 중국의 금융정책 변화가 큰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예금 금리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예대율을 75%로 규제했다. 중국계 은행들이 자국 내에서 대출을 쉽게 늘리기 힘든 것이다.

 

 

이에 따라 자국보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고 이 중 한 곳에 한국이 포함됐다. 한 중국계 은행 관계자는 "한국에서 조달한 자금은 예대율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이 위안화 자금을 중국 현지에 있는 제조업·무역 계통 기업에 자유롭게 대출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행 서울지점이 제시했던 예금 금리는 2013년 초만 해도 3% 정도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생기면서 중국계 은행들이 한국에서 제시하는 예금 금리는 하반기에 큰 폭으로 올랐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국계 은행의 높은 금리에 대한 매력이 커지면서 위안화 정기예금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계 은행들의 신용은 믿을 만하다. 중국은행의 신용 등급은 국내 은행과 동일하고 국가 신용 등급은 한국보다 중국이 더 좋다. 한 예로 공상은행은 시가총액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이다. 즉 금리도 높고 신용도 좋으니 투자자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실 작년 하반기부터 위안화 예금이 워낙 빠르게 늘자 금융감독원이 나서 올 1월 중국계 은행들의 위안화 예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들이 부실해지면 한국 투자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위안화 예금을 중단하자 엉뚱하게도 달러화 예금이 늘었다. 중국계 은행 5곳의 달러화 예금은 2013년 말까지 25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규제가 시작된 올 1월께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3월 말에는 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위안화가 안 되면 달러화로라도 중국계 은행의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뒤늦게 규제 나섰다 철회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기획재정부까지 나서 '과도한 규제'라고 금감원을 압박했다. 국내 중국계 외은지점이 달러화와 위안화 등 한국에서 받은 예금을 중국 현지 기업에 직접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중국 본점과 차입 거래, 즉 한국에 있는 중국계 은행이 본점에 돈을 빌려주고 본점이 기업에 대출하는 형식으로 운용하고 있어서다.

 

 

결국 금감원은 4월 위안화 예금 중단 조치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로 갔던 돈이 다시 위안화로 몰려들었다. 5월에만 위안화 예금이 14억2000만 달러나 늘어난 이유다.


규모가 쑥쑥 늘어나고 있는 중국계 은행 관련 상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투자자가 직접 중국계 은행에 돈을 맡기는 정기예금 상품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계 은행에 있는 예금을 바탕으로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파생 상품이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예금의 '화폐'가 달러화인지 위안화인지에 따라 구조가 살짝 달라지는 정도다. 이 중 중국계 은행 성장의 핵심은 위안화 예금 파생 상품이다.


쉽게 말해 국내 증권사들은 연 금리 3.2~3.4% 정도의 위안화 예금을 중국계 은행에 가입한다. 그 뒤 이를 담보로 어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어음의 이율은 연 3.0% 정도여서 증권사들이 약 0.2~0.4% 포인트 정도의 금리 차익을 얻는다. 한국 투자자들은 위안화 예금 상품 투자를 통해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중국계 은행은 중국 본토에서 조달할 때보다 절반 수준의 금리로 위안화를 조달하는 것이다.


보다 자세히 보자. 대표적인 게 위안화 예금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다. 증권사가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SPC에 1일 만기 대출을 해 주면 SPC가 이를 중국은행에 예금하고 이를 담보로 ABCP를 발행한다. ABCP의 기초 자산은 위안화 예금에 대한 예금 반환 채권이다. 발행한 ABCP를 고객에게 팔아 들어온 돈을 SPC가 증권사에 상환한다.

 

 

SPC는 예금 반환 채권을 자산으로 가지고 ABCP 상환 의무를 부채로 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모두 미리 원·위안화 바이 앤드 셀 거래(위안화 현물을 사고 위안화 선물을 파는 거래)를 통해 환위험을 헤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상품은 약정 금리가 연 3% 수준이고 만기도 3개월 수준으로 짧아 단기자금을 굴리려는 투자자의 관심이 커진 것이다.



