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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일본 유후인`으로 떠나는 `명품 료칸 기행`

해외여행

by 21세기 나의조국 2013. 1. 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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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겨울 추위가 매섭다. 지구 온난화의 역습 탓이다. 한파에 폭설까지 동반되니 몸과 마음마저 잔뜩 움츠러든다. 한 해를 시작하는 즈음 온 몸에 원기를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여행테마로는 온천욕이 제격이다. 거기에 미식과 럭셔리 환대체험 까지 경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일본 규슈의 조용한 온천마을 유후인으로 발길을 옮기자면 이 같은 원기충전의 웰빙 여정이 가능하다.

규슈지방 온천욕의 대명사격인 유후인은 일본의 대자연과 전통문화, 미식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특히 일본인들의 로망 '니혼노아시타바 료칸'은 조용한 침잠의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적막한 삼나무 숲 속 노천탕에 몸을 담그자면 과연 휴식의 진수를 실감케 된다.

 


유후인(일본)=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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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노아시타바 료칸'은 조용한 침잠의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적막한 삼나무 숲 속 노천탕에 몸을 담그자면 새삼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의미가 떠올려진다. 눈 덮인 삼나무숲, 대나무 숲의 차갑고 청명한 기운과 뜨끈한 온천수의 조화가 노천욕의 묘미를 더해준다.

◆유후인 최고의 매력 '니혼노아시타바 료칸'에서의 하룻밤

유후인 여행은 단순한 온천관광만이 아니다. 일본 료칸 기행의 매력을 함께 맛보는데에도 있다. 유후인의 대표 럭셔리 료칸 '니혼노아시타바'는 운젠다케의 '한즈이료', 니가타의 '류곤'과 더불어 일본인들 사이 로망 료칸으로 통하는 곳이다.

'니혼노아시타바'는 접근성도 좋다. 유후인 역에서 택시로 7분 거리의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산 한 쪽면을 료칸이 차지하고 있어 그만큼 넉넉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너른 숲속에 10동의 별채가 군데군데 박혀 있는데다 욕탕 또한 전세탕으로 운영되고 있어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조다.

료칸의 역사는 17년에 불과하지만 건물과 조경만큼은 고풍스럽다. 일본 도호쿠지방의 250년 된 사무라이의 저택 등을 이건해 놓아 운치를 더한다. 특히 빼어난 풍치로 각종 영화, 드라마의 촬영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한국 관광객에게는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이동욱-이시영 주연)'의 촬영지로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오카미상(료칸 여주인)의 문화 예술적 감각도 니혼노아시타바 곳곳에 녹아있다. 우선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익힌 안목으로 외국 관광객을 맞는 세련된 매너가 돋보인다. 또한 각 나라에서 수집한 기념품과 직접 디자인한 수공예품으로 아트 숍도 운영하고 있어 품격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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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노아시타바의 웰컴다과

무라타, 카메노이벳소, 타마노유 등과 함께 유후인 명문 료칸으로 꼽히는 니혼노아시타바는 과연 '극진한 환대'가 무엇인지를 실감케하는 곳이다. 로비에 들어서면 오카미, 나카이상(객실담당직원)이 일본료칸 특유의 친절한 태도로 손님을 맞는다. 앙증맞은 간식거리와 웰컴드링크를 맛보며 료칸 전반에 대해 오카미상의 설명을 듣는다. 이후 나카이상의 안내로 객실과 온천 구경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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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별채로 자리하고 있는 니혼노아시타바 객사.

하나의 일본 전통 민속촌처럼 꾸며진 '니혼노 아시타바'에는 고풍스러운 객실과 다양한 노천탕, 식당, 바, 커피숍, 아트숍 등의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마치 마실을 다니듯 옮겨 다니며 료칸의 진가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전통 가옥의 다다미방 객실은 푸근함 그 자체다. 긴 겨울밤 뜨끈하게 덥혀진 고다츠에 발을 묻고 나누는 정담도 색다른 추억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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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노아시타바 의 복도 풍경.

▶눈 내린 숲속에서 즐기는 최고의 여유 '노천욕'

노천탕은 료칸의 품격을 상징한다. 니혼노아시타바 역시 명성을 실감할 만한 노천탕을 갖추고 있다. 삼나무 � 속의 대노천탕(大露天風呂)과 대나무 숲 속에 자리한 노천탕(竹林風呂), 그리고 6개의 작은 노천탕이 있다. 규모는 제 각각이지만 이들 모두 개인 독탕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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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탕을 찾는 투숙객들.

오카미상이 직접 디자인했다는 유카타로 옷을 갈아입고 노천 욕에 나선다. 마침 유후인지방에는 한겨울에도 흔치 않다는 눈이 소담스럽게 내려 노천탕이 운치를 더한다. 이곳의 노천탕은 먼저 이용하는 사람이 임자다. '입욕중'이라고 팻말을 돌려놓고 들어가면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다.

 

대노천탕은 열 명이 너끈히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대나무숲 노천탕도 3~4명은 이용할 수가 있다. 나머지 탕들은 두어 명이 적당하다. 탕마다 탈의-세면장이 달려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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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노천탕 입욕중 팻말. 입욕에 들어가며 입구의 팻말을 돌려 놓으면 다른 사람이 들어 올 수 없다.

이시부로(돌탕) 대온천탕에 몸을 담그니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의미가 떠올려진다. 눈 덮인 삼나무숲, 대나무 숲의 차갑고 청명한 기운과 뜨끈한 온천수의 조화가 노천욕의 묘미를 더해준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아 내자니 삼나무 위에 얹혀 있던 한 줌의 휜 눈이 어깨 위로 흩뿌려 지며 한겨울 노천탕에 앉아 있음을 실감케 한다. 노천탕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유후다케의 설경도 압권이다. 가을이면 고운 단풍이, 여름엔 녹음이 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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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대나무숲 노천욕의 묘미가 색다르다.

