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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1. 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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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하는 방법

 

구조론연구소  김동렬슨생  2012.01.06

 

 

 

아이디어 (다름)
캐릭터 (닮음)
플롯 (대칭-긴장을 유발하는 피아의 대결구조)
머리(바운더리-주제의 부각, 어떤 공간인가?)
세력(보이지 않는 손-바운더리간의 대결구조)

 

창의는 다름≫닮음≫대칭≫머리(바운더리)≫세력(보이지 않는 손)의 순으로 전개된다. 다름은 아이디어에서 얻어진다. 아이디어는 소재다. 소재는 기발할수록 좋다. 다를수록 좋다. 그저 남이 안 하는 것을 하면 된다.

 

극장에서 히트하는 영화의 특징은 둘이다. 하나는 대세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다. 어떤 영화가 히트하면 비슷한 것을 만들면 된다. 하나는 한동안 뜸했던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한 동안 전쟁영화가 뜸했다면 전쟁영화가 히트한다.

 

노골적인 정사신이 나오는 에로영화는 일년에 두 편정도 히트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미 그런 영화가 극장에 나와 있다면 피해가는게 좋다.

 

다름의 아이디어는 워낙 기본이므로 작가를 꿈 꾸는 사람이라면 이미 아이디어는 수십개씩 머리 속에 들어있다고 봐야 한다. 아이디어도 없이 작품을 쓰겠다면 이미 허당이니 꿈 깨시라고 할 밖에.

 

닮음은 캐릭터다. 캐릭터는 인물들 사이의 궁합을 맞추는 것이다. 이때 궁합은 다름을 전제로 한 조합이어야 한다. 남녀는 성별이 다르므로 조합이 될 수 있다. 춘향과 몽룡 조합은 성공이다. 기사와 하인은 신분이 다르므로 조합이 될 수 있다. 돈 키호테와 산초의 조합은 성공이다.

 

부자와 가난뱅이, 일본인과 한국인, 성급한 사람과 미련한 사람 등으로 상반되게 조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캐릭터다. 설까치와 마동탁, 구영탄과 마구만처럼 인물의 성격이 극명하게 대비가 되어야 한다. 이들은 다르지만 크게 공통된다. 같은 야구선수거나 같은 축구선수거나 같은 여자를 사랑하거나다.

 

철저한 다름 속에서 같은 것을 찾는 것이 캐릭터다. 아이디어로 다름을 조달하고, 캐릭터로 닮음을 조달했으면 다음은 플롯이다. 플롯은 이 둘을 대칭시키는 것이다. 성격이 다르고 캐릭터가 상반되는 두 인물을 하나의 공간에 가두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둘을 아우르는 제 3자를 투입하는 것이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더 굿을 투입하여 탑 포지션을 차지하게 하고 바텀 포지션의 더 배드와 더 어글리를 통제하게 한다. 서로 다른 둘을 충돌시키고 혹은 교착시킨다. 한 마디로 갖고 노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애소설은 여주인공이 탑 포지션을 차지한다. 이때 탑 포지션을 차지한 사람이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긴장을 조성하고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다.

 

걸작과 태작의 차이는 탑 포지션을 누가 차지하는가에 달려 있다. 주인공이 탑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여자주인공에게 탑을 주고 특별히 역할을 주지 않는다. 바텀 포지션에 머무르는 남자주인공이 용을 써봤자 여자주인공이 탑을 차지하고 동선을 제한하므로 움직일 수 없다.

 

여자가 남자를 묶어버려서 남자는 할 일이 없다. 소설은 망하고 만다. 무조건 주인공이 탑이어야 인물들에게 자유가 주어지고 드라마가 살아난다.

 

주인공이 똑똑하고 유능하고 변덕스럽고 복합적인 성격이어야 한다. 주인공이 단순하고 멍청하면 사건이 유발되지 않아 에피소드가 생산되지 않는다. 주인공의 속이 검고 음흉하고 이중적이고 천재여야 한다.

 

여기까지는 하부구조다. 다름≫닮음≫대칭으로 이야기의 기본이 만들어진다. 중요한건 상부구조다. 상부구조에서 작품의 수준이 결정된다. 상부구조는 이 과정을 다시 한번 반복한다.

