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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의 잘못만으로 교회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고?

◆경제지혜·미래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9. 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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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의 잘못만으로 교회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고?
(블로그 ‘Finding Echo’ / 虛虛 / 2010-09-14)

 


크리스천 연예인들의 고질적인 거짓말 퍼레이드와 낯뜨거운 하나님 찬양 조합을 보고 너무 역겨워 한국교회가 문제라고 한마디 했더니 사방에서 난리다.

 

교인들이 천차만별인데 왜 일부의 잘못만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싸잡아 욕하느냐고 따지는 소리, 원래 기독교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어서 건수 잡아 욕하는 거 아니냐고 흉보는 소리, 매사에 부정적인 시각을 고치지 않으면 불행해진다고 친절하게(?) 코치해주는 목소리들까지, 블라 블라 블라.

 

최희진의 거짓말과 구제불능 한국교회

 

답변할 가치 없는 몇몇 사람들의 시비는 건너뛰고 차제에 한국교회를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이들에게 진지하게 반문하고 싶다.

 

당신들 눈에는 한국교회가 떳떳하고 건강하게 보이는가? 크리스천이란 이름표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의 범법과 비리, 스캔들로 온 나라에 악취가 진동하는데도 그들의 수가 100%에 못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말조차 삼가고 자제해야 하는가?

 

나도 글을 쓰는 사람이고 논리를 배운 사람이라 일반론의 함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소수의 잘못만으로 전체를 매도하는 논리비약을 가급적 경계해 왔다. 그러나 한 번 물어보자. 지금까지 일반의 눈에 비친 한국교회 잘못이 과연 극소수에 불과한가? 그리고 한국교회를 비판하려면 비리 크리스천들의 수치가 과연 어느 정도나 돼야 하는가?

 

저번 글에선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크나큰 물의를 빚고도 당당하게 자신의 미니홈피에서 하나님 찬양 글을 올리는 개념 부재의 언밸런스만 몇 가지 지적했지만, 그러나 한국교회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공정과 준법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범법자 정부’와 범사에 그를 싸고도는 ‘뉴라이트’를 비롯해서 끄떡하면 서울광장으로 뛰쳐 가서 극우보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기총의 몰상식한 작태 하며,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목회자들의 강간과 성추행 소식, 대형교회의 천문학적 빌딩 세우기와 땅 따먹기 경쟁 등등. 지적할 것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말이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를 싸고도는 사람들의 말은 늘 한결같다. 수많은 교회 중에 좋은 교회 나쁜 교회도 있는데 한 묶음으로 도매로 처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말인즉슨 옳다. 그러나 아무리 소수라 해도 정도가 있는 법.

 

모두가 문제 있다고 공감하는 대형교회 교인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어림잡아 족히 200만은 넘는다. 일천만을 자랑하는 한국 개신교인의 20%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쯤 되면 소수라 말하기도 민망하지 않나? 게다가 한기총이 무언가? 한국 기독교를 좌우한다는 사람들의 총회다. 한 마디로 한국기독교 대표집단이다. 이들의 행위를 비판 못 하면 도대체 누구를 비판해야 하는가?

 

그래도 일반론은 안된다며 항의하는 분들에게 해 줄 말이 있다. 성경에서 교회와 크리스천을 뭐라고 하는지 아는가? ‘세상의 빛’(마 5:14)이라 한다. 왜 그런가? 스스로 밝히 빛나서 어둠을 물리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빛으로 인해 모든 이들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공적 존재라는 뜻에서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4~16)

 

크리스천은 말하자면 ‘공인’(公人)이나 다를 바 없다. 모든 행위와 삶이 운명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훤히 드러나게끔 돼 있다. ‘사인’과 달리 ‘공인’은 모든 것이 투명해야 한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 행실로 판단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도 이렇게 말했다.

 

“범사에 네 자신이 선한 일의 본을 보이며…. 책망할 것이 없는 바른말을 하게 하라. 이는 대적하는 자로 하여금 부끄러워 우리를 악하다 할 것이 없게 하려 함이라.” (딛 2:7~8)

 

세상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듯이 그의 제자들 또한 대적한다. 크리스천이 발붙이고 살아야 하는 땅 자체가 이렇게 생겨 먹었다. 그렇기로 바울은 ‘대적하는 자들’이 즐비한 이 세상에서 크리스천들이 잘못된 일로 책망받거나 악하다고 비난받지 않도록 “범사에 선한 일의 본을 보이며 바른말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 실정은 어떤가? 성경의 가르침과는 완전 딴판이다. 선한 일의 본을 보이는 대신 악한 일의 본을 보이는 데 열심이다. 사방천지에 배설물을 쏟아놓고도 스스로 부끄러워하거나 뉘우칠 줄을 모르고 외려 독실한 신앙을 선전·홍보하느라 여념이 없다.

 

행여 누가 손가락질이라도 할라치면 교회 전체가 그런 게 아닌데 너무 심하지 않으냐고 외려 눈을 부라린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신” 예수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가슴을 치고 통곡하겠는가.

 

사람들이 기독교를 ‘개독교’로 바꿔 부른다 하여 인상 쓰고 혀만 찰 일이 아니다. 의식 있는 크리스천이라면, 진정으로 하나님과 교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한국교회가 왜 이런 조롱의 말을 듣게 됐는지 심각하게 반성하고 참회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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