노천탕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자니 손이 시리다. 이때 만난 요긴한 손난로가 있다. 길가 온천우물에 담긴 삶은 달걀이다. 뜨끈한 온센다마고(온천달걀)를 집어 들고 주머니 속에 품으니 손난로가 따로 없다, 온천수의 유황성분 덕분에 몸에도 좋다는데 맛 또한 별미다.

대노천탕, 대나무숲 노천탕은 자정이면 문을 닫지만 나머지 탕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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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센다마고

▶료칸 기행의 백미 '가이세키요리'

료칸 기행의 묘미는 음식에도 있다. 이른바 가이세키요리(會席料理)가 그것이다.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정식 요리인 혼젠요리를 간단하게 변형한 것이다. 계절 식을 기본으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차려낸다. 또 음식의 맛, 색깔, 모양을 고려하고, 그릇의 모양과 재질도 함께 감안해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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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노아시타바 료칸의 가이세키요리는 이 고장의 신선한 야채를 이용한 웰빙푸드가 특징이다.

니혼노 아시타바 료칸의 가이세키요리는 이 집 만의 독특함이 배어 있다. 정통에서는 살짝 비켜난 오카미상의 개성과 창작이 가미된 웰빙식단이다. 10여 가지 코스가 이어지는 가이세키요리는 현란함 그 자체다. 전채 모둠과 양파수프에 이어 토종닭으로 요리한 치리토리나베(전골)가 나왔다.

 

전골냄비가 마치 쓰레받기처럼 납작하다고 해서 얻은 명칭이다. 오이타 현에서 생산한 '와규'인 분고규 스테이크가 메인요리다. 목련 잎으로 싼 송어 약선 구이와 뿌리채소 위주로 만든 경단도 별미다. 특히 이 집 가이세키요리는 다양한 유기농 신선야채가 돋보인다. 기름진 흰쌀밥과 개운한 미소 된장국이 마무리다.

 

그야말로 생소한 진미가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아기자기한 그릇에 담겨져 나왔다. 말 그대로 성찬이다. 처음 뭣 모르고 "이렇게 귀한 것을" 하며 황송한 마음에 싹싹 비우다 보면 중간쯤 가서 후회하게 된다. 갈수록 더 진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급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를 접할 때에는 좀 더 느긋하게, 음식 맛을 보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일본 사람들은 적게 담고, 조금 먹는다는 속설을 뒤엎는 상차림을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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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아침 식사도 맛나다. 예약한 시간에 먹게 되는데, 다양한 제철 야채와 무즙 나또가 특징이다. 감자 샐러드, 두부 부침, 온센다마고, 부드러운 연어구이, 밥과 국, 장아찌 등이 함께 상에 오른다.

 


◆동화마을 같은 '유후인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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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린코 호수

▶온천 호수 긴린코

 

=유후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호수에서 잉어가 뛰어오를 때 그 비늘이 금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차갑고 따뜻한 온천수가 흐르는 자그마한 호수로, 겨울에도 수온이 높아 이른 아침에는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올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수 가장자리 나무데크는 사진 촬영 포인트가 된다. 호수와 유후다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할 수 있다. 호수 주변에는 소바집과 멋진 카페도 즐비하다.

▶유노츠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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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츠보 거리

유후인역 인근에 자리한 대표적 관광거리이다. 일본 전통분위기를 살려 마치 동화속 마을처럼 예쁘게 꾸며 두었다. 기념품 가게, 과자-케이크 등 미식거리 숍과 카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메이지 시대 양식의 가옥이며, 저마다 특색 있는 가게가 풍성한 눈요깃감이다.

 

테디베어 가게, 잼 공방, 토토로부터 헬로 키티까지 각종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상점, 아름다운 그림을 전시한 미술관, 전통 있는 작은 카페 등 곳곳에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전통 마을'처럼 꾸민 '새로운 마을'인 셈이다. 마을 전체를 걸어서 꼼꼼하게 돌아본다 해도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유노츠보 거리를 메우는 인파의 대부분은 일본사람들이다.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 사랑받는 관광코스가 외국인들에게도 명품 여행지가 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경우다

▶미식 천국 '유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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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

유후인 거리를 느릿하게 걷다보면 곳곳에 미식 맛집이 자리하고 있어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한결 같이 구미가 당기는 것들이다. 그 중 롤케이크 전문점 '유후후'에서는 부드러운 롤 케이크뿐만 아니라 커피와 샌드위치, 신선한 우유와 계란으로 만든 푸딩도 맛 볼 수 있다.

 

유노츠보 거리 의 금상고로케도 유명 맛집이다. 갓 튀겨 바삭한 튀김옷 안에 고구마, 감자 등 부드럽고 달콤고소한 소가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 열차여행의 즐거움 '유후인노모리 에키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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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노모리

온천여행의 대명사격인 규슈지방은 일본 철도여행의 묘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을 오가는 교통편으로는 관광열차 '유후인노모리'가 인기다. 전 칸 지정석으로 하루 6번 예약 운행한다. 3일 권이 7000엔이며, 편도 2시간 정도 걸린다.

관광열차의 또 다른 재미는 '에키벤' 체험. 열차속의 작은 성찬이라 할 수 있는 에키벤은 기차역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각 지방 특유의 제철 식재료로 조리한 다양한 토속 별미를 반합에 담아 철도 여행 중 맛볼 수 있는 재미난 식도락 아이템이다.

 

에키벤(驛弁)은 역을 뜻하는 일본말 '에키(驛)'와 도시락을 의미하는 '벤토(弁當)'의 합성어다. 일본 에키벤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1872년 일본 첫 철로 신바시~요코하마 구간 개통 16년 뒤인 1888년 주먹밥 도시락이 고우즈역에 등장한 게 그 시초다. 지금은 일본 열도 전역에 약 2500여 종의 상품이 있으며. 인기 음식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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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벤

에키벤은 대체로 기차역에서 판매되지만 유후인노모리의 경우 열차 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인기가 좋아 곧 매진될 수 있으니 열차에 오르자마자 3호 차량 식당 칸에서 에끼벤을 구입하는 게 좋다. 대체로 가격은 1000엔 안팎.

