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없는 시민들, 인생을 어떻게 살기에 그따위냐
(서프라이즈 / 워낭소리 / 2010-09-25)
4대강 죽이기의 실체도 그렇고, 천안함의 진실도 그렇고, 유쾌한 민란도 그렇고, 누군가 설명해 주지 않으면 알지도 못할뿐더러 혼자서는 알아볼 생각조차 없다. 이름만 민주 시민일 뿐, 실상은 개념 없는 족속들이다.
이게 어디 누가 누구에게 설명해주어야 할 일인가. 각자 알아서 스스로 챙겨야 할 일들이고, 그게 국민주권의 원리이다. 도대체 인생을 어떻게 살기에 이 모양일까. 세상을 이따위로 사니까 투표율은 늘상 50% 안팎이고 그 결과로 맨날 소수 특권층에게 휘둘리는 것이다.
직접 민주정이라는 모델을 제시한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처럼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이디오테스(idiotes)’라고 불렀다. 이디오테스란, 세상이야 어찌 돌아가든 말든 내 집안일에만 신경 쓰다가 끝내 자기들 스스로의 고립을 자초하는 흩어진 개개인들을 말한다. MB 정권이 온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드는데도 팔짱 끼고 구경만 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곧 이디오테스인 것이다. 이 사람들은 나라가 망해도 저따위로 살아갈 것들이다.
말이 나온 김에, 아테네 민주정의 황금기를 연 페리클레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전사자 1주기 추도식에서 행한 연설문의 하이라이트만 편집하여 보자.
“우리의 정치체제는 민주정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권력이 소수가 아니라 전체 인민의 수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적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합니다. 공직을 임명할 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특정 계층의 사람인가 하는 점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실제적인 능력에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국가에 봉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한, 그가 가난하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무시당하지 않습니다.
… 중략 …
여기에서 각 개인은 그 자신의 일만이 아니라 국가의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사업으로 분주한 이들조차도 일반적인 정치 사정에 고도로 정통합니다. 이것은 우리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특성입니다. 우리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 자신의 사업도 염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이 나라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실로 가장 용감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인생에서 감미로운 것이 무엇이며 쓰라린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알고, 닥쳐오는 것에 감연히 맞서는 사람입니다.” |
페리클레스의 연설문을 읽으면서 나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게으른 국민들을 이끌고 민주정을 펼쳐 가려 했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피눈물나는 정치 역정을 떠올렸다. 페리클레스를 볼 때마다 김대중-노무현과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투표율이 최소 70%는 넘어야 비로소 시민이 나라의 주인인 시민사회가 열린다. 내 생전에 그 모습 꼭 보고 싶다.
서프-아고라에서 씹어주지 않았다면 민주당은 이미…
(서프라이즈 / 워낭소리 / 2010-09-25)
만약 서프라이즈나 아고라 등에서 민주당을 꼭꼭 씹어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민주당은 어찌 되었을까? 이미 한나라당의 품에 안겨 교태나 부리면서 용돈이나 타 쓰고 있을 테지. 박지원 민주당 대표와 김황식 총리 사이에 오간 말들을 봐도 그렇고, 민주당은 기회만 있으면 한나라당과 음탕한 시선을 주고받느니라 얼이 반쯤은 빠져 있다.
그러고 보면 서프와 아고라 등은 민주당과 진보의 타락을 방지하는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이다. 6월 2일에 지방선거에서 선거혁명을 이루는 데 일조하였고,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는 데도 앞장섰다. 돌이켜 보면 당시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체념했던 일들이다.
방구석에 앉아서 키보드 두드린다고 세상이 바뀌느냐 하는 비웃음도 많았으나, 네티즌들은 그 비웃음을 감수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었다. 나도 그 네티즌 중의 한 사람이며, 이로써 노무현을 지켜주지 못한 죄의식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내가 철딱서니가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천성처럼 굳어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청소년기에 자살로 생을 끝냈을 것이다. 내가 오늘도 숨 쉬고 있음은 순전히 긍정의 힘 덕분이다.
하루는 훈장이 마을 앞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홍경래에게 시 한 수를 지어 보였다.
“山不渡江江畔立, 水難透石石頭流”
-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여 강가에 서 있고, 물은 돌을 뚫지 못하여 돌머리로 흐른다.
스승의 시를 읽고 난 홍경래는 다음과 같은 답시를 지어 올리는데,
“山欲渡江江畔立, 水將透石石頭流”
- 산은 강을 건너기 위하여 강가에 서 있고, 물은 장차 돌을 뚫으려 돌머리로 흐른다.
스승의 ‘不’ 자리에 ‘欲’을 바꿔놓았고, ‘難’ 자리에 ‘將’을 바꿔놓은 것이다. 그야말로 글자 하나에 천지가 개벽하는 장면이 아닌가. 과연 이후 홍경래는 1811년 홍경래의 난을 일으켰고, 이 난은 조선후기 1세기에 걸쳐 일어나는 민란의 신호탄이었다. 나아가 위대한 동학농민전쟁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입이 보살이라고 했다. 안 된다 안 된다 하면 진짜로 안 되고, 된다 된다 하면 진짜로 된다는 말이다. 보라, 민주당을 꼭꼭 씹어주었더니 흘금흘금 우리 눈치를 보는 민주당 박지원 대표의 귀여운 꼬라지를.
내 제1차 목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원수를 갚는 것이다. 그다음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유치해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일단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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