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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성공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6. 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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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성공
(구조론닷컴 / 김동렬 / 2010-06-03)

 


노무현 대통령이 이겼다. 이제 누구도 님을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님의 자서전에는 실패를 언급하며 자책하고 있지만 그건 다른 의미다. 그것은 ‘지성인 노무현’의 관점에서 이 나라 지식인 그룹의 지지를 획득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나는 그것이 님의 본심은 아니라고 본다. 지식인 노무현 외에 또 다른 노무현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더 노무현이 진짜 정체성이다.

 

성공이나 실패를 논하는 것은 결국 역사적 관점이다. 역사기록자 입장에서는 역사에 기록할만한 가치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박정희나 이명박이 도로 닦고 운하 만들었댔자 그딴 걸로 역사가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지식인이 역사를 기록함은 그냥 사실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집단지능을 형성할 목적인 것이며 인류집단지능의 형성에 도움이 되는가로 판단하여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다. 인류집단지능에의 기여가 진짜 성공이다.

 

중요한 것은 역사기록자인 지식인집단이 성공과 실패를 판정하는 키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지식인 집단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지식인 집단에게 배반당한 님은 그렇게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옹호해주는 양심적인 지식인이 이 나라에 열 명만 있었어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것이고 또 다른 노무현이 있다. 가슴 밑바닥에 있는 진짜 노무현은 아웃사이더 노무현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아웃사이더 출신으로 성공했다. 대통령 당선 자체가 성공이다. 비주류가 주류를 치는 성공모델을 만든 거다. 그리고 이 모델은 아직도 살아있다.

 

이 나라의 썩은 지식인은 노무현 대통령을 실패자로 판정하였지만 그건 2007년 기준이고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필자가 예전에 여러 번 한 이야기가 있다. 알렉산더가 왜 최고의 영웅이냐고? 십자군 전쟁으로 아랍의 도서관에 쳐들어가서 책을 뺏어왔더니(암흑시대 게르만족은 글자가 뭔지도 몰랐지.) 많은 책들이 서두를 ‘위대한 알렉산드로스 대왕께서는…’으로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알렉산더 이전에는 유권자 인구 일만 명 남짓 도시국가들이 대부분이어서 지식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다. 그냥 암기해도 되었다. 알렉산더가 세계를 통합했기 때문에 갑자기 지식이 처치곤란으로 양적 팽창을 이루어서 다투어 파피루스에 기록했던 것이다. 모든 것은 알렉산더로부터 알렉산더의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앞으로 모든 일들이 노무현의 이름으로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성공이다.

 

김영삼 이전은 독재정권이므로 논할 바가 없고 김영삼은 후계자를 키우지 못했다. 상도동계 중에 남은 인물 없다. 이명박도 기업가 출신으로 옆에서 끼어든 외부인물에 불과하다. 박근혜는 근본이 다르고.

 

결국 김영삼의 임기가 끝남과 동시에 상도동계는 사라진 것이다. 동교동계라 해서 다를 바 없다. 권노갑, 한화갑, 박지원 중에 누가 제대로 살아남았는가? 없다시피 하다. 단 하나 동교동 출신은 아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계승했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도 실패한 대통령은 아니다. 인물의 계보는 달라도 역사의 정통성으로 보면 노무현은 김대중의 계승자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후계자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못했다. 그래서 다들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국가에서 정권교체는 당연한 것이고 영구집권을 하지 않는 다음에야 인위적으로 후계자를 당선시키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성공이냐 실패냐는 그 세력과 정신이 계승되고 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지난 몇 차례의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유전인자를 가진 젊은 층이 투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무현그룹은 ‘폐족’ 위기에 몰렸다. 단 하나다. 동원력이 없다는 거다.

 

열린우리당은 여론조사상으로 많은 지지자를 가졌지만 그들은 투표하지 않았다. 흩어져 있어서 결정적으로 지역구도가 불리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부활했다. 동원력을 보여준 것이다.

 

민주당 캠프의 배경그림은 원래 녹색인데 이번에는 위로 갈수록 노랗게 변해갔다. 결국 노무현그룹과 민주당세력이 힘을 합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 이번 선거의 의미다.

 

아래는 녹색인데 위로 갈수록 노란색에 가까워지는 배경

 

왜? 동원력이 다시 살아났으니까. 이젠 트위터 시대이고 아이폰 시대이다. 노무현세력의 위력은 점점 상승한다.