◆여행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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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역

▶가는 길

 

=인천-김포 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이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후쿠오카 공항에서 유후인까지 이동 방법으로는 2가지가 있다.

 

JR북큐슈 레일패스를 이용하여 유후인노모리 열차를 타고 이동(약 2시간소요, 3일 권 패스 7000엔)하거나 가메노이버스/히다버스를 이용하여 이동(약 2시간 30분소요, 편도 2800엔, 2장 세트권 5000엔, 4장 세트 8000엔)하는 방법이 있다.

◇시내 교통

 

= 유후인 시내에서는 인력거, 클래식 버스, 관광 쓰지마차, 일반 자전거, 전동 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빌리지가 그리 크지 않아 천천히 걸어 다닐 만 하다. 짐을 가지고 온 경우는 코인락커에 넣어두거나 송영버스가 있는 료칸을 이용하는 경우 편리하게 짐을 맡겨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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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린코 호숫가 눈 속에 핀 동백.

▶여행상품

'샬레 트래블 앤 라이프(http://ryokan.tokyohare.com )'에서는 럭셔리 료칸 패키지를 맞춤형으로 설계해준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행객들을 위해 따라다니는 가이드 없이 '항공-료칸 예약, 왕복 전용차량, 전화 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고속버스나 열차, 시내 관광 등을 여행객별로 안내해주고 예약해준다. 니혼노아시타바 1박+후쿠오카 호텔 1박 등 2박3일 상품이 110만 9000원, 니혼노아시타바 2박(왕복 전용차량 포함)인 경우 167만원이다. 각 1인 기준. (02)323-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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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제일 잘 나가는 온천, 이유 있었네

<일본 가는 길 87> 규슈(九州) 유후인(由布院) 온천 기행
12.12.21 10:15l최종 업데이트 12.12.21 10:15노시경(prolsk)

 

 

나와 아내는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서 일본 규슈(九州)의 후쿠오카(福岡)로 향했다. 후쿠오카는 서울에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외국 도시이다. 우리는 출발한 지 1시간이 조금 지났는데 비행기에서 금방 내려야 했다. 다행히 입국심사가 빨리 끝나서 1시간에 1대씩 있는 버스에 늦지 않을 수 있었다. 하카타역(博多驛)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후쿠오카 국제선 공항 4번 정류장에 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규슈의 오이타(大分)현에서도 외진 산골로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유후인(由布院). 하카타역 레일패스 창구에서 일본철도 북큐슈 레일패스권을 받은 후 유후인노모리(ゆふいんの森) 기차 티켓도 발권했다. 일본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철도역의 여종업원들은 더 이상 질문사항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꼼꼼하게 답변을 해 준다.

▲ 일 포노 델 미뇽 하카타 역에서 크로와상으로 이름을 날리는 가게이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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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행 기차를 타러 가려다 보니 역 안에 달콤한 향의 빵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그 냄새를 따라 가보니 그곳에는 하카타 역에서도 줄을 서서 사먹는다는 유명한 크로와상 가게, 일 포노 델 미뇽(il FORNO del MIGNON)이 있었다. 나와 아내는 점심 먹는 시간이 애매해서 이 크로와상을 잔뜩 사가기로 했다.

이 가게는 빵인 크로와상을 특이하게도 그램 단위로 팔고 있었다. 크로와상의 종류도 한 가지가 아니라 플레인, 초콜릿, 고구마 크로와상이 있다. 생각보다 크로와상이 작아서 우리는 다양한 맛을 보기로 하고 한 가지씩 여러 개를 주문했다.

▲ 크로와상 윤기가 흐르는 크로와상의 맛이 달콤하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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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배가 고파왔다. 나는 비닐봉지에 한 개씩 싸인 크로와상을 꺼냈다. 먹음직스럽게 크로와상 겉에 윤기가 흐르고 있다. 시럽을 빵 표면에 발라서 달콤한 맛이 나는데 빵 안에 들어있는 재료에 따라서 맛은 다 다르다. 겉은 바삭바삭하지만 크로와상 속은 찰지고 부드럽다.

 

크로와상을 먹느라고 손가락은 끈적끈적해졌지만 크로와상의 유명세는 헛된 것이 아니었다. 표면에 깨가 붙어있는 고구마가 제일 맛이 좋은데, 아내는 초콜릿이 진하게 담긴 크로와상이 제일 낫다고 한다. 그러니 명품 먹거리도 다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평이 달라지는 것이리라.

유후인행 기차가 정차 역에 설 때마다 승무원 할아버지가 계속 기차의 통로를 돌아다닌다. 그는 좌석에 앉은 승객들의 기차표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이미 우리나라 KTX에서는 승차권과 좌석을 확인하지 않기에 이제는 차표를 확인하는 승무원의 모습이 낯설게만 보인다. 일일이 승객을 확인하고 펜으로 기록하는 그의 아날로그식 접근이 매우 인간적으로 보인다.

 



▲ 기차 승무원 우리 주변을 지나갈 때마다 웃으며 친절을 베풀었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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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할아버지는 우리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 부부의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먼저 말을 건네며 웃는다. 그는 우리 사진을 숙달된 자세로 찍어주며 한 장을 더 찍어주겠다고 한다.

 

사진을 촬영하는 폼이 관광객들에게 숱하게 사진을 찍어준 솜씨다. 그가 외국 여행자들을 특별히 배려하고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이 몇 마디의 대화에서도 느껴진다. 더 이상 친절할 수 없는 할아버지 덕에 여행길이 더 풍성해진다.