위안화 파생 상품의 인기는 한국은행의 통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5월 기준으로 외화예금은 전달 대비 12억1000만 달러가 늘어났다. 이 중 증권 및 보험 등 비(非) 은행 금융회사의 예금은 10억 달러가 늘었다. 대부분이 파생 상품을 발행하기 위한 용도다.


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 등이 이 같은 위안화 상품의 주도 회사들이다. 위안화 예금 관련 상품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수요자와 공급자가 일대일로 엮어 주는 맞춤형 상품이었다. 주로 중국과 무역 관계가 있는 대기업들이 많이 활용했다.

 

 

그런데 기성품처럼 상품으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대량으로 팔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중국 정부가 역외 위안화 채권(이하 딤섬본드) 발행을 허용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삼성증권은 홍콩 등에서 발행된 딤섬본드를 국내에 들여와 신탁 상품으로 거액 자산가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딤섬본드에 대한 투자를 위안화 예금에 대한 투자로 바꿔 놓은 것은 중국은행이다. 중국은행이 딤섬본드보다 높은 예금 금리를 제시하자 증권사들이 파생 상품의 기초 자산을 예금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이 상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위안화 상품은 또 한 번 진화한다. 그전까지만 해도 위안화 상품은 환 헤지를 달러·원만 하고 달러·위안은 하지 않아 환차익을 노린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ABCP는 달러·위안까지 환 헤지를 해 아예 환위험을 없애버린 것이다. '달러'가 중간에 끼어든 이유는 아직 원화와 위안화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환위험이 사라지자 보험사 및 연·기금 등 대형 장기 투자자들이 이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2013년 초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스토리다. 이 같은 구조의 위안화 파생 상품은 신한금융투자가 주도했다. 뒤이어 우리투자증권이 가세하면서 시장 규모가 더 커졌다.



증권사, 위안화 신상품 개발 경쟁



위안화 예금 관련 파생 상품이 '믿을 만하다'는 입소문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지자 여러 상품이 개발되는 중이다. 대표적인 게 중국계 은행의 신용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이다.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발행하는 이 상품은 중국계 은행 본점이 3개월 안에 파산·지급불이행·채무재조정 등 신용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연 3~4% 수준의 수익을 주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또 중국개발은행의 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DLS를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금융 당국에서 적격외국인 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취득해 채권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92일 만기에 연 수익률 3.3% 수준을 지급하는 구조다. 좀 더 복잡한 상품도 있다. 현대증권은 중국계 은행과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 계약을 하고 전체 수익을 높인다.

 

 

 CDS로 중국계 은행의 부도 위험을 떠안는 대신 중국계 은행에서 수수료를 받고 DLS로 모집된 자금은 중국계 은행의 예금·국채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해 금리를 받는다. CDS 프리미엄과 투자 금리를 모두 취득해 수익을 높인다. 다른 상품에 비해 조금 더 위험하긴 하지만 만기 1년에 연 4% 금리를 약속한다.


사실 위안화 상품의 열풍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핵심은 중국 은행들이 발행한 자국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한 딤섬본드다. 6월 3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올해 1~5월 딤섬본드 발행 규모는 1066억 위안에 이른다. 이는 지난 한 해 발행액(1374억 위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발행액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중국 은행권이 유럽 시장에서 발행한 딤섬본드는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 올해 중국은행과 공상은행(3년물, 3.3%)이 유럽에서 발행한 딤섬본드는 각각 2배, 4.25배에 달하는 초과수요가 몰렸다. 딤섬본드는 대부분이 만기가 2~3년, 금리는 3.25~3.50% 수준이다. 중국 본토 금리(3년물, 'AA' 등급 6.90%)보다 낮다. 하지만 이는 유로존 투자 등급 회사채 수익률(평균만기 5년, 1.45% 수준)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왜 딤섬본드에 열광할까.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당연하지만 높은 금리, 다른 하나는 위안화의 지위 상승이다. 최고의 안전 자산 중 하나로 평가받는 '기축통화' 달러와 마찬가지로 위안화가 '제2의 기축통화'로서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2013년 위안화 무역 결제액은 4조6300억 위안으로 2010년 5100억 위안 대비 9배 이상 증가했다.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국가 간 위안화 결제 비중은 올해 4월 기준 1.4%로 전체 통화 중 7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4월 기준 13위(0.6%)에서 수직 상승한 결과다.