 

지난 대선에 한나라당에 진 이유는 딱 하나다.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관점에서는 오세훈, 김문수, 이재오가 무슨 인물이냐 쓰레기지 하겠지만 일반 유권자들 중에는 ‘오세훈이 인물은 좋은데 당이 한나라당이라서…’ 이런 소리 하는 사람 꽤 많더라. 기가 차는 일이다.

 

무슨 뜻인가? 김영삼이 망한 것은 인물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살아남은 것은 이재오, 김문수 등 민중당 쓰레기들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세훈, 이명박,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박근혜 등은 한나라당이 성공적으로 인물을 영입한 경우에 속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외에도 조순, 고건, 진념 등 많은 인물을 발탁했다. 김종필 이인제도 김중권 이종찬도 잡아놓고.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인물이라곤 정동영 하나밖에 없어서 진 것이다. 하여간 김대중 대통령 때는 민주당에 인물이 버글버글했는데 지금은 없다. 찾아봐도 없다.

 

어쨌든 한나라당에는 오세훈, 이명박,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박근혜 이렇게 인물이 있는데 우리 쪽에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신공으로 한나라당을 박살 냈는데 그게 오히려 그쪽이 세대교체를 성공하는 촉매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 쪽은 어어 하는 사이에 인물이 말라버렸다. 게다가 지금은 시민단체에 괜찮은 인물이 있어도 스카우트 할 방법이 없다. 그때는 김대중 대통령이 전화를 하면 되지만 지금은 정세균 능력으로 불가능하다. 누가 정세균 보고 오겠나?

 

결국 김영삼은 인물을 키우지 못해서 망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인물을 잘 영입해서 성공했고, 한나라당도 인물을 잘 영입해서 성공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인제 정몽준 등이 이탈하면서 인물이 없어서 무너진 것이다.

 

대신 젊은 인물을 키웠고, 그렇게 키운 인물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유시민, 한명숙이 낙선했지만 목에 힘줘도 될 만큼은 선전했고, 이해찬까지 가세하면 공중전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낙관적이다.

 

이번 선거로 유시민, 한명숙, 김정길은 마지막 검증의 관문을 통과했으며 이해찬도 복귀할 명분이 생겨서 다시 이쪽 진영에 인물이 즐비한 느낌이 되고 있다. 손학규, 노회찬, 심상정 등도 대선에서 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뒷맛이 있으므로 인물이 가득하다는 느낌이다.

 

김두관, 안희정, 이광재가 된 것은 그쪽에 많이 투자했기 때문이다. 김두관은 여러 번 낙선했지만 그게 거름이 되었다. 한명숙 유시민은 졌지만 그 투자한 지분은 거름이 되어 축적되어 있다.

 

유시민, 한명숙이 다 지자체로 가버리면 공중전 전력이 약해져서 앞으로의 선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나쁜 것은 아니다. 다음 총선에서 유시민, 한명숙, 이해찬, 김정길이 돌격장을 맡을 건 뻔하지 않은가.

 

결론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세력을 키웠고 그 세력이 이번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앞으로 10년 후에는 노무현의 사람들만 돌아가면서 대통령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많은 인물이 발굴되었다.

 

