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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3. 12. 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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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배급사 '뉴'의 대박행진.. 골리앗 CJ 아성 흔들었다

올해 관객 3165만명 동원… 166만명 차이로 CJ 바짝 추격 출처

동아일보 | 입력 2013.12.20 03:07 | 수정 2013.12.20 09:22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까?


한국 영화 투자배급사의 선두 다툼이 올 연말 영화계의 최대 화제다. 지난달 말까지 한국 영화의 투자배급사별 동원 관객 수를 보면 CJ E & M이 3321만 명(점유율 28.8%)을 모으며 1위를 달리고 있다(영화진흥위원회 통계). 하지만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뉴(NEW)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뉴는 3165만 명(점유율 27.5%)을 끌어모아 156만 명 차로 CJ를 따라붙었다. 더구나 CJ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18일 개봉한 뉴의 '변호인'에 박스오피스 1위를 내줬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위는 뉴의 차지가 된다.





뉴의 올해 최대 히트작인 '7번방의 선물'. 영화를 연출한 이환경 감독은 "사무적이고 획일화된 느낌의 대기업 직원과 달리 뉴 직원들은 작품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느끼려고 노력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뉴 제공


 

CJ는 2006년 이후 8년 연속 1위를 내준 적이 없다. 뉴가 정상에 오르면 2004년 시네마서비스 이래 비(非)대기업 계열 영화사로는 9년 만에 처음 정상을 밟는 기록이 된다. CJ, 쇼박스(오리온그룹 계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대기업 계열 3강 투자배급사 구도도 깨진다. 한국 영화계의 지각변동이라 할 만하다.


뉴는 쇼박스의 대표를 지냈던 김우택 씨가 2008년 9월 설립했다. 올해 뉴의 활약은 눈부시다. 최고 히트작인 '7번방의 선물'(1281만 명)을 비롯해 '숨바꼭질'(560만 명) '감시자들'(550만 명) '신세계'(468만 명) '몽타주'(209만 명)를 흥행시켰다. '7번방의 선물' '몽타주' '변호인'은 대기업이 투자를 외면한 작품이다.


뉴의 성공 비결은 뭘까. 먼저 뉴의 의사결정은 신속하다. 대기업들이 여러 단계를 거쳐 윗선의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뉴는 신속하게 될 만한 작품과 먼저 계약한다. 직원 2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조직의 강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초능력자' '내 아내의 모든 것' '감시자들'을 뉴와 함께한 제작사 집의 이유진 대표는 "조직이 크면 결정을 미루기 마련인데, 뉴는 바로 결정을 내린다. '감시자들'도 배우 캐스팅도 안 된 상태에서 김 대표가 문자메시지로 '하시죠'라고 했다"고 전했다. 빠른 의사결정은 시시각각 대응을 요하는 마케팅에서 특히 힘을 발휘한다. 한 제작사 대표는 "뉴는 마케팅을 잘한다. 절묘한 배급 타이밍과 창의적 마케팅은 신속한 의사결정 때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뉴의 역발상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는 '신세계' '숨바꼭질' '몽타주'가 꼽힌다. '신세계'는 황정민 최민식 등 화려한 배우들을 믿고 비수기인 2월 말에 개봉했다. 제작비 규모가 작은 '숨바꼭질'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나오는 여름에 개봉했지만, 독특한 공포로 사랑받았다.


사내의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직원에게 책임감을 부여한다. 뉴는 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투자를 결정한다. 말단 직원도 '꽂힌' 영화가 있다면 투자를 주장할 수 있다.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대기업 직원들은 윗사람에게 보여주기식 일처리를 하는 데 비해, 뉴는 이런 전시 업무가 없다. 직원들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전력투구를 한다"고 말했다.


제작사와 감독들은 대기업처럼 '갑(甲)질'을 하지 않는 뉴에 매력을 느낀다. "뉴 직원들은 시나리오 수정 단계에서는 치열하게 의견을 내고 집요하게 약점을 보완하려고 한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감독에게 모두 맡긴다. 낮은 자세로 진심을 담아 다가오는데 누가 싫어하겠는가."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평가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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