유후인역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오니 유후다케(由布丘, 1584m)의 장엄한 산줄기가 우리의 시야를 자연스럽게 장악한다. 분지로 둘러싸인 이 유명한 온천마을은 평균 고도가 해발 470m나 된다. 유후인은 깊은 산속에 있었기에 개발이 늦었지만 최근의 유후인은 일본의 작은 온천마을을 대표하며 특히 일본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온천마을이 되어 있다.

작고 아담한 유후인 역에서 우리가 묵을 료칸(旅館)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다. 나는 인터넷 일본 료칸 사이트에서 출력한 지도를 들고 기찻길 옆 2차선 도로를 따라 걸어갔다. 맑은 물 흐르는 개천을 건너니 소박한 식료품 가게와 두부 가게가 나왔다. 숙소를 찾아가면서 나는 소박한 일본 시골의 풍경에 매료되고 있었다. 개천 너머 유후다케에는 한적한 구름이 걸려 있었다.

 



▲ 유후인 일본에서 최근에 가장 인기있는 온천 여행지이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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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마을 분위기가 편안하다. 유후인 어디를 걷더라도 포근한 유후다케가 시야에 들어왔다. 마을 어디서나 유후다케가 보이는 것은 유후인에 들어선 모든 건물의 높이가 11m를 넘지 못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골목길에는 한적한 가정집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요함은 일본의 주택가를 걸을 때마다 느끼는 감성이다. 작은 골목길로 접어들자 우리가 찾는 료칸 표지판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친절한 여러 개의 안내판은 골목이 꺾어질 때마다 우리를 인도했다.

료칸의 체크인 시간이 오후 4시인데 우리는 료칸 체크인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여행 짐을 맡기고 유후인 시내 관광에 나서려고 료칸 로비 문을 열었는데 예상 외로 료칸에는 아무도 없다. 료칸에서 기르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만이 료칸의 로비를 넘나들며 주방 아래 물그릇에 담긴 물을 마시고 있었다.

 

고양이는 이 료칸의 구조를 잘 아는 데다가 고양이가 물을 마시는 곳은 고양이 지정 음수대 같았다. 이 고양이는 내가 어릴 적부터 갈고 닦은 고양이 소리로 친근감을 표시했지만 나를 본 체도 하지 않는다.

로비 안에서 약간 서성거리다가 로비 입구 밖으로 나가 보니 료칸 입구의 안내판에 내 이름이 적혀 있다. 내 이름 옆에는 우리가 묵을 방 이름과 함께 우리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리고 만약 내가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료칸에 도착하면 로비에 있는 열쇠를 가지고 가서 방을 이용해도 좋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료칸 문을 열어두고 열쇠까지 맡기고 나간 이 마을의 자부심과 함께 손님에 대한 일본인들의 꼼꼼함과 세밀함이 다시 한 번 느껴진다.

 



▲ 료칸 가이세키 일본의 료칸마다 자신들만의 특색있는 저녁식사를 제공한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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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잠시 유후인 시내를 관광 나갔다가 다시 료칸에 돌아왔다. 일본 료칸의 정식요리인 가이세키(懐石, かいせき)가 준비를 마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아래로 검은 면옷을 입은 료칸의 여주인은 친절했고 한국인 여행자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배운 한국어로 우리를 환대했다. 그녀는 저녁식사 시간과 노천온천을 사용하는 방법 등을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친절하게 알려줬다.

료칸의 식당에서도 우리가 식사하는 자리는 따로 정해져 있다. 식탁 위에 세워진 명패에는 우리의 방 이름인 '소보(祖母)'가 적혀 있다. '소보'는 일본의 100대 명산에 포함된다는 유후인 인근의 소보산(祖母山, 1,756m)을 말하는 것이다. 방 이름 하나에도 지역 특색을 담아내고 자신의 마을에 대한 애향심이 가득하다. 불현듯 다음에는 소보산과 같은 규슈 고산지대의 억새밭을 종주해보고 싶은 생각이 일어난다.

가이세키에는 아내가 좋아하는 연어살 샐러드에 닭고기 화로구이, 생선구이, 계란찜, 단호박이 올라왔고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기 때문인지 김치도 한 접시가 차려졌다. 음식은 여러 종류지만 그릇마다 정확히 1인분 정도씩만 깔끔하게 담아냈다.

 

닭고기를 굽는 작은 화로의 불빛이 타오르면서 어두워진 저녁 시간에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점점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저녁 속에서 아내는 별도로 커피까지 주문해 마시면서 여유를 누렸다.

▲ 료칸 이불 저녁식사 하는 도중에 료칸에서 깔아주는데 이불이 두툼하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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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리가 묵는 다다미 방으로 들어오니 다다미 위에 두꺼운 일본 면이불이 깔려 있었다. 이불이 너무 두꺼워서 무겁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불 속으로 한번 들어가보니 예상 외로 포근하다. 이불 밑에는 두꺼운 담요까지 깔려 있는데 유후인의 새벽 공기가 차기 때문일 것이다.

▲ 료칸 온천탕 숙박객에 비해 노천온천이 많아 여유있게 온천을 즐겼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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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료칸의 최대 장점은 방 객실 수에 비해 온천시설이 많다는 점이다. 총객실이 5개 밖에 안 되는데 노천온천 2곳, 실내탕 2곳 해서 총 4개의 온천탕이 있다. 료칸 숙박객들이 24시간 온천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 온천탕을 한 가족이 거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료칸 건물 실내에 있는 실내탕보다는 료칸 객실과 분리된 노천온천을 이용하기로 했다. 나는 아내와 단둘이서 노천탕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 노천 온천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시원한 공기를 느껴본다.
ⓒ 노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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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방에서 온천용 유카타(浴衣)로 옷을 갈아 입은 후 큰 타월을 들고 노천온천으로 향했다. 우리는 료칸에서 가장 큰 노천온천의 문고리에 '사용 중' 푯말을 걸고 탕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밖에서 문이 열리지 않도록 온천탕의 출입문을 꽉 잠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수가 목재의 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나무들 사이에서 흘러 내려오고 있었다. 넓직한 노천온천의 밖은 이미 해가 지고 어둠이 깔려 있었다.

