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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살아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6.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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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살아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서프라이즈 / 막리지 / 2010-06-05)

 


오래전 일이 떠오른다. 감히 대통령 노무현이 평검사와의 대화를 했고, TV를 통해 새파랗게 젊은 평검사가 대통령에게 막 대하는 것이 생생하게 중계되었다.

 

검찰조직이 권력에 기생하여 어떤 일을 하는지는 김용철의 딴지인터뷰를 보면 생생한 증언이 나온다. 검찰이 누군가의 계좌를 추적해 들어가다 보면 대통령의 친인척이 나오고 그럼 조사가 딱 중단된단다.

 

검찰은 권력의 손발이다. 박연차를 잡아 족쳐서 노무현을 검찰로 소환했다. 검찰은 정의를 밝히는 등불이 되기 위해서 그 수사를 했는가? 그렇다면 현 대통령과 그의 측근수사는 왜 늘 흐지부지 인가?

 

하지만 노무현은 대통령 시절 검찰과 대통령의 전용 팩스선을 끊어버렸다고 한다. 그들의 도움 없이 정치하겠다는 배짱과 오로지 그의 권력기반을 국민에게 두겠다는 민주주의와 청렴의 실천이었다.

 

과거 검찰 수사의 칼날은 언제나 야당에게 향했다. 그리고 권력자를 비호했다. 그런데 노무현 시절 검찰 수사의 칼날은 항상 대통령 노무현에게 정조준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자 검찰은 야인이 된 노무현을 끝까지 조준했고, 결국 노무현을 살해하는데 성공했다.

 

2005년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노무현의 측근이었던 이광재, 안희정 등이 불법적으로 노무현에게 대선자금을 전달했다는 등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그날 나는 남동생과 대화를 하던 중이었다. 남동생은 S대 단대 학생회장을 지냈을 만큼 진보적이다.

 

그때 다른 친척이 노무현은 왜 검찰 하나 장악 못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랬을 때 나는 어쭙잖게 대답했다. 검찰은 엄연히 중립이 보장되어야 한다. 검찰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도록 간섭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는 것은 옳은 것이라고.

 

그랬더니 남동생이 반박했다. 검찰은 행정부의 조직이다. 3권분립의 사법부도 아닌데,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자기 휘하의 검찰하나 맘대로 못 주무르는 것은 한 마디로 ‘무능’하다는 증거이지 않느냐?

 

그때 나는 아무 소리를 못했다.

 

또 한창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대북송금특검 때문이었다. 정권은 김대중에게서 노무현으로 넘어간 직후 권력창출에 두 번이나 실패한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김대중과 노무현을 괴롭혔다.

 

대북송금특검법안을 한나라당이 다수당으로 제출하고 통과해서 대통령에게 넘어갔을 때 노무현은 그 법안을 승인했다. 누가 봐도 기절초풍할 노릇이었다.

그때 박지원 고생 많이 했다.




나는 그냥 아줌마이다. 정치에 관심 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 그런데 가끔 울컥한다. 한홍구의 강의를 듣거나 그의 책을 읽어보면 반복되는 내용이 있다. 노무현이 탄핵 이후 국민들의 총선으로 열린우리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주었을 때 칼날을 빼들어서 한나라당과 수구세력을 숙청했어야 했는데 그 기회를 놓쳐서 두고두고 노무현은 고생하고 오히려 권력이 한나라당에 넘어가도록 만들었다고…

 

난 그의 강의 후 용감하게 손을 들고 직접 물었다.

 

“저… 교수님. 저는 절차의 민주주의와 가치의 민주주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폐지법, 친일청산법 등을 반대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투표행위 자체를 막지 않았습니까?

 

이명박 대통령 때 한나라당이 4대 악법을 통과시키려 하자 민주당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몸으로 그들의 투표를 막았습니다. 똑같이 투표를 막은 행위인데, 왜 민주당엔 박수를 보내고, 노 대통령은 국민이 만들어준 과반 열린우리당도 제대로 활용 못 하는 바보가 되는 겁니까?”

 

그때 한홍구 교수님은 좀 버벅대면서 말씀하셨다. 그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그 두 시기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하셨지만, 끝내는 명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안희정은 결국 감옥에 갔다.
이광재도 감옥에 갔다.

 

노무현의 서거 소식을 듣고, 이광재는 잠시 감옥을 나와 그의 시신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대중 역시 내 몸의 반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면서 권양숙 여사 앞에서 오열했다.

 

 

대통령이 되면 그의 공신들은 공훈을 인정받아 무엇으로든 보답을 받는다. 그런데 노무현은 가장 아끼는 측근을 감옥으로 보내었다. 그렇게까지 그는 원칙과 상식을 지켰다.

 

검찰의 중립성? 그것 모르는 국민 누가 있는가? 그 중립은 누구에서부터 출발하는가? 검찰 스스로 중립? 아니다. 권력자가 먼저 검찰을 놓아야 하고, 그다음에 검찰의 자정노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 검찰은 기껏해야 행정부의 수반에 불과했던 노무현의 권력자가 자신들에게 권력을 달콤함을 누릴 기회를 주지 않자, 아직도 강력한 기득권세력인 야당 한나라당과 조중동 세력에 충성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노무현이 지금 이명박처럼 검찰을 조종했어야 하는가? 그렇게 하지 않았기에 노무현은 국민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음에도 노무현을 무능하다고 욕하는 자들!!!

 

대북송금특검? 누가 봐도 한나라당의 정치공세이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다. 다수당의 발의해서 법안이 통과했고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검하자는 것은 그 형식에 있어 하자가 없다. 절차상 하자가 없다면 차라리 벌거벗고 조사받아 무고함을 증명하는 것이 오히려 길게 봐서 김대중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김대중도 끝끝내 침묵을 지켰다. 즉, 그 사안으로 노무현에게 섭섭했겠지만, 그의 원칙적 대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그때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더 뿌리 깊게 김대중의 햇볕정책을 흔들어댔을 것이고, 이것을 계승한 노무현의 동북아균형외교는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노무현 그가 괜히 술수나 부리고, 대통령이 되었다고 손에 쥘 수 있는 칼날을 버리지 않고 피를 묻혔다면 오늘날 노무현은 살아 있어도 죽었을 것이다.

 

노무현다운 행동은 그의 죽음에서 절정에 이른다. 노무현은 티끌만 한 오점에도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 BBK 동영상에서 내가 만들었다고 나오는 데도 아직도 대통령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과 너무나 대조가 된다.

 

노무현은 그런 사람이었기에 죽어도 살아 있다. 아니 제2, 제3의 노무현이 살아나오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배우고 있다. 집값 올리기라는 이기심이 어떤 괴물을 대통령으로 만드는지를…….

 

한순간의 이기심으로 다시는 실패한 투표를 하지 않으려는 학습효과가 2010년 선거혁명으로 나타났다. 역사는 이렇게 천천히 발전한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만큼이 우리 국민이다. 정치는 국민의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 하지만 국민이 움직이는 만큼 정직하게 발전한다.

 

가치로서의 민주주의는 결국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무현은 그들의 더러운 술수로 만든 덫이라 하더라도 합법적인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였기에 안희정과 이광재를 감옥으로 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은 그렇게 살았기에 안희정과 이광재가 화려하게 살아 돌아올 수 있었고 그런 분이었기에 그들도 기꺼이 감옥에 갔을지도 모른다.

 

이젠 제발 정치공학적으로 노무현을 바라보지 말자. 그러면 내 마음속에 증오만 남지…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못한다. 진정성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노무현에게 대적하는 자는 필패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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