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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화 거래소, 경제 회복 묘책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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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2. 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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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거래소, 경제 회복 묘책 되나

대중 수출 대금 한은서 매입…원화약세·내수활성화·경제성장 ‘1석3조’

한경비즈니스 | 입력 2014.02.10 21:20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월 7일자 보도에서 중국 위안화가 향후 10년 내에 미국 달러화를 대신해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위안화 거래소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중 교역 관계를 고려해 보면 위안화 거래소 설립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아 보인다.

 

 

게다가 한국 기업들이 중국 수출로 벌어들인 위안화를 한국은행이 매입해 주면 주가가 상승하고 경제성장률도 높일 수 있다.

 


 

 

위안화 거래소 설립이 필요한 해외 요인부터 살펴보자. 우선 중국은 1978년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들어온 이후 제조 및 무역 대국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제 그 목표는 달성했다. 2013년 중국의 무역 규모(수출입 총액)가 4조1603억 달러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역 1위 국가로 올라섰다. 중국은 앞으로 금융 대국을 또 다른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면 서서히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세계 220여 개국이 위안화로 중국과 거래하고 있으며 위안화는 국제 무역금융 시장에서 유로화를 제치고 2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통화가 됐다. 이런 위안화의 국제화 추이는 앞으로 더 빠르게 진행돼 앞으로 5년 이내에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도 위안화가 달러화·유로화와 함께 3대 채권 발행 통화가 될 전망이다.

 


'세계 기축통화' 꿈꾸는 중국

 


다음으로 'G2'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 변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경제는 정보통신 혁명으로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이를 일부에서는 신경제(new econom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신경제를 믿고 미국 가계는 자기 소득과 함께 은행에서 돈을 빌려 소비를 늘렸다.

 

 

중국 생산자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물건을 싸게 만들어 미국 소비자들을 충족시켜 줬고 중국은 수출에서 번 돈으로 미국 국채를 사줬다. 그래서 미국 금리는 더 낮아지고 집값이 급등하는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미국 가계는 소비를 더 늘렸다. 그러나 이것이 가계 부실화와 2008년 미국의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 현재 그 치유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하는 미국 국채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에 8%였지만 2010년에는 26%까지 올라갔다. 2008년부터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미 국채 최대 보유국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그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해 2012년과 2013년에는 22~23%로 낮아졌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상대적으로 덜 사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2008년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중국으로 디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다. 미 의회 추정에 따르면 경제 위기가 발생한 다음 해인 2009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보다 6% 정도 아래로 떨어졌다. 그래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연방 기금 금리를 5.25%에서 거의 0%로 인하하고 3차례에 걸친 양적 완화를 통해 3조 달러 정도의 본원통화를 늘렸다.

 

 

이에 따라 미국의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이 과정이 앞으로도 몇 년 더 진행되고 중국의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무역과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보면 위안화 거래소 시장 개설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에 미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미국 비중은 지난해 11%로 낮아졌다. 반면 중국 비중은 같은 기간에 11%에서 26%로 2배 이상 늘었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심화됐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고 있다. 한국의 무역수지 추이를 보면 2006년부터 중국 한 나라에서 나는 무역수지 흑자가 전체 흑자보다 많다.

 

 

예를 들면 2013년에도 대중 무역수지 흑자가 628억 달러로 전체 흑자(441억 달러)보다 훨씬 더 많았다. 한국의 무역구조를 보면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돈을 벌어 일본에서 소재를 수입하고 중동에서 원유를 도입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동성 공급 늘어 주가에도 긍정적

 


중국의 영향력은 무역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서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13년 말 현재 중국은 한국의 상장 채권을 12조5000억 원어치 보유해 미국(20조1000억 원어치), 룩셈부르크(15조3000억 원어치) 다음으로 많이 가지고 있다.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 비중을 보면 미국이 20% 안팎에서 정체돼 있는 반면 중국 비중은 2010년 9%에서 2013년 13%로 높아졌다. 중국은 앞으로도 무역 흑자로 벌어들인 돈의 일부로 한국 국채를 사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글로벌 경제 환경은 위안화 사용 증가 쪽으로 변하고 있다. 위안화 거래소 설립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가 중국으로 수출하면서 위안화를 받고 그 위안화를 개설될 위안화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한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까. 한국은 지난해 중국과의 교역에서 628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받은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니 원화 가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고 달러 대신 위안화를 받는다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위안화 거래소가 개설되고 그 시장에서 한국은행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위안화를 사준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본원통화가 증가하고 통화승수(M₂ 기준 20배 정도)만큼 시중 유동성도 늘어난다.

 

 

이 경우라면 현재 1%대 초반으로 목표치(2.5~3.5%)를 밑돌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면서 실질금리가 떨어지게 된다. 실질금리 하락은 원화 강세를 어느 정도 저지하고 한국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상당 부분 유지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한편으로 한국은행의 위안화 매입으로 생긴 통화가 시중에 풀리면 자산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일본 주가(닛케이225)가 57% 폭등했고 미국 주가(S&P500)도 30%나 상승했다. 그런데 한국의 코스피는 1% 오르는 데 그쳐 겨우 하락을 면했다.

 


주식시장에 이런 격차가 생긴 가장 큰 이유는 통화정책의 차이에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일본과 미국의 본원통화가 전년 말에 비해 각각 44%와 38%씩 늘었다. 그러나 한국 본원통화는 10% 증가에 그쳤다. 미국은 자산 가격의 거품 논쟁이 있지만 양적 완화를 포함한 과감한 통화정책이 주가와 집값을 올려 부의 효과를 통해 소비 증가를 유도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고용도 늘었다. 한국은행이 위안화를 사준다면 미국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위안화 매입은 원화 가치 상승을 막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내수도 부양하면서 현재 잠재 성장력 이하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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