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뉴스읽기 방법
2010.12.18. 15:23
http://druking.com/50101517710
제목을 아이들을 위한 독해라고 썼다가 다시 바꿔놨습니다. 아이들이 아닌 우리들을 위한 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인터넷을 사용해서 책이나 신문같은 인쇄매체보다 훨씬많은 정보를 접하기때문에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들에 대한 독해,검색능력도 포함하는 이야기가 될것입니다.
언론조작의 진수? 그림출처 : http://cafe.naver.com/orw/259
1. 독해의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서 어느날 아침 여러분이 컴퓨터를 켜고 네이버나 다음에 접속해서 뉴스섹션으로 이동한뒤에(혹은 즐겨찾기로 신문기사를 바로가서) 뉴스를 보고 있다고 합시다.
제목을 보고 읽어야할 기사를 선정하고 클릭해서 기사를 주욱 읽는 과정은 여러분이 정보의 <검색>,<선택>,<읽기>,<해독 또는 독해>,<저장>이라는 많은 작업을 단번에 해치우는 복잡한 과정이면서 매일 일어나는 손쉽고 빠른 행동들입니다.
즉 뉴스기사를 휙 훑어보는 일만으로도 여러분은 아주 많은 단계의 정보를 처리해버린것이죠.
단지 나열된 단어를 읽고, 단어의 총합을 뉴스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절대로 틀린말이겠죠. 소위 우리가 미디어조작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뉴스를 읽고 그 내용을 1차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조작은 아주 쉽습니다.
미디어 조작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읽는 사람들의 독해력이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실을 완전히 왜곡해서 전달하려는 시도는 쉽지가 않기때문이기도 합니다.
'천안함은 북한어뢰에 의해서 피격되었으며 정부와 정부의 조사단은 그것을 확신한다'라는 기사를 읽고 그러한 사실을 바로 '진실'로 받아들이면 제가 이야기하는 첫번째 독해의 수준인것이죠.
의외로 많은사람들이 이런수준의 독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어연구자들이 어떤 분류를 하고 있는지는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려고하는 주제는 굳이 학문적영역까지 갈필요도 없을것이라고 보기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에게 필요한 두번째 독해능력은 어떤것이냐? 그것은 바로 열줄의 문장속에서 필자가 말하고자하는 한줄을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글을 쓴다고할때 그것이 기사이든 논문이든 가벼운 글이든지간에 '논점'이라는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열심히 피력하고 설득하기위해서 글을 작성하는 사람은 안간힘을 쓰는것입니다. 글을 읽는 입장에서는 이런 '논점'을 파악하는 능력을 가져야하는데 그것이 바로 두번째 독해능력입니다. 사실 학교교육에서는 이런 두번째 독해능력까지도 잘 가르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험문제로 출제할 수 있는 예문의 범위가 반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글들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서 접하는 글들의 평균적인 길이는 A4용지로 몇페이지는 되는 분량이기 때문에 시험문제를 다루는 방식으로는 읽어지지 않습니다. 또 그것이 학문적 논문이라면 매우 많은 분량중에서 논점을 찾아내야합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학교교육을 통해서 우리가 습득하고 훈련할 수 있는 수준의 독해는 아니란 뜻입니다. 학교교육에서는 읽자마자 바로 답이나올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요구하니까 말입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여러분이 매일매일 접하는 모든종류의 문서,뉴스,글들은 읽자마자 답이 튀어나오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2. 두번째 독해능력은 논점을 찾아내는것
논점을 찾는 글읽기는 알리려고하는 논점과 숨기려고 하는 논점으로 다시 둘로 나뉘어집니다.
알리려고하는 논점
숨기려고하는 논점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이냐? 학교에서 배우고 우리 스스로 또 터득한 글읽기의 전제는 우리가 읽는 글에는 큰 오류가 없다고하는 것입니다. 즉 글자체에 왜곡이 없다고 우리가 전제를 하고 그 글을 읽어서 해석하는 방법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우리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기위해서 그글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면 우리는 그것을 찾아낼 수 있습니까? 제가 말하는것이 바로 '숨기려고하는 논점'을 찾아내는 방법입니다.
알리려고하는 논점은 글을 많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글을 쓴사람이 알리려고 하는 바가 압축되어서 나타나는 문장들이 눈에 띄일것입니다. 제가 여러분한테 글쓰기를 하면서 1번 2번 이렇게 소제목을 달아두는 이유도 바로 그러한 알리고자하는 논점을 정확하게 알수있도록 표기해두는 것입니다.
또 글들중에 색깔을 칠해서 마킹해놓은 글들 또한 '알리고자하는 논점'을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친절을 베푸는 행위라고 보시면됩니다. 독자의 수준은 천차만별이기때문에 이런 노력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이 그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도록 숨긴것이라면 어떻습니까? 그 특징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것입니다.
