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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어지러운 드잡이질

◆경제지혜·미래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10. 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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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어지러운 드잡이질 _ 2010.10.13

 

 

 

Global Two, 줄여서 G 2 가 대단한 싸움판을 펼쳐놓았다. 쌍방 간에 진짜 전쟁을 치를 처지는 아니지만, 물리력을 제외한 모든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그 바람에 다음 달 있을 G 20 정상회담장은 아주 살풍경한 모습이 연출되게 생겼다.

 

오늘은 이 美中(미중) 난타전에 대해 캐스터 겸 해설자로서 라이브 중계를 해보고자 한다. 관심은 많으나 어딜 봐도 어려운 말만 하지 속 시원히 얘기해주는 곳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중국 너희들이 위엔화를 대폭 올려야만 쓰겠다는 미국이다. 이는 다름 아니라 중국이 이제 좀 죽어 주어야 그나마 살겠다는 미국의 입장이고 그 점에 대해 대충(?) 동조하는 유럽연합, 그리고 약간은 손익계산서를 달리 하는 일본과 우리 등이 얽혀있다.

 

이에 중국은 죽어도 나 혼자만 고분고분히 죽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2008 년 금융위기가 터지던 순간부터 즉각적으로 이 문제의 모든 원인은 중국에 있다고 덮어 씌웠다. 그리하여 만든 新造語(신조어)가 글로벌 임밸런스(Global Imbalance), 글로벌 차원에서 균형이 잡혀있지 않다는 내용의 말이었다.

 

중국 너희들은 위엔화의 가치, 즉 환율을 낮게 조작해서 그간 무진장 미국으로 수출해서 달러를 잔뜩 벌어들이기만 하고 미국으로부터 수입일랑 쥐꼬리만큼만 하는 바람에 문제가 이렇게 되었다는 미국의 주장이다. (웃기는 것은 정작 미국 물건 그다지 사줄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무역 상대방이 환율을 낮게 가져간다는 것은 수입하는 나라의 입장에서 상대방 물건의 가격인하와 같기 때문에 사실 나쁜 일이 아니다. 백화점에서 하는 바겐세일을 싫어하는 사람 없듯이 미국도 그런 상황을 즐겨왔다.

 

미국 시민들은 수 십 년간 저렴한 중국 물품을 즐겨왔으니, 사실 상황을 그렇게 유도한 것은 미국이었다.

 

그러다가 상대가 너무 컸다 싶으면 이따금씩 상대국의 환율을 크게 올리게 해서 그 나라의 기운을 한 번씩 꺾어놓곤 하던 미국이었다.

 

독일이 그런 낭패를 당했고 일본도 1985 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를 왕창 올리면서 잃어버린 20 년을 맞이해야 했다. 우리 역시 멋모르고 대충 따라하다가 1997 년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런 것을 이제 미국은 중국도 겪으라는 것이 지금의 위엔화 절상 요구이니 중국 너희들도 대충 한 번 죽어주어야 쓰겠어 하는 미국이다.

 

어디 한 두 번도 아니고 그간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환율 인상은 바로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공식화된 마당에 중국이 순순히 위엔화를 올려줄 리는 만무하다.

 

독일이나 일본 그리고 우리야 그간 냉전을 거치며 미국의 ‘꼬봉’으로서 엄청난 수혜를 챙겨온 입장이라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방법이 없었지만, 중국은 입장이 다르다.

 

독일이나 일본, 그리고 우리야 그간 득을 봤으니 그 반대로 미국의 그런 요구를 들어주면서 발생하는 막대한 손실을 눈에 보이지 않는 安保費用(안보비용) 항목으로 처리했다 할 것이다.

 

하지만 방위를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중국 입장에서 한 번 죽어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설령 들어주고 싶어도 그것을 처리할 계정과목이 없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더러 損費(손비) 처리항목이 있으니 잘 찾아보라는 식이다. 우리 미국 말을 안 들으면 여기저기 골치 아픈 구석이 터져 나올 것이라는 식의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중국 너희들이 정 ‘위엔화 절상’이라는 성의 표시를 하지 않으면, 좀 민망하긴 하지만 미국 우리 스스로가 달러를 무진장 찍어서 전 세계에 뿌려버리겠다는 毒手(독수)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달러 찍어내기, 다른 말로는 ‘量的緩和(양적완화)’의 방아쇠를 당기겠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결과적으로 위엔화의 가치를 올리는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이 달러 찍어내기 방식의 부작용이 이만저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그간의 양적 완화는 경제를 이 정도나마 부양하는데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 치더라도 이번 양적 완화는 성질도 다르고 경제 부양효과도 사실상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

 

그저 달러를 왕창 찍을 것 같으면 위엔화만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엔화도 오르고 유로화도 오르고 우리 대한민국의 원화도 오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니 이는 일본도 유럽연합도 그리고 우리도 견딜 수가 없게 된다.

 

나아가서 미국 국민들의 삶도 더욱 피폐해질 수 있다.