▲ 작은 노천온천 홀로 명상을 하며 쉬기에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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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드러난 바깥 공기는 차가운데 온천수에 잠긴 몸은 따뜻하다. 나는 한 몸이 서로 다른 온도차를 느껴보는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있다. 온천탕에 들어오기 전에 열심히 몸을 씻고 있는 아내의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명상의 시간을 가져본다.

 

명상을 하다가 다시 눈을 떠서 적막 속에 잠긴 밤하늘과 온천의 초록빛 나무들을 바라본다. 료칸의 따뜻한 온천수 때문인지 나무들의 잎사귀들은 부드럽게 반질거리고 있었다. 

▲ 온천마을의 아침 뜨거운 온천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개가 유후인을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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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도 유후인에는 온천마을을 자랑하는 아침의 온천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온천마을의 안개 밑에는 일본에서 용출량이 두 번째로 많다는 따뜻한 온천수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시간에 료칸의 작은 노천온천탕에 들어갔다. 따뜻한 물의 즐거움 속에서 홀로 온천을 즐겼다. 밝아오는 아침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노천 온천 바깥에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 들어왔다.

 


덧붙이는 글 | 이 여행기는 2012년 10.15일~10.18일의 일본 여행 기록입니다. 오마이뉴스에만 송고합니다. 제 블로그인 http://blog.naver.com/prowriter에 지금까지의 추억이 담긴 세계 여행기 약 300편이 있습니다.


 

몇십 년 만에 다시 만난 그맛, '금상 고로케' 고맙다

[일본 가는길 88] 규슈 유후인(由布院) 맛집 기행
12.12.27 14:50l최종 업데이트 12.12.27 14:50노시경(prolsk)

 

 

작고 정감 어린 유후인(由布院)의 한 료칸에서부터 나는 아내와 함께 오늘의 유후인 여행을 시작했다. 역의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유후인 지도를 들고 길을 나섰다. 건물의 그림까지 상세하게 그려진 아주 유용한 지도다. 우리는 료칸 앞으로 난 길을 따라서 쭉 걸어갔다. 유후인은 천천히 걸어서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 유후다케 유후인의 논 뒤로 장엄한 능선이 우뚝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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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은 해발고도가 꽤 높은 분지이지만 마을 뒤편으로 꽤 넓은 논이 펼쳐져 있다. 추수가 끝나 벼의 누런 밑둥만 남은 논 뒤로 유후다케(由布丘)의 높은 능선이 전혀 가림 없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유후다케는 우리나라의 여러 산에서 볼 수 없는 이국적인 능선을 보여주고 있다. 정상 부근은 우뚝 솟아있지만 산의 아랫자락은 풍만하게 아래로 퍼져 나가고 있다.

롤 케이크는 이미 없었다

▲ 유후인 상가 입구 유후인의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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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개천을 지나자 유후인 역 앞에서 이어지는 대로로 접어들게 되었다. 온천마을 길가의 가게들은 모두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계속 걷다보니 조그만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고 삼거리 한 중앙에 그 이름 유명한 롤 케이크 집, '비-스피크(B-Speak)'가 나타났다.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작은 사이즈의 롤 케이크는 다 팔리고 없다고 소문난 곳이다. 나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가게 안에서는 주인 아저씨가 일을 보고 있었지만 내부가 보이는 냉장고 안에는 불길하게도 롤 케이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 비스피크 유후인에서 롤케이크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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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시간에 왔으니 소문대로 롤 케이크는 남아 있는 게 없겠지만 이해가 되는 듯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이 가게 주인의 전략이다. 오후 늦은 시간에는 롤 케이크를 사러 온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는 것을 이 가게의 주인도 알 것이지만 그는 항상 정해진 양만의 롤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명품 케이크를 위한 가게 주인의 장인 정신이 빚어낸 결과이든지 아니면 오전에 고객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 주인 아저씨는 친절했지만 판매용 케이크는 없고 견본용으로 정갈하게 포장된 케이크를 보면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나는 가게 밖으로 나와 다른 명품가게를 찾아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 동구리노 모리 미야자키 하야호 대감독의 캐릭터들이 잔뜩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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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의 거리를 걸어 올라가면 정성을 기울여 만든 작은 가게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비-스피크'에서 긴린코 호수까지 이어지는 상점가인 '유노쓰보카이도(湯の坪 街道)'는 새로 문을 연 테마파크의 상점가보다도 더 정갈하게 정리된 상점가이다. 도토리의 숲이라는 뜻의 '동구리노 모리(どんぐりの 森)' 가게 안으로 수많은 여행객들이 들어가고 또 나가고 있다.

 

가게 입구에 세워진 토토루는 우리를 애니메이션의 세계 속으로 인도한다. 가게 안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이끄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가 창조해낸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나 어릴 적 즐겨본 <미래소년 코난>을 만든 대감독이다. 내 마음 속 미래소년 코난은 바다를 가로질러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는 상상속의 소년이었다. 그가 만들어낸 세계는 그 후에도 계속 극장에 내걸렸다.

 

그가 만들어낸 토토루, 센과 치히로, 포뇨, 고양이 버스, 까만 고양이 지지가 인형이 되어 이 가게의 판매대 위에 앉아 있다. 그의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이 가게는 장이 뒤집힐만한 곳이다. 나는 강한 호기심으로 둘러보았지만 그저 눈구경을 즐겼다.

