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입력 2010.08.14 09:09 | 수정 2010.08.14 09:12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유난히 강한 신종 슈퍼박테리아 감염환자가 영국, 벨기에에 이어 호주에서도 발견됐으며 벨기에에서는 1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종 슈퍼박테리아는 '뉴델리 메탈로-락타마제-1(NDM-1)'이라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지닌 박테리아로 이 효소는 항생제 중 최후의 보루로 알려진 카르바페넴을 포함, 거의 모든 항생제가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주 캔버라 병원 전염병실장 피터 콜리그넌(Peter Collignon) 박사는 인도를 여행하고 돌아온 3명이 신종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 중 한 명은 인도 뭄바이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수술이 잘못돼 인도의 한 병원에서 응급가료를 받다 감염되었다고 밝혔다.
캔버라에 사는 이 환자는 소변에서 이 신종 박테리아가 검출되었으며 다행히 큰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이 박테리아가 다른 사람들에게 번저나간다면 문제는 심각해 진다고 콜리그넌 박사는 말했다.
그는 이 박테리아가 지닌 특이 유전자는 정교한 검사법이 아니고는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 감염환자들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벨기에 루벤(Leuven) 대학의 유리 글루프친스키(Youri Glupczynski) 박사는 파키스탄 여행 중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입원했다가 본국으로 이송된 벨기에인 한 명이 이 신종 박테리아에 감염돼 지난 6월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벨기에로 옮겨지기 전 이미 신종 박테리아에 감염돼 있었으며 강력 항생제인 콜리스틴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했다.
이 밖에 벨기에인 또 한 명은 지난 7월 몬테네그로 여행 중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 역시 신종 박테리아에 감염됐으나 귀국해 치료를 받은 뒤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전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는 인도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 치료를 받던 영국인 37명이 이 신종 박테리아에 감염되었다고 밝혔다.
이 슈퍼박테리아는 작년 인도의 한 병원에 입원했던 한 스웨덴 환자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며 그 후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를 여행했던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별히 걱정스러운 것은 이 특이 유전자가 박테리아 안에서 복제돼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염색체 이외의 DNA분자인 플라스미드(plasmid)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 유전자가 쉽게 복제돼 대장균, 클레브시엘라 폐렴간균 같은 여러 종류의 박테리아들로 옮겨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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