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조 정도는 쉽다
인간에게는 약자를 공격하는 본능이 있다. 약자를 보면 괜히 화가 나고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강자에게 당하고 있는 약자를 동정하여 편들어주는 심리다.
밴드왜건 효과와 언더독 효과가 알려져 있다. 이건 상대어다. 절대어로 말해야 한다. 인간은 강자나 혹은 약자를 편드는게 아니라 사실은 구조 안에서 자신의 행동을 유의미하게 하려는 것이다.
인간은 의미있는 행동을 원하며, 그것은 자기 행동의 기승전결 구조를 완성시키려는 것이며, 그 방법은 구조론의 포지션 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어떻든 상대의 반응이 확실한 쪽으로 행동한다.
그러므로 정치권이 어떤 판을 짜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행동이 달라진다. 정치인들은 어젠다 세팅을 통해 유권자들을 흡인할 수 있다. 큰 틀은 노무현-이명박 10년대결의 기승전결 구조로 간다.
일본에는 12개의 프로야구팀이 있는데 양대 리그로 나눠져 있다. 이들 사이에 포지션 조합을 맞추기보다 그냥 요미우리 한 팀 안에서 조합을 찾고, 스쿼드를 맞춰보고, 포메이션을 꾸미는게 낫다.
삼국지라면 유비, 조조, 손권, 원소, 동탁, 여포다. 일본의 양대리그에서, 혹은 양대리그 중 한쪽 리그에서 이에 해당하는 캐릭터를 각각 부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답은 나도 모르겠소이다.
차라리 요미우리 선수들 중에서 유비, 조조, 손권, 원소, 동탁, 여포를 찾아보는게 더 쉽다. 그러므로 팬들의 관심은 절대강자 한 팀으로 쏠리게 된다. 다들 뉴욕 양키즈의 팬이 되는 것이다.
왜? 양키즈 안에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이 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안에 유비, 조조, 손권, 원소, 동탁, 여포가 모여있기 때문이다. 구조의 축과 대칭이 세팅되었다.
한국 프로야구에는 뉴욕 양키즈가 없다. 이는 프로야구를 하는 재벌들이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비뚤어진 시혜성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의도적으로 챔피언자리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챔피언에 도전하지 않는다. 삼성이 계속 이기면 돈성 소리를 듣게 되고 역효과 난다. 삼성이 돈으로 프로야구 말아먹는다는 말을 듣게 된다. 언더독 효과로 팬들이 다른 팀을 응원한다.
일본은 거의 모든 재벌기업이 관동과 관서로 나눠져 있다. 언더독 효과다. 약팀을 응원해서 구조의 밸런스를 맞추기다. 밴드왜건이나 언더독이나 본질은 자신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거다.
하나의 팀 안에서 조합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팀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것인가다. 한 팀 안에서 맞추기로 하면 팬들이 강팀을 응원하고 팀들 사이에서 맞추기로 결정하면 약팀을 응원한다.
어느 쪽이든 현장에서 먹혀야 행동으로 옮긴다. 조합을 맞추려 했는데 유재석, 박명수가 없어서 패가 안 맞으면 포기한다. 그러므로 정치가는 어젠다 세팅으로 조합이 맞는 것처럼 연출해야 한다.
진보쪽에서 무한도전 7인을 맞춰보기로 하면 문재인, 김두관, 안희정, 박원순, 최문순, 안철수, 유시민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여기서 몇이 빠져나가고 서로 등 돌리고 조합이 안 않으면 포기한다.
부산을 보면 문성길트리오가 있는데 넷이나 부족하다. 최소 일곱이 되어야 무한도전 분위기를 띄울 것이 아닌가? 세가 약하다. 이런 때는 인지도 있는 유명인을 영입해서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
저쪽에서 문대성 나오면 이쪽에 이만기라도 데려와야 한다. 연예인 출신의 얼굴마담 정치인도 몇 명은 있어줘야 구색이 맞아진다. 답답한 교수들만 잔뜩 모아놓거나 하는 식으로 가면 곤란하다.
손수조가 뜬다는데 간단하다. 첫째는 공간공격, 둘째는 시간공격이다. 공간압박은 수족을 잘라 고립시키는 것이다. 손수조 하나로 안 되고 무한도전 7인의 팀이 필요한데, 그 팀을 해체하는 거다.
주변을 낱낱이 격파해서 손수조를 혼자 날뛰는 독불장군으로 만들기다. 손수조는 이미 고립되어 있고 박근혜를 상대하는 것도 같은 방법을 써야 한다. 팀플레이가 안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시간공격은 나꼼수가 나경원 치듯이 연거푸 쏴서 정신없게 만들어 멘붕을 유발하는 것이다. 본질은 역시 팀을 깨는데 있다. 개인은 결코 세력을 이길 수 없다. 세력은 증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력이 있고 세력의 중심에는 도지사들이 있다. 대권을 바라보는 지자체장들은 이번에 각자 자기사람 심어야 한다. 여기서 팀이 모습을 드러내게 해야 한다. 밴드왜건을 띄우는 것이다.
언더독 전략도 같이 써야 한다. 이명박과 노무현의 대결에서는 이명박이 탑독이다. 탑독을 견제하는 심리를 퍼뜨려야 한다. 지난 10년을 기승전결 한 세트로 바라보는 시각을 퍼뜨리면 된다.
손수조 정도 치는 것은 쉽다. 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허경영, 강용석, 나경원, 낸시랭, 전여옥과 조를 만들어주면 된다. 이 외에도 간단한 테크닉 몇가지 찔러주고 싶지만 이 정도로 참자.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시장, 도지사들이 모여서 어깨동무 하느냐에 달려있다. 거기서 어떤 그림을 뽑아내느댜다. 그림 한 장으로 유권자들에게 포지션 조합에 대한 영감을 심어줘야 한다.
부름이 있어야 한다. 위에서 소집령 떨어졌다. 언덕 위에 깃발 오르면 쿠릴타이가 연출되는 것이며 그때 빈 손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 한 무리씩 달고 오는 것이며 축제는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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