몇 십년만에 다시 만난 맛

▲ 금상 고로케 일본의 고로케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고로케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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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 유후인의 가게 중에서 나의 호기심을 가장 불러일으키고 있는 곳은 바로 다음 블록에 자리잡고 있는 '금상(金賞) 고로케' 가게이다. 가게 이름이 '금상'인 이유는 일본의 고로케 경연대회에서 이 가게가 고로케를 가장 잘 만드는 가게로 금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게의 간판 아래에는 이 가게가 일본의 수많은 TV에서 방영되었음을 알리는 사진들이 자랑스럽게 붙어 있다. 이곳은 많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전통과 스토리를 가진 맛집인 것이다. 가게 앞에는 이 가게의 명성을 확인하려는 듯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고로케'는 '크로켓(croquette)'의 일본식 이름이지만 이미 '고로케'가 우리말 같은 외래어가 되었고 '고로케'는 요새도 우리나라 빵집에서 가장 흔한 친근한 빵이다. 이 가게에서 파는 고로케의 종류에는 그라탕 고로케, 치즈 고로케, 새우 칠리 고로케가 있다.

 

고로케는 종류마다 사진이 붙어 있고 그 아래에 한국어로도 이름이 붙어 있는데, 일본어 다음으로 외국어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한국어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 이 가게의 고로케를 사는 사람들이 일본인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고로케를 사자마자 가게 옆의 벤치에 앉아서 고로케를 꺼냈다. 과연 얼마나 맛있는지 조금씩 입 속에 넣었다. 튀긴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고로케가 따끈따끈했다. 고로케는 따뜻할 때 먹어야 더 맛있는 법이라서 따끈한 입속의 고로케는 아주 감칠맛이 났다.

 

종이 봉지에 자랑스럽게 '골드(Gold)'라고 적힌 금상 고로케는 가장 유명세를 치르는 고로케이다. 금상 고로케는 빵이 바삭바삭하고 소고기와 감자, 양파가 잘 버무러져 입속에서 살살 녹는다.

어릴 적 언젠가 먹어보았던 맛이다. 언제였을까? 나 아주 어릴 적 동네 빵집의 고로케를 먹으며 느꼈던 그 맛을 몇십년 만에 다시 만났다. 맛이라는게 묘했다. 수십년간 맛보지 못했던 고로케의 속맛을 나의 미각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 고로케 맛이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유후인에서는 과거의 맛을 전통처럼 계승하고 있었다.

▲ 치즈 고로케 치즈 맛이 진동할 정도로 치즈 맛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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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고로케는 이름대로 빵 속에 부드러운 치즈가 가득 들어 있다. 치즈 맛이 달달하게 진동할 정도로 치즈 맛이 진하다. 치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맛이 느끼하다고 할 것이고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치즈 고로케를 이 가게에서 가장 맛있는 고로케로 꼽을 것 같다.  

▲ 유후인 거리 유노쓰보카이도를 따라 맛집들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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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 소풍 나온 기분으로 유후인의 여러 가게와 맛집을 섭렵했다. 다이어트에 열중하고 있는 나의 음식 조심은 유후인에서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길을 걷다보니 유후인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계란을 이용하여 케이크와 과자를 만든다고 자랑스럽게 홍보하는 가게가 있다.

 

이 가게 '고에몬(五衛門)'은 생크림 롤 케이크, 치즈 케이크와 푸딩 등을 만들어 파는데 팥 대신 부드러운 치즈가 들어간 퓨전 만두인 '치즈 만주(饅頭)'를 개발한 가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 고에몬 생크림 롤케이크와 치즈 만주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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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게 앞을 도배하다시피 사진 광고를 하고 있는 생크림 롤케이크를 맛보기로 했다. 롤 케이크 한 개를 사서 다 먹으려니 너무 커 보인다. 이미 고로케 3개를 즐겼고 앞으로도 유후인의 맛집은 계속 이어지기에 롤 케이크 한 조각만 사서 아내와 나누어 먹기로 했다.

 

우리는 가게 안에서 피곤해진 다리를 쉬면서 생크림이 듬뿍 들어간 롤 케이크를 즐겼다. 이 롤케이크 맛의 핵심은 생크림인데 생크림이 질릴 정도로 달지도 않고 방금 전에 만든 듯이 신선하다. 유후인의 생크림 롤케이크는 계속 먹으면 중독될 것 같은 달콤함이 있다.

▲ 생크림 롤케이크 케이크 안에 가득한 치즈가 방금 전에 만든 듯이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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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비 허니(Bee Honey)'는 긴린코(金鱗湖) 호수 가까기에 자리하고 있다. '유노쓰보카이도'를 따라 걷다보니 자연스럽게 '비 허니'를 만나게 된다. 푸른 파스텔 톤의 지붕과 작은 발코니에 노란 벌이 그려진 간판이 예쁘다.

 

통통한 노란 벌꿀이 그려서 있어서 왠지 자연 친화적이고 맛있는 가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담한 가게는 바로 뒤 우뚝 솟은 유후다케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고, 주변의 가게와는 달리 서양식 가옥 형태로 만들어져서 유독 눈에 띈다.

가게 안에는 다양한 벌꿀이 선물용으로 포장되어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아카시아 꿀, 마누카 꿀 등 다양한 꿀 제품의 꿀 냄새가 진동하는 것 같다. 벌꿀 커피, 벌꿀을 바른 벨기에 와플 등 벌꿀을 이용한 다양한 스위츠가 있다. 나는 벌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이곳에서 처음으로 알았다.

장인정신이 만들어낸 맛집들

▲ 비 허니 벌꿀을 바른 아이스크림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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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이 들어간 이 가게의 아이스크림은 유후인의 수없이 많은 아이스크림 중 최고로 쳐주는 아이스크림이다. 아내와 벌꿀 아이스크림을 한 개씩 사서 가게 앞의 벤치에 앉아 맛을 음미했다. 벌꿀 아이스크림은 감촉이 더 단단한데 꿀이 담뿍 담겨 있어서 입안 가득히 달달한 벌꿀의 맛이 퍼진다. 아이스크림에 벌꿀만을 첨가한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 하나로 소문난 가게가 되었으니 이 가게의 마케팅 전략도 대성공인 듯하다.