 

그래서 毒手(독수)라고 말하는 것이고, 이에 아직까지 미국 역시 말로만 그럴 뿐 아직 시행에 들어가고 있지는 않다.

 

달러 찍어서 전 세계로 푸는 이 독한 정책은 모두가 다 함께 죽자는 정책인 것이니 마치 피부에 난 부스럼 하나 잡고자 지독한 고단위 항생제를 내복하는 것과 같다.

 

이에 중국은 ‘좋아, 우리만 죽기 보다는 뭐 다 함께 죽지 그래’ 하고 거칠게 응수하고 있다.

 

미국은 한편 양적완화 정책으로만 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리저리 독 묻은 暗器(암기)와 날카로운 표창을 연신 날려 보내고 있다.

 

최근에 날린 대표적인 표창은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란 인물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 일이 그것이다.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 사람들이 결정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 미국의 꼬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노르웨이가 중국 인권운동가에 상을 수여하면서 이제 중국은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과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권과 민주주의가 인류 보편의 가치’라는 말이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西歐(서구)식 인권과 민주주의의 개념인 것에 불과하다.

 

그것을 놓고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과 문화 주체가 공유하는 가치라 말하기에는 語弊(어폐)가 적지 않다.

 

좀 더 냉정히 말하면 ‘말장난’이다.

 

이미 미국 내에서도 미국 제국주의의 문제점 중에 하나로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다른 문화권에 억지로 강요하는 것에 있다는 반성이 일고 있을 정도이다.

 

그런 마당에 중국 인권 운동가에게 노벨 평화상을 준 것은 베이징 천안문 광장 한복판에 정치적 폭탄 테러를 가한 것으로 대다수 중국인들은 받아들일 것이다.

 

중국은 ‘메이드 인 西歐(서구)’ 제품인 맑스 레닌주의를 이미 폐기처분한 나라일 뿐 아니라 자칫 혼란을 조장할 수 있는 高費用(고비용)의 미국식 민주주의도 결코 만만히 수용할 마음이 없다.

 

중국인들은 오랜 역사를 통해 무엇보다도 정치적 혼란이야말로 백성의 삶을 어렵게 하는 제1차적 원인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서구식 민주주의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일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세로 자리 잡으려면 아직 요원하다.

 

이에 미국은 오래 전부터 집요하게 중국더러 서구식 민주주의를 수용하도록 해서 한바탕 혼란을 일게 하면 중국의 뻗어가는 기운을 한 번 세게 밟아놓을 수 있다는 계산을 전략적으로 펼쳐왔다. 이에 일본도 동의하고 있고 유럽도 대충 합의하고 있다.

 

사실 이 문화전쟁, 가치전쟁은 미국과 중국 간에 오래 전부터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는데, 이번 위엔화 문제로 다시 한 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거칠게 저항하고 있다. 얼마 전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사건도 중국 내부를 결집하고 미국의 흔들기에 그냥 당하지는 않겠다는 중국의 노골적인 대응책이 아닌가 싶다.

 

그런가 하면 며칠 전 중국은 미국의 서태평양 지배를 상징하는 항공모함 군단을 일격에 무찌를 수 있는 항모 킬러 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다시 이에 일본 역시 새로운 잠수함 군단을 건설하겠다고 대응에 나섰으니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실로 일파만파의 국면이다.

 

우리의 천안함 사건 역시 그런 면에서 중국은 끝내 북한의 소행임을 알면서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연막을 치고 있는 셈이고.

 

이처럼 도처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마다 암기와 표창, 날카로운 무기들을 총동원해서 상대를 공격해가고 있다.

 

이에 우리 입장은 어떤가?

 

중국이 위엔화를 절상하면 우리에겐 정말 큰일이다. 이미 우리 경제의 상당 비중은 중국 시장에 쏠려 있으니 위엔화 인상으로 중국 경제가 어렵게 되면 우리에겐 치명타가 될 것이 명백하다.

 

그렇다고 미국이 진짜 양적 완화를 통해 달러를 대폭 낮추게 되면 그 또한 우리 수출 전반에 엄청난 부담과 손실로 작용할 것이니 우리 입장에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

 

그런 우리는 얼마 전 열린 IMF 총회에서 환율 문제가 타협되기를 간절히 소망했지만 실패했고 이제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열릴 G 20 정상회담장에서 기막힌 타협책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피차간에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환율 전쟁은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G 20 서울 회담에서 결렬이 확인되면서 모두가 함께 죽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것이 내 예상이다.

 

그러나 함께 죽는다고 하더라도 잘 만 하고 정신만 바짝 차리면 반창고 정도만 붙이고 빠져나올 수도 없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만일 함께 죽는 공멸의 코스로 간다면 12 월에서 1월에 걸쳐 그 본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보통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이 그 때라는 것이다.

 

달러가 과연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현 시점에서는 판단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하겠다. 원자재 또한 그렇다.

 

 

- 호호당의 김태규 칼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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