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숨은 키워드 '셰일가스'
러시아 가스관 지나는 요충지…셰일가스 개발 나서자 푸틴 위기감한경비즈니스 입력 2014.03.28 15:40 수정 2014.03.28 15:42
이에 따라 서쪽의 친EU와 동쪽의 친러시아로 갈라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미국이 경고에 나서는 등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마저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경제적 취약성을 더욱 가중시키며 우크라이나를 디폴트 위험으로 몰고 가고 있다. 경상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8%에 이른 가운데, 환율 방어로 외화보유액을 소진하면서 대외 부채가 외화보유액의 600%를 넘어서고 있다. 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아르헨티나 등 신흥 시장의 취약 국가들과 체력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브니아의 가치는 연초 대비 17%나 급락하며 글로벌 통화 중 가장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채권시장 역시 2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19%를 넘나들었고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 역시 1000bp(1bp=0.01% 포인트) 내외로 확대되는 등 우크라이나의 금융시장은 사실상 디폴트를 반영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미국에 이어 글로벌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유럽에도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가스 가격과 물량을 조절하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역시 자국의 에너지 수요를 러시아 가스를 통해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다국적기업인 쉘(Shell) 및 셰브런(Chevron)과 10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최근 EU도 차기 에너지원의 방향을 신·재생에너지에서 셰일가스로 선회하며 셰일 혁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EU에 친화적인 우크라이나의 임시정부가 일단 제 모양을 갖추면 IMF와 EU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유동성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최대 외국인 직접 투자국인데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주변국으로 점염된다면 위험 노출도가 큰 남유럽이 다시 위기에 접어들 수 있어 유럽 선진국들도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분데스방크는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25% 정도의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ECB의 통화 완화에 제동을 거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역시 남유럽에 위기가 다시 노출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ECB는 자산 매입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과정에서 과거 중동·북아프리카(MENA)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동유럽에서 주기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이는 올 들어 굵직한 선거 이벤트가 있는 신흥 시장 취약국에 대한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셰일가스가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가져오고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프런티어 마켓을 대표하는 중동 등에서도 향후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에너지 생산국이 아니라면 각국 정부는 글로벌 비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전비용 등을 낮추기 위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소비자들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융합 기술들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산업들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경계감이 선거 이벤트에 노출된 취약 신흥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입면 ECB의 통화 완화를 정당화하는 빌미가 될 것이고 셰일 혁명의 영향력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선진국에 대한 선호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에너지 비용을 절감시키는 산업에는 중·장기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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