정리하자. 성공과 실패는 어디까지나 역사적 맥락에서 판단되는 것이며 그것은 인류 집단지능의 형성에 기여하는데 있고 이를 판정하는 역할은 지식인 집단이며, 2007년 기준으로 지식인 집단은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판정했고 님도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본심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세력을 만들었고 그 세력이 이제 뿌리를 내렸으며 앞으로 많은 일들이 노무현의 이름으로 일어날 것이고 바로 그것이 역사가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인류집단지능이며 역사가들이 성공이라고 기록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그 흐름을 완성시켜 꽃을 피우는가는 우리의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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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의 의미는 무엇보다 지역주의를 깰 가능성이 보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영남의 노무현과 호남의 김대중, 충청의 김종필이 악수하는 식으로 보스들 간의 거래였고 유권자들은 심리적으로 융합하지 않았다. 보스들 간의 악수만으로 지역주의가 깨지지는 않는다. 이번에 충청과 강원 경남으로 진출하면서 완전히 다른 판 구도가 만들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주의 깨뜨리기는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영남에 유시민이 뜨면 호남에도 그만한 인물이 뜨고 둘이 엇비슷해서 어느 쪽도 밀리지 않게 되어야 대세가 모여드는데(구조론의 축과 대칭 원리) 정동영이 딴 짓 하고 천정배가 뻘짓 하고 정세균이 약해서 호남 쪽 인물의 부재로 딜이 안된다는 거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송영길이 뜬 것은 그나마 좋은 소식이 되겠다. 옛날에는 노무현+이인제로 김대중과 급을 맞췄고 탄핵 때는 노무현 대 정동영으로 급을 맞춰서 열린우리당 돌풍이 불었는데 정동영의 급몰락 때문에 급을 맞출 수 없게 되어 우리당이 무너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그런 보스 대 보스의 악수가 아니라도 지역주의를 깰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지금은 호남에 김대중이 없고 영남에 노무현이 없다. 그러나 4대강과 세종시로 충청에 강원에 경남까지 뿌리가 뻗어서 화학적 융합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므로 이제 거물 보스의 악수가 아니라도 지역주의에 대항하는 대세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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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는 지방 선거는 항상 여당이 진다고 말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이번에 여당이 패한 것은 천안함 북풍이득과 여론조사 조작이득, 언론장악이득 등 엄청난 화력지원을 고려할 때 그런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차원의 참패이며, 천안함 정치이용은 유권자 뇌리에 갚아야 할 가불한 돈으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한나라당은 실로 그 이상의 패배를 한 것이다.

 

가불하면 언젠가는 돌려줘야 한다는 거 알아야 한다. 열린우리당도 탄핵 때 너무 많이 가불해서 썼기 때문에 나중에 두고두고 피를 빨렸다. 돌발상황에 따른 정치적 이득은 반드시 언젠가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인가? 지자체가 원래 야당에 유리한 게 아니라 그 이전의 선거에서 누가 지갑을 주웠다고 유권자가 생각하면 그걸 일종의 가불한 돈으로 치고, 지방선거에서 결산하여 돌려받는다는 말이다. 주었던 거 다 회수해 간다.

 

97년에 이인제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결산하자고 해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며, 2002년에는 멍준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가불이 되었다고 믿는 한나라당 유권자가 많았고 또 탄핵도 마찬가지다. 이전 선거에 어느 당이 후보단일화 등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을 일으켜 성공하면 다음에는 반드시 진다.

 

이번에 한나라당은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이겼다. 대선에 이기면 총선에 져야 하는데 총선까지 연달아 이긴 것은 이명박이 돌발적으로 가불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왜 졌을까? 간단하다.

 

지자체 선거가 야당에 유리한 것은 그 이전 선거에 패배한 쪽의 대선 불복 심리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선 불복이 아니다. 이명박은 압도적으로 이겼다. 그렇다면? 결국 이명박의 집요한 삽질이 한나라당 패배의 원인인 것이다.

 

무엇인가? 김대중 노무현은 100퍼센트 지는 게임에서 천신만고 끝에 하늘의 뜻에 의해 이겼고 기본적으로 불리한 구도였으며 그러므로 지자체에 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반면 이명박은 쉽게 이겼고 기본적으로 유리한 구도였으므로 수평비교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어쩌면 이번 승리가 지갑 주운 거 없이 합종연횡 없이 돌발상황 없이(아니 정반대의 돌발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북풍에 역풍은 없었고 오세훈과 김문수는 순전히 김정일 덕분에 되었다고 봄) 순수한 실력으로, 순수한 동원력 대결로 이긴 첫 선거인지도 모른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강원에 이광재를 안배하고 충청에 안희정을 안배하고 경남에 김두관을 안배하고 경북에 유시민을 안배했으며 지역마다 대표인물을 하나씩 키운 장기사업이 결실을 거둔 것이다. 그렇다. 이번에 이긴 이유는 하나다. 노무현 대통령이 10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안배해 두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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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김두관이 선전했으므로 존재가치는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김정길이 무소속으로 나왔다면 부산에서도 이겼을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 입당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만약 참여당이 밖에서 갈구지 않으면 안에서 동영당이 민주당을 접수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에너지는 항상 밖에서 들어오므로. 정세균은 구조론의 축 역할을 맡아서 대칭을 이룬 참여당과 동영당을 교착시켜 제어하고 있다. 바깥의 참여당을 이용해서 안의 동영을 단속할 수 있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도 참여당은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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