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대하는 두 대통령, 국격의 차이란 이런 것
조용기 목사의 대일 발언이 엄청난 사회적 비판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수쿠크법을 둘러싼 갈등도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 기도 논란은 불교계 이슈로까지 확대됐습니다. 이래저래 기독교계 일부의 문제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이 자꾸 확산되는 양상이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참여정부 시절에 최근 같은 종교적 편향으로 인해 생긴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별로 없었습니다. 결국 대통령과 일부 기독교계 지도자들의 지혜롭지 못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문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이 지난번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하나님을 향해 무릎 꿇은 일을 문제 삼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인 대통령이기 때문에 평소 종교편향 시비가 없도록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교회 사람을 중요 자리에 앉혔습니다.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가 국가의 잘못된 인사를 풍자하는 조어(造語)에까지 등장한 일은 비극입니다.
그들이 교회 사람이기 때문에 중용됐는지,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는지에 대해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는 것입니다. 종교적 이유로 그들을 중용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그런 처신은 공무원들에게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타 종교에 대한 폄훼와 조롱의 분위기는 우연이 아닙니다. 무릎기도 논란도, 수쿠크법 논란도 그런 불신의 누적이요 연장이요 폭발일 겁니다.
이 대통령은 대체 어떻게 해야 그런 오해를 안 받느냐고 억울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아래 글을 읽어보십시오. 노 대통령이 2005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했던 인사말 전문입니다.
노 대통령은, 하나님과 교회의 존엄과 권능을 존중하면서도 우리 시대에 필요한 교회의 정신을 정중하게 당부합니다. 기독교 지도자들이 맡아줘야 할 시대적 사명에 대해서도 예의를 갖춰 부탁합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대통령이 “나와 뜻이 다른 사람, 나를 공격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갈등과 반목을 풀어나가자고 호소도 합니다. 몸과 자세를 한껏 낮춰, 스스로의 부족함도 고백합니다. 그러나 강하고 교만한 사람 편에 서지 않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의 편에 서서 일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합니다.
국가조찬기도회 등 기독교 행사를 대하는 두 대통령의 태도까지 비교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종교인과 종교를 대하는 두 대통령의 인식은 비교를 하고 싶습니다. 걸핏하면 국격, 국격, 합니다. 한 나라 국가원수의 종교를 대하는 인식, 종교인들을 대하는 인식이 이 정도는 돼야 국격 타령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양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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