 

그런데 상부구조는 이 다름≫닮음≫대칭이 토대의 바운더리에서 벌어진다. 인물들이 서로 대칭되고 교착되어 갈등하는 구조가 실은 사회의 계급구조, 공간구조 그 자체에서 빚어지는 필연적인 모순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공간은 닫힌 공간이다. 바다 위의 배라도 좋고 두꺼운 쇠문이 잠긴 지하실이라도 좋다. 좁은 공간에 인물이 여럿인데 총이 한 자루다. 이때 총을 쥔 사람이 갑이 된다. 영화 풍산개나 큐브나 쏘우를 떠올릴 수 있다.

 

이때 총이 주인공이다. 혹은 공간 그 자체가 주인공이다. 공간의 성격이 인물의 성격을 규정한다. 그런 쏘우의 공간, 큐브의 공간, 풍산개의 지하실은 어디에나 있다.

 

인물이 갈등하듯이 계급이 갈등해야 한다. 인물이 갈팡질팡 고뇌하듯이 신분제도가 갈팡질팡 흔들리는 모습을 추적하는 것이다. 바다 위에 배가 한 척 떠 있다. 배 안에서 인물은 서로 다툰다. 혹은 화해한다. 그 과정은 그 바다와 배가 다투는 과정을 복제한 것이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의 모든 행동은 실은 바다의 행동을 복제한 것이다. 노인이 늙은 것이 아니라 바다가 노회한 것이다. 바다는 할아버지다. 모비딕에서 에이허브 선장의 괴팍한 성격은 사실은 바다의 성격을 복제한 것이다. 태풍이 불고 바람이 불어오는 바다가 괴팍하고 난폭한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주인공 장동건의 날고 뛰는 괴이한 행각은 전쟁 자체의 괴이함에서 배태된다. 동족을 서로 갈라놓고 형제가 서로 죽고 죽이는 괴이한 전쟁이다.

 

인물의 성격이 실은 판구조의 모순에서 도출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 리얼리즘 문학이다. 인물에 더 굿과 더 배드와 더 어글리가 있다면 판구조에도 더 굿과 더 배드와 더 어글리가 있어야 한다.

 

영화 지중해는 군기빠진 이탈리아군이 이차대전때 그리스의 작은 섬에 침투해 갔다가 나사가 풀려서 헤헤거리고 노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동막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거기서 작은 지중해의 지상낙원이 연출된 것이다.

 

이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역시 짧은 순간 북한군 초소 지하에서 남과 북이 하나 되는 작은 천국이 건설되었다. 이 상황은 고지전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마이웨이에서 박살난다. 마이웨이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망했다.

 

여기서 더 굿이 황당무계한 사고를 쳐서 상황을 헷갈리게 해놓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돈 키호테와 비슷하다. 도대체 누가 선이고 누가 악당인지 알 수가 없다. 소설이라면 당연히 우리편과 나쁜편이 갈라져 있어야 하는데 돈 키호테는 죄수를 풀어주는 등 이상한 짓을 해서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린다.

 

지중해의 나사 풀린 이탈리아 군인들과 같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가 무의미해졌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황야의 무법자도 마찬가지다. 서부영화라면 당연히 정의의 사나이 보안관이 출동해서 무법자를 혼내야 하는데 아뿔싸 이건 주인공이 무법자다.

 

큰일났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주인공이 불법을 저지른다. 주인공이 적과 내통한다. 총살감이다. 동막골도 마찬가지다. 고지전도 약하나마 그런 에너지의 연장선상에 있다. 마이웨이는 조져놓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르지오 레오네가 규칙을 깨뜨림으로써 탑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거다. 연애소설은 대부분 3각관계고 3각관계는 탑을 차지한 여자가 두 남자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거다. 즉 규칙을 깨는 거다.

 

동막골에서 국군과 인민군이 섞여버리듯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버리는 데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탑을 차지한다는 것은 선을 넘는다는 거다. 규칙을 깬다는 거다.

 

거기서 에너지가 조달되는 것이다. 다름≫닮음≫대칭의 전개에서 두 번째 닮음 곧 캐릭터에는 반드시 규칙을 깨는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 그 인물은 이중성을 가져야 한다. 보통 한국영화는 조연이 그 탑 포지션을 차지한다. 송강호나 최민식이 탑을 차지한 데서 한국영화의 비극은 시작된다.

