運(운)보다 命(명)
2011.6.2 호호당의 김태규님
타고난 것을 命(명)이라 하고 살아가면서 맞이하는 환경의 변화를 運(운)이라 한다. 줄이면 命運(명운)이 된다. (이 점에 대해서는 그간 글을 통해 누차 얘기한 바 있다.)
어떤 이의 命運(명운), 즉 명과 운에서 중요한 것은 命(명)이다. 다시 말해 타고난 됨됨이가 훨씬 중요하다.
타고난 명이 훌륭한 사람, 됨됨이가 좋은 사람은 운이 하강기, 다시 말해 운의 순환에 있어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더라도 나름의 품위를 잃지 않고 처신하고 또 행동한다. 그 바람에 남들은 그가 운세 하강기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오늘 그 좋은 예를 하나 들고자 한다.
신문에서 미국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2006 년 부시 대통령 시절 장관에 지명되어 임무를 수행하던 그는 오바마 민주당 정권에서도 여전히 장관직을 이어가다가 이제 그만 물러난다고 한다.
로버트 게이츠, 그 인품과 지도력이 얼마나 훌륭했으면 그럴까? 동시에 이 양반의 운명은 사람이 운의 하강기에도 얼마든지 멋지고 품위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라 여겨지기에 소개한다.
게이츠 장관은 1943 년 9월 25일 생이다.
사주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생시는 모르지만 경력을 보면 능히 짐작할 수 있다.)
癸未(계미)년
辛酉(신유)월
丙戌(병술)일
日干(일간)이 丙火(병화)이고 추분 다음 날 태어났으니 곡식을 익게 하는 가을 태양이다.
월에 辛金(신금)이 있고 생년이 癸未(계미), 창조적 마인드의 소유자라기보다는 신중한 통찰력의 소유자로서 어떤 일을 냉철하고 세심하게 마무리하는데 능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말해준다. 그러니 정보 업무, 즉 CIA 에서 일하기에 딱 알맞은 적성이었다.
그러나 타고난 기질은 어디까지나 불인지라 공군에서 복무했다. (육해공군 중에서 공군은 하늘, 즉 오행 상으로 불의 기운이다.)
게이츠 장관에게 있어 운기의 절정은 1986 丙寅(병인)년이었고, 그 해 그는 CIA 부국장으로 승진했다. 국장이야 어차피 정치 쪽이니 실무직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른 셈이다.
그리고 운기 절정을 지나 처음 맞이하는 財運(재운), 1991 辛未(신미)년에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를 CIA 국장에 임명했다. 생애를 통해 가장 영광되고 보람찬 순간이었을 것이다. (운기 절정 뒤의 첫 번째 재운이야말로 가장 수확이 크다.)
그러다가 1993 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그는 공직을 떠나게 되었고, 이후 여러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1986 년이 운기 절정, 즉 立秋(입추)였으니 2001 년은 立冬(입동), 겨울 운으로 들어섰고 2006 년은 그의 운기 상으로 양력 12월의 大雪(대설)이었다.
그러나 눈 펄펄 내린다는 大雪(대설)운에 그는 아들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국방장관 지명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오바마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국방장관 직을 이어갔다. 당을 떠나 그의 지도력이 크게 인정받은 것이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그가 금년 2011 년, 나이 68 세의 그가 국방장관직을 떠난다고 한다. 올해는 그에게 있어 운기 상으로 小寒(소한)이다. 그간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나라를 위해 쏟아내고 이제 명예롭게 퇴진하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은 운이 좋으면 그런대로 잘 나가게 되지만, 운기가 하강하면 얼마 가지 않아서 바닥을 드러낸다.
대개 운의 정점에서 18 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시들해지고, 23 년이 지나면 ‘반드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그간의 누적된 잘못들, 잘못된 가치관 등으로 해서 곤경에 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양반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게이츠 장관의 운세 정점은 1986 년이었으니 그로부터 23 년이 지난 시점은 2009 년이 된다. 그러나 게이츠 장관은 이때에 이르러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방장관직에 남아달라는 요청까지 받은 것이다.
그러니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품과 능력이 얼마나 훌륭하면 그러랴! 진실로 멋진 CIA 요원이 아닐 수 없고 실로 우아한 마무리라 하겠다.
또 한 사람 소개한다. 세계 유수의 갑부 빌 게이츠가 그렇다.
日干(일간)이 壬水(임수)인 빌 게이츠는 1955 년생이다. 이 부호의 운세는 1982 壬戌(임술)년이 운기의 절정이었으니 그로부터 30 년이 지난 내년 2012 년은 운기의 바닥이 된다.
내년이 운세바닥이건만, 여전히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니 대단한 것이다.
빌 게이츠의 사주를 보면 그다지 인품이 좋은 사람은 아니라 판단된다. 지는 것을 싫어하고 허영도 상당히 강한 사람이라 본다. 물론 대단히 명석하고 영리한 사람이며, 목표를 추구해가는 능력과 끈기가 엄청난 사람이다.
이 사람은 1975 년, 대학교 2학년 시절에 학교를 자퇴하고 사업을 시작했으며, 그로부터 정확하게 30 년 뒤인 2005 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무엇보다 이 사람의 뛰어난 장점은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정확하게 알고 행동했다는 점에 있다.
아울러 뛰어난 점이 또 있으니, 윈도우 운영체제를 끝으로 더 이상의 큰 꿈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그냥 윈도우를 공급하면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이며 그 이상의 것은 없다. 그런 면에서 이 회사는 더 이상의 발전성이나 비전이 없다 하겠지만 그 바람에 빌 게이츠는 부호의 위치를 굳건히 지금까지 지킬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만일 그가 계속 더 큰 것을 꿈꾸는 사람이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벌써 망했거나 인수 또는 합병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分數(분수)를 알기에 가능한 일이다.
입으로 장사하는 경영학자들이나 컨설턴트들은 부단히 진화 발전하는 회사를 더 높게 사지만, 그거야 그들의 장사용 구호이고 이처럼 일단 크게 이룬 다음 야무지게 지키는 것 또한 대단한 능력인 것이다.
아직 나이도 그리 많지 않는 사람이 돈이 있고 의욕이 있으면 공연히 이것저것 자꾸 손을 데기 마련인 법인데, 빌 게이츠는 냉철하고 야무지게 자신의 시장을 위탁경영자들을 시켜서 방어할 뿐, 더 이상의 야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른바 守成(수성)의 일대 高手(고수)라 하겠다.
그 바람에 지금 그의 운은 바닥에 가깝지만, 헛된 짓을 하지 않으니 여전히 세계 몇 위의 부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오로지 냉철하고 쓸데없는 명예욕을 자제할 줄 알기에 평생 부와 권력을 이어갈 수 있음이다.
이처럼 운의 상승과 하강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고난 성격과 자질, 가치관이라 하겠으니 줄이면 命(명)이 되는데, 명이 운보다 중요함을 말해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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