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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용틀임할 때>>

◆경제지혜·미래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1. 3. 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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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용틀임할 때

세일러 (idca****)  2011.03.04 08:28

 

 

1. 이집트 사태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

2. 권력과 民, 민주주의, 인터넷, 아고라

3. 역사가 용틀임할 때 

 

  

그저께 9시 뉴스를 보니 히잡을 두른 아랍 여성들이 시위에 나선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아랍권 시위 도미노‥"히잡 두르고 거리로" MBC TV 2011.03.02 오후 9:00

 

현재 중동의 민주화 요구 시위는 오만과 시리아 등 아랍권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어제는 33년간 독재를 이어온 예멘 대통령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 예멘 대통령연내 사퇴”, 야당과 합의…‘33 독재’ 마감 경향신문 2011.03.03 오후 9:45

 

리비아의 카다피가 아직까지 버티고 있습니다만(그리고 어제는 중재안이라는 것도 나온 모양입니다만), 단지 시간문제일 뿐 결국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하여 기총사격을 가한다는 것은, ‘미치광이라는 한 마디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카다피는 광인이 잘못해서 권좌에 앉아 있던 것일 뿐입니다.

 

현재 모든 관심의 초점은 중동입니다만,

도도한 민주화의 물결은 결국 중국에 이르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집트도 해냈는데" 중국, 제2의 '천안문'사태 우려 '초긴장' 유코피아 2011.02.02

 

이번에 중동의 민주화 시위를 직접 촉발시킨 동력은 경제문제입니다.(근본적인 원인은 물론 민주주의의 결여입니다.) 지나친 빈부격차, 높은 실업률에 더하여 식품가격이 폭등하니 민심이 글자 그대로 폭발한 것입니다.

 

사람은 먹지 못하면 죽습니다. 생존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지요. 그러다 보니 역사적으로  식량가격의 폭등은 항상 민중의 폭동과 왕조의 몰락을 부릅니다. 이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와 미래에도 변치 않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상기후로 인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적으로 식량 가격이 소득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저의 관점을 수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번 글은 이 문제에 대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식량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민주화 혁명을 낳은 중동의 사정은 중국과 판박이로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일하게 한 가지 다른 점은 중국의 실업률이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 때문에 아직까지 중국이 비교적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고용사정은 현재가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8 4분기와 20091분기에 경제성장률이 6%대로 떨어졌을 때, 무려 2천만명의 실업자가 동부연안의 수출제조업 공장지대에 집중해서 발생했습니다. 앞으로 똑 같은 상황이 다시 찾아온다면, 모든 사정이 중동과 같아집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써온 저의 글들은, 앞으로 똑 같은 상황이 다시 찾아올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통화량을 팽창시켜 부동산버블을 조장함과 동시에 과도한 공공투자, 미국의 경기부양책으로 다소 살아난 수출시장을 통해 버텨온 중국으로서는 앞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중국은 천안문사태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두려워하는 중국은 중동의 민주화 시위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차단해버렸습니다.

이를 보면 중국이 얼마나 취약한 나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은 철저하게 통제되는 체제를 갖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가끔 듣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인터넷을 통제하는 모습은, 강함의 증거가 아니라 약함의 증거입니다.

 

지난 달 19일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중동의 재스민 혁명에 고무되어 소규모의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그 날 수도 베이징에서 재스민 꽃을 들고 나온 시민의 팔을 강압적으로 비틀어 체포하는 모습이 우리나라의 9시 뉴스에도 생생하게 보도되었습니다.

 

그 시민은 공안요원에게 체포당할 때, 나는 쇼핑을 하러 나온 시민일 뿐인데 왜 체포하는 것이냐고 항변했습니다. 그 베이징 시민의 항변은 매우 타당한 것입니다. 중국 당국은 무엇이 두려워서, 그냥 꽃 한 송이를 들고 쇼핑하러 나온 시민을 그와 같이 강압적인 방식으로 체포하는 것일까요?

 

이를 보면 중국이 얼마나 약한 나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저 꽃 한 송이를 들고 쇼핑을 하러 나온 시민 한 명도 두려운 것입니다. 너무 두려운 나머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앞에서조차 팔을 꺾는 폭압적인 모습으로 체포하고 있습니다.