가게 바로 앞에서 열심히 벌꿀 아이스크림을 먹는 우리를 본 여행자들이 아이스크림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평일 오후시간이라 손님이 많지 않던 가게에 우리 뒤로 여러 여행자들이 계속 가게로 들어서고 있었다. 우리는 가게 앞에서 모델이 되어주며 본의 아니게 가게 호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깐 동안의 시간에 이 아이스크림 가게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가게로 변해버렸다.

많은 손님들은 이 가게에서 꿀의 달콤함 속에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유후인은 대규모 숙박시설을 짓지 않고 안락한 료칸으로만 온천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성공한 온천도시이다.

 

그리고 유후인은 맛집 가게마다 집중하여 성공한 아이템 먹거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많은 여행객들이 맛집에서 장인정신으로 만든 먹거리를 먹으며 그 가게의 열정과 스토리에 공감하고 있었다.

유후인은 금상 고로케, 생크림 롤 케이크, 치즈 만주, 벌꿀 아이스크림으로 승부하여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었다. 마을의 특산물에 집중하고 특산물에 관련된 이야기를 잘 전개하는 것이 여행객을 불러 모으는 지름길일 것이다.

나는 벌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 작은 도시가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 농촌의 앞길에도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여행기는 2012년 10월15일~10월18일의 일본 여행 기록입니다. 오마이뉴스에만 보냅니다. 제 블로그인 http://blog.naver.com/prowriter에 지금까지의 추억이 담긴 세계 여행기 약 300편이 있습니다.


 

 

남녀혼탕, 궁금해서 슬쩍봤더니... 에계

[일본 가는 길 89] 유후인·긴린코 기행
13.01.03 10:23l최종 업데이트 13.01.03 10:48l 노시경(prolsk)

 

 

 

▲ 샤갈 미술관 온천 호수 옆에서 샤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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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九州)의 온천도시 유후인(由布院)을 답사하던 우리가 석양 무렵에 도착한 곳은 긴린코(金鱗湖)라는 호수였다. 호수에 다가서기 전, 우리는 호숫가에서 뜻하지 않게 마르크 샤갈 미술관(Marc Chagall Museum)을 만났다. 온통 검은색 목재로 2층 건물을 온전히 둘러싼 외관이 무척이나 세련돼 보이는 건물이다. 샤갈 미술관의 건축물 자체가 긴린코 호수와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온천 마을 호숫가에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러시아 화가의 미술관을 만든 발상 자체가 참 신선하다. 미술관 안에는 지키는 사람도 없어서 샤갈의 작품들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샤갈 미술관은 유채화뿐만 아니라 그림책에서 보기 어려운 드로잉·습작 등 샤갈의 작품 30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조그만 미술관 건물 2층에 전시 중인 샤갈의 작품들은 동화적이고 자유분방하다. 창 너머로 보이는 긴린코 호수와 호수 주변을 둘러싼 삼나무 숲이 일대 장관이다.

미술관 건물 1층에는 호수의 전망을 점거하고 있는 카페 '라 리슈(La Ruche)'가 있다. 카페 이름은 샤갈이 프랑스에서 공부했던 '라 리슈'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유후인을 대표하는 긴린코를 이곳보다 더 멋있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식당을 겸한 이 카페는 아쉽게도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카페서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를 마주하다니

▲ 라 리슈 긴린코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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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가 조금 지나 도착한 이곳. 그렇다고 내가 이 카페에서 긴린코 감상을 놓칠 수는 없다. 나는 아내와 자연스럽게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의 점원들은 가게의 의자 등을 정리하며 가게 문 닫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카페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

나는 아내와 이 카페에서 처음으로 긴린코를 만났다. 우리는 차분히 호수를 감상했다. 잔잔한 호수 위로 밀림을 이룬 듯한 키 큰 나무들이 바람에 한들거리고 저 먼 산에는 석양이 걸리기 시작했다. 호수 주변의 건물들은 모두 나무로 지어져서 호수의 경관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호수에 비치는 나무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호수 주변의 삼나무는 거대하고 풍요로워 보인다. 크지 않은 호수가 한눈에 가득 들어오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 해가 기울면서 날씨는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카페 입구로 나가자 카페 종업원이 우리를 보고 깜짝 놀란다. 이 종업원은 우리가 카페에 들어온 줄도 모르고 뒷정리를 하고 있었던 것. 아내가 미안하다는 듯이 소리 내 웃자 이 종업원도 우리가 불쑥 나타나서 놀랐다며 웃는다. 사소한 규정도 꼭 지키는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무례해 보였을 수도 있지만, 이 종업원은 밝게 웃고 있었다.

▲ 긴린코 온천 조용한 온천마을 호수 곁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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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 호수 주변을 산책했다. 호숫물이 워낙 맑아서 호숫가에서는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호수 밑에서는 특히 잉어들이 많이 놀고 있었다. 긴린코를 그린 그림지도를 보니 호수 안에는 거북이·가재·장어도 사는 모양이다.

나는 이 호수를 산책하는 시간을 일부러 해가 지는 시간에 맞췄다. 긴린코 호수 이름 자체가 해가 지는 석양 시간의 호수 정경을 보고 지어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호수 이름 '긴린코(金鱗湖)'는 석양이 비치고 있는 호수의 수면을 뛰어오르는 잉어 '비늘(鱗)'이 '금(金)' 색으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호수의 오리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편안한 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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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주변에서는 오리들이 한가하게 놀고 있고 여행객들이 그 오리를 구경하고 있다. 오리는 호수 밖으로 나와서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긴린코 호수 밑바닥에서는 지하수와 함께 따뜻한 온천수가 올라오고 지열도 있기 때문에 오리가 따뜻한 물 위에서 유유히 놀고 있다. 호수 안에 손을 넣어보니 물이 따뜻하다. 긴린코에 손을 넣어본 사람들이 호수의 따뜻함에 다들 감탄을 한다고.

