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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노무현 대통령의 진심을 꿰뚫어 보신 스님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6. 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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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노무현 대통령의 진심을 꿰뚫어 보신 스님
(서프라이즈 / 서프앙 / 2010-06-13)

 


노 대통령 막말 파동을 겪을 때

전북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


~중략

 

역대 대통령들은 인간적 속마음을 내보여선 안 된다는 권위주의의 관행에 충실했다. 절대 권력의 칼을 거머쥐는 일에 전심전력했다. 국민들에게 위엄 있는 대통령, 힘 있는 정부로 군림했다. 그러나 어느 정부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했다. 과거 대통령 그 누구도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했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어떠한가.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인간적 속마음을 내보임으로써 권위주의의 울타리를 허물어 버렸다. 손에 쥐어진 사법의 칼을 원주인에게 넘겨줌으로써 절대 권력의 욕심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칼날에 의해 대통령 자신과 측근들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일찍이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놀라운 현상이다.

 

오랜만에 권력의 칼이 공평하게 쓰여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의 싹을 보게 되었다. 곰곰이 헤아려보면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권위주의와 절대 권력의 그물에서 벗어나려고 노심초사해 온 세월을 생각하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무슨 조화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권위주의와 절대 권력을 내려놓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시장바닥의 놀림감으로 취급되고 있다. 해도 너무 한다 싶어 어안이 벙벙하다.

 

가능성의 싹을 가꾸려는 움직임은커녕 새싹을 짓밟는 데 앞장서는 것이 시대의 지성인양 호들갑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후략

노 대통령 연정 제안 후

도법스님 (전북 실상사/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탁발 순례 중)


~중략

 

한 달 쉬고 어제부터 다시 경북 고령에서 탁발 순례를 시작해 걷느라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뉴스도 듣지 못했다.

 

대통령이 권력을 내놓고라도 지역 통합을 해보겠다고 한 것 아닌가. 그런 충정은 충정대로 받아들여 존중했으면 한다. 그런 제안을 우리 사회의 희망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왜 한국 사회가 끌어안지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 사회가 이미 형성된 틀과 선입견에 의한 상호 불신 때문에 그런 충정을 끌어안지 못하고 함부로 취급하는 것 같다. 좌우나 기존의 틀이 너무 완고하고, 사회가 움직이지 않으니 대통령이라도 이쪽 저쪽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충정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발언을 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답답하기 보다는, 이런 기회를 희망으로 끌어안지 못하고 편가르기만 하는 한국 사회가 답답하다. 머리로 이해타산만 하기 보다는 이렇게 걸으면서 좀 더 본질적인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

 

~후략

노 대통령 서거 후


~생략

 

지금 추모사를 쓰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납승은 당신의 죽음을 추모할 마음도 여력도 없습니다. 당신을 죽게 하고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가 여전한 현실을 어찌할 수 없으니 숨이 막힙니다. 슬픔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대중들을 바라보면서도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한 종교인의 무능력과 게으름이 한심스럽습니다.

 

도대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의 비극과 고통과 불행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바로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신의 가슴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내려놓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당신과 나라는 인간 존재가 좌익, 우익, 친북, 친미 따위보다 더 근본적인 가치이고 더 귀중한 존재임을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어도 극단적인 좌우대립 동족상잔 남북분단의 비극이 벌어졌겠습니까? 그래도 오늘의 비극과 고통이 일어나겠습니까?

 

“삶과 죽음이란 자연의 한 조각이니 죽음을 슬퍼하지 말라. 어리석음으로 인한 일이니 연민스러워 할지언정 원망하지 말라.” 당신이 온몸을 던져 웅변하신 이 한마디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불가에서는 “중생이 죽어야 그들의 꿈인 부처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노무현 당신이 죽었으니 수준 높은 한국사회가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분명 국가, 종교, 좌익, 우익, 진보, 보수, 여당, 야당, 자본가, 노동자, 전라도, 경상도 따위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가치가 생명이요 인간이요 그대요 나임을 알리는 쇠북소리가 청와대에서부터 울려 퍼질 것입니다.

 

<조선> <동아> <중앙> <한국방송> <문화방송> 등 언론들도 앞다투어 공명할 것입니다. 좌파도 우파도, 진보도 보수도, 여당도 야당도, 노동자도 자본가도, 이 종교도 저 종교도, 전라도도 경상도도, 반북도 친북도 모두 나서서 공명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 유아독존이므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고 고마워하는 한바탕 춤바다가 펼쳐질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랬으면 좋겠지요?

당신의 뜻을 제대로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읽었다고 여기시면 편안히 잠드십시오.

 

혹 잘못 읽었다고 여기시면 벌떡 일어나서 ‘야! 중놈아! 너 같은 놈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야’ 하고 호통을 치십시오.

 

부디 남은자들을 믿고 편안히 잘 가십시오.


도법스님 /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대표 


도법스님은 노무현 대통령과 조우하신 적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조용히 지내시고 성품 또한 워낙 조용하신 분이라 사회적 접촉이 별로 없으신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경스님의 도반으로 수경스님을 세속으로 내쫓아(?) 환경운동에 몸담게 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이런 글을 올리면 욕을 먹던 시절임에도 노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으셨던 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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