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한 40대 탈북자가 "한국전쟁 당시 양아버지가 사찰 뒤뜰에 다량의 금괴를 묻었다"고 주장, 사실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월 탈북한 김모(41)씨가 최근 대구의 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출신의 양아버지(83)로부터 '한국전쟁 당시 40㎏ 정도의 금괴를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하고 해당 금괴를 발굴해줄 것을 의뢰했다.
김씨는 이 변호사에게 "금괴는 양아버지의 아버지께서 당시 재산을 처분해 마련한 것으로 탈북 전 양아버지로부터 금괴를 찾으라는 위임을 받았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측은 김씨가 지목한 장소 주변에서 최근 금속탐지기를 동원, 탐지작업을 벌여 땅 속에 금속성 물체가 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했지만 동화사가 문화재보호구역이어서 발굴은 하지 못했다.
동화사 관계자는 "김씨의 주장이 다소 허무맹랑한 면이 있지만 정확한 매립 지점과 매립 양을 제시하면 문화재청과 협의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duck@yna.co.kr
한국전쟁 당시 대구 팔공산 동화사 뒤뜰에 조부가 40㎏짜리 금괴(시가 26억원)를 묻었고, 60여년이 지나 이 금괴를 찾기 위해 손자가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했다. 대구에서 이런 영화같은 이야기가 실제 일어나고 있다.
2008년 탈북한 ㄱ씨(40)는 지난달부터 동화사 뒤뜰에 묻힌 40㎏짜리 금괴를 찾고 있다. 사연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으로 거슬려 올라간다. 현재 북한 함경도에 생존하고 있는 ㄱ씨의 아버지 ㄴ씨(83)는 한국전쟁 당시 20대 초반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서 ㄴ씨는 아버지를 따라 피난길에 나섰다.
비교적 부유했던 ㄴ씨의 아버지 ㄷ씨는 피난을 가기 전 논과 밭 등 전 재산을 팔아 금 40㎏으로 바꾸었다. ㄷ씨는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금괴를 묻었다. 그러나 전쟁은 길어지고 ㄷ씨는 아들 ㄴ씨 등과 우여골적 끝에 월북하게 됐다. 북에서 ㄷ씨는 별세하고 20대 초반에 월북했던 ㄴ씨도 80세를 넘겼다.
최근 뒤뜰에서 40㎏짜리 금괴로 추정되는 금속이 발견된 대구 팔공산 동화사 대웅전.
ㄴ씨는 잠시도 금괴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전 재산과 맞바꾼 귀중한 보물이기 때문이다. ㄴ씨는 고희를 넘겨 아들 ㄱ씨에게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금괴 때문이었을까. 아들 ㄱ씨는 2008년 탈북에 성공했다.
그는 수소문끝에 변화사를 선임, 지난해말 부터 금괴 찾기에 나섰다. ㄱ씨는 동화사측에 금괴가 묻힌 장소와 깊이 등을 알려 협조를 요청했다. ㄱ씨는 지난달 29일 금속탐지 전문가를 동원해 확인작업에 나섰다. 잠시 후 금이 반사하는 고유의 음파가 들려왔다.
놀랍게도 ㄱ씨의 주장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동화사측이 그동안 수 차례 대웅전 주변 배관공사를 했지만 금괴는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금괴가 ㄱ씨에게 모두 넘겨질지는 미지수다. 동화사를 대표하는 대웅전이 보물(보물1563호)로 지정돼 있어 금괴가 묻힌 지점을 파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ㄱ씨의 법률자문을 맡은 변호사는 금괴를 주인이 있는 물건으로 볼 것인지 ㄱ씨를 유실물(금괴)의 최초 발견자로 판단할지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
대구 동화사의 대웅전 뒤뜰. 탈북자 김모씨는 이곳에 금괴 40㎏이 묻혀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 출신의 40대 남자가 남한에서 일확천금의 꿈을 꾸고 있다. 북한 함경도에서 탈북한 김모(40)씨의 사연이다. 2008년 12월 남한에 온 그는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은 뒤 서울에 정착했다. 그는 이곳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지난해 초부터 대구에서 '보물찾기'에 나섰다.
보물은 시가 24억원어치의 금괴(40㎏)로 대구시 동구 도학동 동화사의 대웅전 뒤뜰에 묻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대구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다. 금괴가 있는지도 관심거리지만 탈북자가 북한에서 들은 내용을 근거로 금괴 찾기에 나선 게 더 극적이다.
5일 경찰과 동화사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초부터 수차례 동화사를 방문해 금괴 발굴을 요청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함경도에 살던 그는 고향이 대구 인근인 기모(83)씨를 만나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둘 사이는 양부자 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씨는 그에게 금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기씨의 부모는 1950년 6·25전쟁이 나자 고향 대구로 피란을 갔다. 그곳에서 생활하던 중 북한군이 남쪽으로 밀고 내려왔다. 기씨 가족은 다시 피란길에 올랐다고 한다. 생활이 넉넉했던 기씨 부모는 이때 집 등 재산을 처분해 금을 구입한 뒤 동화사에 묻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나면 다시 찾으러 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기씨 가족은 북한으로 가게 돼 그곳에 정착했다. 기씨는 이 같은 내용을 김씨에게 털어놓았다. 그러곤 자신의 아버지가 금괴를 구입해 묻은 과정과 위치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남한에 가면 반드시 금괴를 찾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기씨가 현재 북한에 살고 있으며, 자신에게 금괴 발굴을 위임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화사 측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문화재 훼손 우려도 제기한다. 대웅전이 문화재(보물 제1563호)여서 발굴하려면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대구의 배모(55) 변호사를 선임해 확인 작업에 나섰다. 12월 29일에는 동화사의 동의를 얻어 금속탐지 전문가와 뒤뜰을 조사했다. 금속탐지기 조사에서 지하 1.2m에 금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땅속에 전선·통신선 등이 있긴 하지만 이와 다른 물체가 감지됐다는 것이다.
김씨 측은 동화사 측과 협의해 발굴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소유물반환청구소송을 내는 등의 해결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배 변호사는 "금괴가 발견될 경우 소유권은 기씨로부터 증여를 받은 김씨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화사 측이 김씨 것이란 증거가 없다며 소유권을 주장할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동화사의 동의를 얻어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하면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발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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