카페 '라 리슈(La Ruche)' 주변의 사진을 찍다 보니 카페 동쪽에 두터운 모즙나무 껍질 지붕을 이고 있는 일본식 초가 가옥이 있다. 호수 가장자리에서 유명세를 즐기고 있는 '시탄유(下ん湯)'라는 노천온천이다.

이 조그만 노천온천이 유명한 이유는 이 온천이 남녀가 한 탕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혼탕이기 때문이다. 이 노천온천에서 온천을 하면 온천 밖에서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소문난 곳이다.

 

젊은 여자는 보이지 않고 할아버지들만 가끔 보인다는 소문도 들리는 곳이다. 그래서 이 온천은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무언가 혼탕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여행객들이 들르는 곳이다.

남녀혼탕, 궁금해서 슬쩍봤더니... 에계

▲ 시탄유 호수 옆의 남녀 혼탕이지만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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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시탄유 안을 슬쩍 들여다봤다. 작은 온천탕 내부에는 온천을 관리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온천을 즐기고 있는 사람도 없다. 삼나무탕과 노천탕 2개의 탕이 있는데 공중 목욕탕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다. 입장료는 탕 입구의 통에 양심껏 넣게 돼 있다. 나름 분위기 있는 온천탕이지만 수많은 여행객들이 오가는 긴린코 한복판에서 옷을 벗고 온천을 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나는 아내와 오랜만에 단둘만의 기념사진을 긴린코 호수 곳곳에 남겼다. 딸 신영이가 빠진 여행이라 무언가 허전하지만,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도 즐겁다. 나는 아내와 서울에서의 생활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다.

▲ 란푸샤 프랑스식 레스토랑으로 호수의 정경을 사랑하는 연인들이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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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남기며 긴린코 호수의 남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호수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건물이 있다. 료칸(여관)이라고 예상하고 주변의 일본사람에게 물으니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프랑스식 레스토랑 '란푸샤(ランプシャ)'는 조용하고 여유 있는 외관이 긴린코의 잔잔한 수면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호수가 바로 눈 앞에 있고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서의 식사는 눈이 부실 것이다. 저녁식사로 료칸 가이세키(會席) 요리가 기다리고 있기에 고풍스러운 식당 안에서 호수의 풍경을 감상하는 연인의 대열에 낄 수는 없었다.

나무 난간에 기대 호수를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잉어들이 호수 위에 입을 올려놓고 뻐금거린다. 따뜻한 물속에 잉어가 편히 놀고 있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따뜻한 온천의 물에 적응된 이 잉어들은 차가운 물속에 넣어두면 아마도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수 위에는 왜가리가 휙 날아오기도 한다. 이 호수 속의 작은 잉어를 잡아먹고 사는 왜가리다.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섰더니 왜가리는 내가 날 수 없는 하늘로 멀리 날아간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어둠 속의 긴린코를 떠났던 나는 다음날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긴린코의 유명한 아침 물안개를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어제 많이 걸어서 두 다리가 뻐근하고 몸이 노곤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여행 경험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기상시간 몇 분만 참으면 여행지의 놀라운 아침이 펼쳐지는 경험 말이다. 나는 오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일어나서 료칸의 따뜻한 이불 밖으로 빠져나왔다.

료칸에서는 투숙객들에게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주고 있었다. 자전거에는 도난방지용 열쇠도 채워져 있지 않다. 정말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온천 마을의 아침은 고요함 속에 신선하다. 자전거 옆으로 깔끔한 일본 가옥들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적막 속에 잠겨 있다.

 

논 사이로 시원스레 뚫린 포장도로를 자전거로 달렸다. 초록이 시들어가는 천변에는 긴린코 호수에서부터 흘러나왔을 물이 가득 흐르고 있다. 나는 이 서정적인 온천마을의 아침 정경이 내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호수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렸나요?

▲ 텐소진자 호수 위에 신사의 도리이가 아스라이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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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속에 도착한 아침의 긴린코 호수. 예상대로 아침의 몽환적인 물안개가 호수 위에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물안개는 호수 위에 낮게 깔려 호수에 가득했다. 마치 TV의 가요무대에서 시각적 효과를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엄청뿌려놓은 것처럼 호수 위에는 안개가 가득 찼다.

 

호수 아래에서 흘러들어온 따뜻한 온천수가 이른 아침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호수 전체에 멋진 물안개가 생긴 것이다. 아침 안개와 호흡을 맞추듯이 호수 주변의 역사 오랜 료칸 온천에서 모락모락 올라온 김이 무리를 지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 긴린코 여행객 여행자들은 호수의 적막 속에서 고요함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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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너머 저편에는 신사 입구를 장식하는 두 개의 기둥 문, 도리이(鳥居)가 신비한 모습으로 아스라이 떠 있다. 물 속에 외로운 도리이가 떠 있는 곳은 텐소진자(天祖神社). 호수 반대편의 도리이는 긴린코 호수를 건너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다. 반짝이는 호수 속의 도리이는 마치 호수를 장식하는 장식물같이 한 자리에 우뚝 서 있다.

▲ 긴린코의 물안개 따뜻한 온천호수와 차가운 공기가 만나 물안개가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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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린코 호수의 안개에 갇힌 물결은 잔잔하기만 하다. 바람이 불어오면 호수 위에 잔물결이 흔들거린다. 아침 안개를 만나러 나온 여행자들은 긴린코의 고요함에 압도돼 호수의 적막을 깨지 않고 있다.

▲ 호수의 물안개 나는 물안개의 환상을 가슴 속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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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온천의 물안개를 관조하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물안개 자욱한 긴린코의 아득한 모습을 가슴에 깊이 담았다. 나는 다시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아내가 잠들어 있는 료칸으로 향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만 송고합니다. 제 블로그인 http://blog.naver.com/prowriter에 지금까지의 추억이 담긴 세계 여행기 약 300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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