 

당연히 한석규나 장동건 같은 미남배우가 탑을 차지하고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조연이 주연을 하니 관객이 들지 않고 블록버스터가 살지 못하는 것이다. 미남배우가 2선으로 물러나고 조연배우가 주연을 꿰차는 판이다. 이게 말이나 되나? 이는 작가들이 극본을 잘못 쓴 것이다.

 

주인공은 재미없고 전형적인 인물이 맡아 따분한 연기를 펼쳐서 연기 못한다는 소리나 듣고, 괴팍하고 재미있는 성격은 항상 조연이 맡아서 명연기를 펼치고 이건 아닌 거다.

 

왜 못생긴 조연들만 연기를 잘 하나? 작가가 대본을 잘못 써서 그렇다. 작가가 대본을 잘 썼는데 주인공이 연기를 못하는 일은 없다. 김기덕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거기서는 누구나 연기를 잘 한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무엇이 다른가? 괴상한 성격이 오히려 주인공이다. 미남 주인공이 이중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다. 심지어는 주인공이 이름도 없다. 아주 ‘이름없는 자’로 출연한다. 왜? 주인공이 속을 알 수 없는 괴상한 녀석이기 때문이다. 고행석의 불청객 캐릭터와 비슷하다. 어디선가 굴러온 정체도 알 수 없는 괴상한 사나이가 마을을 평정한다.

 

◎ 인물의 법칙 – 전형적인 두 인물이 대칭을 이루고 복합적인 캐릭터가 주인공을 맡아서 탑을 차지해야 한다.
◎ 바운더리의 법칙 – 전형적인 대결의 장이 대칭을 이루고 복합적인 장소가 주인공을 맡아서 탑을 차지해야 한다.

 

하부구조에서는 인물이 복합적인 캐릭터여야 하듯이 상부구조에서는 공간이 복합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지중해는 복합적인 장소다. 아군의 땅도 적군의 땅도 아니다. 동막골 역시 이상한 장소다. JSA 역시 이상한 장소다. 술을 숨겨놓고 편지를 전달하는 고지전의 참호 역시 이상한 장소다. 풍산개의 지하실 역시 이상한 장소다. 네땅이면서 내땅이다.

 

대부분 위대한 걸작들은 그러한 이상한 공간을 발굴하면서 소설을 시작한다. 발자크의 인간희극에서 고리오 영감이 묵는 이상한 하숙집 같은 장소다. 그 공간은 귀족들의 공간이면서 하층민의 공간이다. 강자의 장소이면서 약자의 장소, 평범한 장소이면서 전복의 장소, 그런 기이한 장소가 있다. 을이 갑으로 변신하고 추녀가 미녀로 변신하는 4차원의 공간이 있다.

 

모든 소설에는 그런 이상한 공간이 하나씩 있다. 단오날 춘향의 그네 뛰는 광한루가 그런 공간이다. 그곳은 양반의 공간이면서 평민의 침범이 특별히 허용된다. 18가구가 사는 33번지 이상한 뒷방과 같은 그런 공간이 있다.

 

하부구조는 상부구조를 복제한다. 인물의 성격도 복합적이듯이 우리가 사는 공간의 성격, 사회의 성격, 계급제도의 성격도 당연히 복합적이어야 한다. 그런 점을 규명해 내는 것이 문학의 할 일이다. 그것이 리얼리즘의 진짜 의미다.

 

리얼리즘은 실제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은 상당히 판타지에 속하지만 오히려 리얼리티가 있다. 그러나 다른 소설이나 영화들은 실제의 사실을 옮겨놓아도 오히려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그것은 인물의 성격과 공간의 구조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그것이 리얼리티다. 그러한 연결에 성공하면 판타지가 날아다녀도 리얼리즘이며 그것이 없으면 실제 사실을 그대로 써놔도 보고서일 뿐 예술은 아니다.

 

◎ 하부구조는 상부구조를 복제한다.
◎ 하부구조는 인물이고 상부구조는 공간이다.


◎ 하부구조는 복합적인 인물이 탑을 차지하여 동기를 부여하여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형적인 인물이 바텀을 차지하고 대결함으로써 긴장을 조성한다.


◎ 상부구조는 복합적인 공간이 탑을 차지하여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감춰놓아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형적인 공간이 바텀을 차지하고 대결하여 긴장을 조성한다.


작품의 성공은 인물의 갈등에서 공간의 갈등으로 비약하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인 근원의 갈등구조를 찾아내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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