 

 

외환시장에서의 위안화 거래 규모도 계속해 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집계 결과 일평균 외환 거래량 기준 위안화 거래량 순위는 2007년 20위(0.5%)에서 2013년 9위(2.2%)까지 수직 상승했다. 위안화 거래 물량이 늘자 각국은 '위안화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위안화 허브는 중국 역외에서 무역결제를 위한 위안화 거래뿐만 아니라 예금·채권 등 자금 조달, 신용 거래 등을 위안화로 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위안화 거래를 통해 '달러화 허브'인 뉴욕·런던 등을 뛰어넘을 유일한 기회를 잡으려는 것이다.



홍콩은 이미 최대의 위안화 역외 거래 시장이 됐다. 중국은 홍콩을 위안화 국제화의 시범지대로 삼고 2011년 말 홍콩 금융회사가 보유한 위안화를 중국 금융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위안화 적격외국기관투자자(RQFⅡ) 제도를 최초 허용했으며 점차 그 범위와 한도를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홍콩이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 예금은 올해 3월 약 1조 위안(1600억 달러)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했다.



'제2의 기축통화' 돼 가는 위안화


유럽 지역에서도 '위안화 허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영국은 지난해 6월 G7 국가 중 최초로 인민은행과 2000억 위안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이어 영국은 10월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800억 위안 규모의 RQFⅡ 권한을 취득하기도 했다.

 

 

또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대만·호주는 각각 위안화 직거래를 시작했으며 싱가포르는 2013년 2월 위안화 청산 업무를 시작해 오는 10월 양국 통화의 직접거래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한국도 '위안화 허브'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6월 9일 기자 간담회에서 위안화 금융 허브 구축과 관련해 "한국은 (대중국 교역에서) 무역 흑자가 계속 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일 관계를 고려하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RQFII를 허용 받아야 하는데 양국 감독당국 간 협조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이 올 초 위안화 예금을 규제했다가 3개월 만에 뒤로 물러선 것도 이 같은 '위안화 허브 정책'과 대치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돋보기

기업 자금도 위안화 예금으로 몰리나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위안화 투자 열풍의 핵심은 딤섬본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딤섬본드의 인기가 그리 좋지 않다. 이유는 딤성본드의 금리가 한국 우량 'A' 등급 회사채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보다 더 큰 이유는 '위안화의 변동성' 때문이다. 아직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위안화는 직접 맞바꿀 수 없다. 일단 달러를 한 번 거쳐야 한다.

 

 

즉 원과 위안의 환율뿐만 아니라 달러와 위안의 환율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도 올해 초 딤섬본드에 대한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위안화가 올해 2월부터 빠르게 약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위안화 예금 및 위안화 예금 파생 상품은 금융업이 아닌 제조 및 무역 대기업에도 인기가 좋다. 첫째 이유는 위안화 거래액 자체가 늘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번 중국계 은행과 거래를 터 놓으면 중국 사업은 물론 중국의 영향력이 큰 동남아 사업 시 중국계 은행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이유는 대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 부족과 신수종 사업 발굴 실패로 기업들이 곳간에 현금을 쌓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고 비교적 안전한 중국계 은행의 위안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지난 6월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단기 금융 상품을 2분기 재무제표에 공시한 삼성전자·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SK하이닉스 등 5개사의 단기 금융 상품 투자 금액은 지난 6월 말 52조3924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36조6617억 원 보다 15조7707억 원(43.06%)이나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0조9087억 원에서 30조2134억 원으로 6953억 원(2.25%)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늘어나는 현금을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명을 말하긴 어렵지만 기존 중견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위안화 예금 파생 상품에 대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환위험이 헤지돼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국내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아 법인 자금이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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