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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3. 12. 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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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돌풍 속, '노무현'이라는 뜨거운 감자

별점테러 등 논란에도 개봉일 11만 관객 모은 영화...흥행 요인은 무엇인가
오마이뉴스  2013.12.19 14:31l 최종 업데이트 2013.12.19 14:32l   하성태(woodyh)

 

 

 

 영화 <변호인>의 포스터.
ⓒ 위더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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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봉한 영화 <변호인>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흥행과 이슈몰이 양 측면에서 경쟁 영화들을 압도하는 한편 온라인상에서의 뜨거운 반향과 논쟁이 그대로 극장가로 옮겨 붙을 기세다. 

 


먼저 흥행. 통상적인 목요일 개봉보다 하루 앞선 18일 수요일 오후 5시 전야 개봉에 나선 <변호인>은 이날 오후에만 11만 9966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 수는 약 14만 명. 언뜻 여타 흥행작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 이 수치는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먼저 591개 스크린에서 1604회 상영된 <변호인>은 전도연 주연의 일일 박스오피스 2위 <집으로 가는길>을 압도했다. <변호인>보다 많은 691개 스크린에서 2471회 상영된 <집으로 가는 길>의 일일 관객수는 8만 2014명. 이날 가장 많은 가장 많은 스크린(705개)과 상영횟수(2437회)를 가져간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역시 7만 3655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오후 5시에 개봉한 <변호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잘 알려진대로, <변호인>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티프로 한 송우석 변호사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는 올해 연이어 개봉한 <설국열차>, <관상>을 통해 180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았다. <관상>은 개봉일(9월 11일) 926개 스크린에서 4369회 상영되며 37만 관객을, <설국열차>는 개봉일(8월 1일) 936개 스크린에서 4765회 상영되며 60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변호인>의 스크린 수는 이와 비교해 300개 이상 적게 출발했다. <설국열차>, <관상>과 달리 <변호인>의 배급사 NEW는 자사 극장체인이 없다. 이 같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두 영화의 뒤를 잇는 <변호인>의 개봉일 수치는 40%에 육박하는 예매율과 좌석점유율과 더불어 개봉 주 150만은 물론 200만 돌파를 낙관케 하는 요소다.

 


물론, 변수와 걸림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주 뒤 개봉하는 공유 주연의 액션영화 <용의자>나 커플 관객의 지지를 얻고 있는 <어바웃 타임> 등 차별화된 장르와의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변호인>의 진짜 경쟁상대는 영화 밖에서 '그분'으로 불리는 '고 노무현 대통령'일지 모른다.

 


영화에 대한 관심, 별점테러와 댓글논쟁이 입증

 



 영화 <변호인>에서 법정에 나선 송우석 변호사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
ⓒ 위더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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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개봉된 직후,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블로그 '언제나 영화처럼'에서는 <디워>나 <설국열차> 개봉 때를 연상시키는 댓글 행진이 이어졌다. <변호인>을 정치적으로 해석한 과도한 댓글들이 연이어 달린 것을 목격한 이동진 평론가는 이례적으로 '헌법상의 양심의 자유'를 거론하며 '말하지 않은 권리'란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왜 당신들의 삶의 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려고 하시나요"라며 "제가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인으로서 직업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이제 한 개인으로서의 제 양심은 제게 맡겨두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에 쏟아지는 정치적인 해석과 강요에 대해 유례없이 독한 코멘트를 날린 것이다.

 


실제로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전문지 <씨네21>에 '송강호라는 거인의 사자후'라는 단평과 함께 별3개 반이란 후한 점수를 준 바 있다. 여타 <씨네21>의 평론가 평점 역시 별3개에서 별4개로 호평일색이다. 영화 개봉 시 '평론가 VS 관객' 구도로 진행되는 논란에서도 <변호인>은 분명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까지 '<변호인>에 별점 테러, 막말 댓글까지'란 기사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는 일간베스트(이후 일베) 등 보수 커뮤니티의 별점테러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개봉 후 평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조선일보>가 3점대라고 보도했던 네이버 평점은 개봉전 6.05점(참여 2만 6932명)에서 개봉후 19일 오후인 현재까지 6.37점(참여 1만 3천여 명)으로 상향됐다. 별점테러나 영화알바에서 자유로운 영화사이트 <맥스무비>의 평점의 경우, <변호인>은 <살인의 추억>을 뛰어넘는 9.6점이란 수치를 기록 중에 있다.

 


안녕하지 못한 2013년, <변호인>은 어떻게 읽힐까

 


영화 흥행에 있어 스크린 수와 더불어 제1의 요소로 꼽히는 건 이른바 '입소문'이다. 일단, <변호인>의 초반 흥행은 젊은 층과 소위 '네임드'라 불리는 유명인들이 리드하는 SNS를 필두로 강력한 입소문과 함께 40대 이상의 높은 예매율과 결합하고 있다.   

 


<맥스무비> 김형호 실장은 <변호인>의 예매율 분석을 통해 "예매 관객 분포는 여성 강세, 40대 강세"라며 "특히 40대 이상 42%는 올해 박스오피스 TOP5의 공통점이기도 하다"라고 분석했다. 40대의 지지를 받으며 올해의 흥행 TOP5에 오른 영화는 <7번방의 선물> <설국열차> <관상> <아이언맨3> <베를린>이다. '대박 영화는 40대 이상이 움직여야 한다'는 영화계 속설을 반증하는 분석이다.

 


남은 것은 역시나 논쟁과 논란이다. SNS와 인터넷에선 <변호인>을 패러디한 상반된 두 패러디 포스터에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등이 등장한 '피고인'이란 패러디 포스터와 배우 송강호를 고 노무현 대통령 사진으로 대체한 포스터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선 불쾌감부터 '오버센스'라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갈리고 있다. <변호인>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해석하고, '인간 노무현'을 직접적으로 재소환하는 분위기에 대한 반감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변호인>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30대 인권변호사 시절 '부림사건' 변호를 맡았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한 송강호는 "이 영화는 어떤 특정인물의 일대기 혹은 정치적 이슈나 이념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었다"며 일찌감치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이 영화에서 80년대를 보고, 누구는 2013년의 사회를 보며, 누구는 송강호란 배우를, 누구는 또 고 노무현 대통령을 본다. 개봉과 함께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관람' 소식도 들려온다. 정치인들이 개봉과 함께 관람 여부를 표명한 영화는 전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과 '한 변호사의 변화와 실천'을 그리고 있는 영화 <변호인>에 대한 쏟아지는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배우 송강호의 3연타석 홈런으로 남게 될지, 그리고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사회적 현상으로 번지는 2013년 연말의 분위기와 어떻게 결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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