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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대하는 두 대통령, 국격의 차이란 이런 것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1. 3. 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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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를 대하는 두 대통령, 국격의 차이란 이런 것
(양정철닷컴 / 양정철 / 2011-03-16)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시민들에게 술을 따르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습니다.

 

조용기 목사의 대일 발언이 엄청난 사회적 비판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수쿠크법을 둘러싼 갈등도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 기도 논란은 불교계 이슈로까지 확대됐습니다. 이래저래 기독교계 일부의 문제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이 자꾸 확산되는 양상이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참여정부 시절에 최근 같은 종교적 편향으로 인해 생긴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별로 없었습니다. 결국 대통령과 일부 기독교계 지도자들의 지혜롭지 못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문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이 지난번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하나님을 향해 무릎 꿇은 일을 문제 삼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인 대통령이기 때문에 평소 종교편향 시비가 없도록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교회 사람을 중요 자리에 앉혔습니다.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가 국가의 잘못된 인사를 풍자하는 조어(造語)에까지 등장한 일은 비극입니다.

 

그들이 교회 사람이기 때문에 중용됐는지,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는지에 대해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는 것입니다. 종교적 이유로 그들을 중용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그런 처신은 공무원들에게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타 종교에 대한 폄훼와 조롱의 분위기는 우연이 아닙니다. 무릎기도 논란도, 수쿠크법 논란도 그런 불신의 누적이요 연장이요 폭발일 겁니다.

 

이 대통령은 대체 어떻게 해야 그런 오해를 안 받느냐고 억울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아래 글을 읽어보십시오. 노 대통령이 2005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했던 인사말 전문입니다.
 
기독교계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의 권위와 국민들의 존경과 사회적 상생을 위한다면 아래 글을 읽어보십시오.

 

노 대통령은, 하나님과 교회의 존엄과 권능을 존중하면서도 우리 시대에 필요한 교회의 정신을 정중하게 당부합니다. 기독교 지도자들이 맡아줘야 할 시대적 사명에 대해서도 예의를 갖춰 부탁합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대통령이 “나와 뜻이 다른 사람, 나를 공격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갈등과 반목을 풀어나가자고 호소도 합니다. 몸과 자세를 한껏 낮춰, 스스로의 부족함도 고백합니다. 그러나 강하고 교만한 사람 편에 서지 않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의 편에 서서 일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합니다.

 

국가조찬기도회 등 기독교 행사를 대하는 두 대통령의 태도까지 비교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종교인과 종교를 대하는 두 대통령의 인식은 비교를 하고 싶습니다. 걸핏하면 국격, 국격, 합니다. 한 나라 국가원수의 종교를 대하는 인식, 종교인들을 대하는 인식이 이 정도는 돼야 국격 타령할 수 있지 않을까요.

 


노무현 대통령 국가조찬기도회 인사말 전문

 


여러분 감사합니다. 모두가 다 잘 아시듯이 저는 교회에 나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이 순간 이 방안에 가득한 하느님의 은총을 몸으로 느낍니다. 또한 하느님의 권능을 믿습니다.

 

여러분들의 간절한 기도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멀리 해외에서 오신 동포 여러분 그리고 오늘 우리 조찬기도회를 축하해 주기 위해서 함께 축복하기 위해서 참석해 주신 외국인, 정치인 여러분, 또 종교인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가 아직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을 꼭 실천하겠다고 하는 의지는 또한 간절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허락하신 질서는 자유와 평등의 질서라고 생각합니다. 부당한 침략과 지배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지키도록 국가를 만들게 하셨습니다. 일본의 침탈에 맞서 나라를 되찾고자 국민들이 일어섰을 때 우리 기독교 지도자들이 앞장섰습니다.

 

위험과 고난을 무릅쓰고 일어섰고 희생을 감수했습니다. 독재정권 아래에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이 유린당할 때도 기독교 지도자들은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역시 많은 고난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고귀한 용기이고 또한 거룩한 희생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에 무관심과 안일에 빠져 있던 저를 일깨워서 양심에 눈뜨게 하고, 옳은 일에 가담하도록 용기를 북돋우고, 인도해 주신 분들도 역시 기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인연입니다.

 

그 고마운 하느님의 명을 받으신 분들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오늘 이 조찬기도회를 여셨으니 이 나라와 국민에게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초대받은 저에게도 큰 영광이고 또한 큰 축복입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자리의 기도에 감사하면서 이 자리가 아니라도 나라를 위해서 또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최건호 목사님(조찬기도회 설교)께서 금방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전에 저는 투쟁을 얘기했지만 인권을 위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과거의 역사가 그랬듯이 그 투쟁은 또한 불가피했지만,

 

그러나 이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도 없습니다. 또한 인권을 짓밟는 독재정권도 없습니다. 명실공히 이제 국민이 다스리는 국민주권시대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제 민주주의의 핵심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화해와 포용입니다. 대통령도 그리하겠습니다. 상대를, 나와 뜻이 다른 사람을, 나를 공격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만큼 반드시 상대를 존중하겠습니다. 그리고 뜻이 다를 때는 대화와 타협으로 뜻을 맞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사람 사는 역사가 이미 증명하고 있듯이 모든 사람의 뜻이 다 하나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규칙으로 선거하고, 규칙으로 표결하고, 그래서 그 결과에 승복하고, 그다음에 다음 심판의 시기까지 기다리고, 또 패자는 그때 가서 다시 심판을 받아서 다시 승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이렇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칙이자 또한 도리입니다.

 

이 민주주의의 원칙을 저도 충실히 따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항상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제 양심이 깨어 있고 제 용기가 꺾여지지 아니하고 절제할 수 있도록 그렇게 기도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가 변호사 하던 시절에 목사님들께서 인도해 주셨지만, 제가 강하고 교만한 사람 편에 서지 않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의 편에 서서 짧은 기간이나마 일할 수 있게 해 주신 데 대해서 저는 무한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평생 그것을 저에 대한 축복으로 생각하고 살겠습니다.

 

정치가 지역으로 분열돼서 서로 반목하고 해결책 없이 다툴 때 제가 지역감정의 한편에 서지 않고 상대와 함께 분열에 가담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용기를 주신 데 대해서 지금도 저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갈등이 많습니다. 이 갈등을 잘 풀어나가고 또 반목을 잘 아울러서 우리 국민들이 하나 되게 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제게 주십시오.

 

또 지금 우리는 위기라고 얘기하지만 또한 아울러서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나가보면 우리나라만큼 부러움을 사고 있는 나라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되는 나라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만큼 불평이 많은 나라도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성취동기가 너무나 높고 강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잘 이용하면 국가발전에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또 지도자들이 잘 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축복받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 가지로 모자란 점도 많습니다. 그러나 항상 어려울 때 지금까지 크게 용기를 주고 또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셨듯이 앞으로도 그와 같은 용기를 계속 주시도록 그렇게 기도해 주십시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양정철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4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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