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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를 특별하게 만드는 물 이야기 ①온천, 요리

해외여행

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12. 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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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를 특별하게 만드는 물 이야기 ①온천, 요리

당신의 지옥은 몇도씨입니까?

트래비 | 입력 2012.12.03 14:57 | 수정 2012.12.03 14:59

 

 

 

일본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온천 하면 벳푸別府, 벳푸 하면 온천이라는 공식에 익숙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 검색에 시간을 좀 할애했었다. 각종 자료들이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웠지만 역시 대부분 온천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역시 온천인가….' 하지만 그 단조로웠던 기대감은 곧 반전을 맞이했다.

 

벳푸는 그냥 온천이 아니었다. 도심 곳곳, 땅속에서 희뿌연 증기가 새어나오는 도시의 풍경만 해도 안개 자욱한 영국의 거리만큼이나 매력적인 장관이었다. 거리는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고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음식들까지, 벳푸는 정말 특별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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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와마치 거리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천 증기는 영국의 안개만큼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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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서나 온천 증기가 솟아오르는 칸나와마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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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 거리 곳곳에 설치된 온천 증기를 이용한 족탕. 의자에 앉아 발을 넣으면 증기를 이용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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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과 주민들을 위한 간이 조리 바구니. 찜 조리가 가능한 식재료를 준비한다면 칸나와마치 곳곳에서 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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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온천탕이 자판기만큼 많다니

이름의 뜻처럼, 벳푸別府는 아주 특별한 온천마을이다. 우선 온천수의 하루 분출량만 봐도 그렇다. 2,900곳에서 나오는 온천수의 양이 하루 약 13만 킬로리터나 된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또한 지구상의 11종류 온천수 중 10종류의 온천수가 솟아나고 있으니 분명 세계 최고의 온천지임이 분명했다.

 

벳푸의 온천은 하마와키, 벳푸, 가메가와, 칸나와, 시바세키, 묘반, 호리타, 간카이지 등 총 8개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각각의 온천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수질과 효능을 지니고 있어, 특징과 효능을 확인하고 온천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당일치기 입욕이 가능한 대중탕(100여 곳 이상)과 온천 숙소, 옷을 입고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수탕과 족탕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온천을 접할 수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종종 일본 아낙들의 웃음 섞인 말소리가 들려오는데 대부분 온천을 즐기는 여성들의 대화소리다. 그만큼 곳곳에 많은 온천탕이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벳푸에는 자판기만큼이나 온천탕이 많다.

당신의 지옥은 몇도씨입니까?

온천은 유형에 따라 구경만하는 온천인 지코쿠(지옥)와 입욕 가능한 온센으로 구분된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고열의 분출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를 보며 사람들은 몇몇 온천을 지코쿠(지옥)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1920년대 아부라야 구마하치가 일본 최초로 가이드가 함께 탄 관광버스로 지코쿠(지옥)를 순회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여 현재의 지옥순례가 되었다고 한다.

1,200년 전 화산폭발로 생긴 코발트 블루 빛의 우미 지코쿠(바다지옥), 점토질의 뜨거운 진흙이 분출하는 오니이시보즈 지코쿠(승려 지옥), 80마리 이상의 악어가 사육되는 오니야마 지코쿠(악마의 산 지옥), 일본식 정원의 시라이케 지코쿠(백색연못 지옥), 온천열을 이용해 코끼리, 하마 등을 사육하는 야마 지코쿠(산 지옥),

 

원색의 도깨비들의 형상이 있는 카마도 지코쿠(가마솥 지옥), 일정한 간격으로 열수와 증기가 솟아오르는 타츠마키 지코쿠(물기둥 지옥), 1,300년 전부터 적탕천赤湯泉이라고 불릴 정도로 새빨갛게 물든 치노이케 지옥(피 웅덩이 지옥) 등 8곳이 지옥 순례 온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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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토질의 뜨거운 진흙이 분출하는 오니이시보즈 지코쿠(승려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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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갛게 물든 치노이케 지옥(피 웅덩이 지옥)은 1,300년 전부터 적탕천이라고 불리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옥 온천 중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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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와마치 거리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온천 증기

●요리


자연이 익혀 주는 따뜻한 요리

벳푸에서 불을 이용하지 않고 조리 가능한 각종 찜이 대중화된 것은 어쩌면 무척 당연한 일이다. 언제 어디서든 식재료를 익힐 수 있는 천혜의 자원이 있으니 말이다. 온천욕을 즐기는 온천수의 온도는 대략 40도 안팎, 각종 방법을 이용해 수온을 낮춘 것이다. 원천수의 평균온도는 90도 이상으로 어떤 음식도 끓이고 익힐 수 있는 온도다. 못 익힐 식재료가 없는 것이다.

 

벳푸의 대표적인 찜 요리는, 쌀 위에 닭, 문어, 전갱이, 고등어 등을 얹어 온천 증기에 찐 밥이다. 고기, 해산물 본연의 맛이 밥에 배어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한다. 따로 조리하지 않고 야채나 해물을 증기에 익혀 먹는 요리도 색다름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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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천 증기를 이용한 찜요리에 필요한 각종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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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소라, 쌀 등 온천 증기로 조리된 찜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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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와 고기를 이용하지 않고 팥을 소로 넣은 달콤한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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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요리 조리시 필요한 나무로 만든 찜통


때론 시원하게 때론 바삭하게

찜 요리만큼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냉면과 토리텐이다. 온천수에 달아오른 몸을 시원한 냉면 육수를 마시며 식힌다는 상상을 해보면 냉면은 온천과 꽤나 어울리는 음식이다. 벳푸의 냉면은 고기 육수가 아니라 멸치와 다시마를 우린 적갈색 멸치 육수를 사용한다. 면 역시 얇고 가는 우리식 면발이 아닌 두껍고 쫄깃한 면이다.

 

60년 전 중국 동북부의 요리사가 벳푸에 처음 냉면집을 오픈한 것이 시초라고 전해지는데, 벳푸 냉면은 옛 만주의 조선 냉면이 뿌리로 일본식으로 재탄생된 요리이다. 토리텐은 오이타 지방의 대표적인 가정 요리로 닭 가슴살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일본의 다른 튀김과 다르게 바삭바삭하지 않고 부드럽다. 반죽할 때 물을 넣지 않고 계란과 밀가루만을 이용해 쫀득함을 강조한다고 한다. 갓 튀긴 토리텐을 각종 야채와 곁들여 초간장에 찍어 먹는데 최근에는 새로운 조리법을 가미한 다양한 토리텐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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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이 굵고 쫄깃한 벳푸식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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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일본식 튀김이 아니라 쫄깃하고 부드러운 벳푸 전통 요리 '토리텐'. 닭가슴살이 주재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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