 

중동의 민주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미국의 태도에 대해 위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위선이 맞습니다. 지금까지 중동의 민주화가 지연된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분명 미국의 중동정책도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국제사회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정글로 보면 딱 맞습니다어떤 다른 나라 국가에 대해 선의를 기대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어떤 국가든지 모두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지, 자국민을 제쳐놓고 타국민을 위해 움직이는 국가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동의 민주화 운동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는 분명 위선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 비해 중국은 값싼 위선적인 태도조차 취하지 못할 만큼 약한 나라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베이징 시민이 체포당하던 뉴스 화면에서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꺼내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번 촛불시위 때에 전투경찰이 시위대를 폭행하는 장면들이 고스란히 휴대폰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됨으로써 전 국민의 공분을 사게 되고, 시위가 대거 확산되는 과정을 경험한 바가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박찬욱 감독이 휴대폰으로 찍은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되고 베를린 영화제의 단편부문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번 촛불시위 때만 해도 휴대폰으로 촬영된 동영상은 흐릿했는데, 이번에 같은 일이 생긴다면 이제는 생생한 HD 영화급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타고 전파될 것입니다.

 

IT혁명, 인터넷 혁명은 이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들의 생활 전반을 많이 바꿔놓고 있습니다.

 

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자랑하는 중국 공산당 정부라고 해도, 앞으로 중국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제 2의 천안문 사태가 다시 벌어지면 이번에는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 천안문 사태 때는 탱크를 동원하여 짓밟고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도 공산당 정부가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탱크라는 무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어떤 권력도 총칼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것입니다.

권력은 더 큰 부분을 정보의 독점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정보의 수집과 배포의 통로를 독점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정보의 수집과 배포의 통로를 독점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진실을 감추고 숨깁니다. 자신들이 의도하는 정보만 배포함으로써 국민들을 속이고 권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IT혁명,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모든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리비아의 카다피가 몰락하는 모습을 전 세계인(중국인들을 포함하여)들이 생생하게 지켜보게 되면, 그 학습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권력이 총칼만으로는 국민들을 억압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권력이 들고 있는 총칼이라는 것이 사실은 매우 허약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만약 중국에서 제 2의 천안문 사태가 벌어지면 과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예전 글들을 통해, 지금은 역사가 용틀임을 하는 시기라는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대략 아래의 글들이 비슷한 취지의 뜻을 담고 있는 글들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한 번씩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역사는       10.01.12

흐름을 읽는 사람, 읽지 사람    09.12.21

바다이야기와 집재벌     09.11.23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할     09.11.09

 

지금은 자본주의가 지나온 세월동안 체제 내에 쌓인 노폐물들을 모두 털어내고 환골탈태하기 위해 아주 거칠게 용틀임을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완전히 뒤집어놓는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경제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시점에는 사회, 문화, 정치 등 인간 삶의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같이 수반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금 중동에 불고 있는 민주화 열풍은 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변화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중동의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태가 진행되는 전광석화 같은 속도에 크게 놀랐습니다.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시작된 것이 작년 12월의 일입니다. 이 혁명의 불길이 번져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을 내쫓고, 중동 전역으로 번진 이후 중국의 베이징 시민이 재스민 꽃을 들고 거리로 나선 시점이 지난 2 17일입니다. 불과 한달 반 만에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진 것입니다. 인터넷 혁명이 불러온 속도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커다란 변화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전개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나타나게 될 것으로 제가 생각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변화들에 대한 글들을 좀더 서둘러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러한 변화들은 당연히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전 세계 각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되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면 우리나라는 당연히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또 하나는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리비아의 카다피가 무력에 의존하다 무너지는 모습은 북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화폐개혁 실패의 후유증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징후가 여러 경로를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취약했던 나라가 그 때문에 훨씬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래저래 우리나라는 매우 근본적이고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남북간의 전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제 글에 달아주시는 댓글을 통해 이를 걱정하시는 분들을 꽤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그림으로 봐도 그렇고,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세부 경과를 지켜봐도 그렇고, 남북간의 전쟁은 아닐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전 세계에 걸쳐 5년에서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벌어질 일들이 향후 100년의 모습을 결정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는 시점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선택을 할 때, 100년 뒤까지를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의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들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들의 삶 역시 긴 안목을 가지고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느냐, 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한국인들도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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