1. 공간적으로 보기어려운곳에 배치한다
2. 어렵고 현학적인 용어를 사용한다
3. 말의 뜻이 바로 전달되지않는 다른 단어로 대체한다
공간적으로 보기어려운곳에 배치한다는것은 신문기사도 그렇지만, 인터넷의 뉴스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처럼 정부의 언론통제가 심해진 상황에서는 정부의 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사들은 자의적으로 또는 타의에 의해서 '검열'되도록 조작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뉴스포털의 상위기사검색에 뜨지 않을경우 우리는 그러한 사건이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게됩니다.
예를들면 이런것입니다. 천안함사건이 난 직후에 이스라엘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이명박대통령을 만나고 돌아간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시기는 중동에서 이스라엘이 민간구호선을 공격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함으로 인해서 이스라엘정부가 국제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궁지에 몰려있을 때였습니다. 그러니까 다른나라로서는 이스라엘대통령의 방문이 있더라도 취소시킬만한 그런 상황이었기때문에 그의 방문은 대단히 관심을 끌만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스라엘대통령의 방한, 그리고 이명박대통령을 만난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위에서 말했던 정보통제, 언론조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검색사이트에서 '이스라엘대통령 방한' 이라는 검색어로 쳐보시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천안함문제로 정신없던 시기에 도대체 이스라엘대통령은 왜 왔을까?
숨기려고하는 논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이스라엘대통령의 방한을 예로 들었습니다만, 이것은 기사자체가 검색되지않도록 아주 축소보도하는 형태도 포함이 됩니다. 글속에서 다루어야 할 주제를 아주 짧게 또는 의미감없이 다루는것도 마찬가지의 '숨기려고하는 논점'이 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이런것들을 찾아내는 훈련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독해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는 매일매일 일어나는 정말 필요한 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렵고 현학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는것은 이런것입니다. 이명박대통령이 새해예산을 짜면서 국회에 압력도 넣고해서 날치기통과를 시키면서 서민예산을 대폭삭감했는데 본인은 또 언론에대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한다' 이런말을 수없이 합니다.
여기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 또는 '민주주의'뭐 이런말들도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있다는것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즉 글을 쓰거나 말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서민과 중산층'은 중의적의미로 포장되어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강남에 사는 사람들을 '중산층'이다라고 스스로 규정해놓고 저런 용어를 사용한다면 마치 정말 서민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때문입니다. 이것은 현학적용어를 사용해서 논점을 숨기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다른단어로 대체하기란 무엇인가? 아주 쉬운 예가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있어서 '대포폰'이라는 용어는 매우 범죄적이고 보통사람들로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그런 도구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이런 '대포폰'을 사용하고나서는 언론에 나오는 용어를 '차명폰'이라고 수정하도록 요구하거나 압력을 넣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에게 있어서 '차명폰'이라는것은 듣도보도못한 단어로서 범죄적이거나 불법적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들에게 불리한 단어를 빼고 생소한 단어로 대체해서 여러분에게 논점을 파악하지못하도록 하는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숨기려고하는 논점입니다.
MB정부가 출범한이래로 이러한류의 기사와 글들이 쏟아지고 있고 여러분은 이러한 글읽기에 단련이 되어야 '사건의 실체' 또는 '진실'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3. 세번째 독해능력은 행간을 읽는것
행간읽기는 매우 어려운것인데 예를 들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최근에 제가 포스팅한 글들을 보시면 제가 자료들을 링크하면서 그 자료들에 색깔을 칠해둔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글에서 행간읽기를 한번 시도해 보죠.
http://druking.com/memo/50101122517 <- 이란의 망동 놔둬서는 안된다
글 내용중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마지막부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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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란의 보복이 예상된다. 다음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동원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제 석유수송을 방해하는 경우도 걱정된다.
B)
미국은 또한 이란의 주요 동맹국인 중국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중국은 이란에 재래식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공급하는 핵심 원천이다.
미국이 이란보다 훨씬 강한 적들과 싸운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이란에 지속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군사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미국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은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이다.
A)
필자가 입수한 최신 정보에 따르면 이란의 하메네이·아흐마디네자드 정권이 내부에서 무너지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나 핵폭발 장치를 만들기 전에 부패한 아흐마디네자드 정권을 무너뜨릴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 이란 내부의 반체제 세력을 미국이 도와서 활성화해야 한다.
이란 정권을 붕괴시키는 사건을 연쇄적으로 일으키기 위해서는, 전략타격계획을 실천에 옮겨 이란의 핵무기 제조시설과 에너지 공급시설을 제한적으로 파괴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란의 현 정권을 무력화하고 이란이 더 이상 성소가 아니란 신호가 될 것이다.
제임스 A 라이언스 전 美태평양함대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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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링크된글의 마지막부분인데 결론을 '이란을 공격해서 핵무기제조시설과 에너지공급시설(원전)'을 파괴할필요가있다'는 것으로 내립니다.
그런데 그것이 필자가 주장하고자하는 '알리려고하는 논점'일까요?
아닙니다. 필자가 주장하려고하는 진짜 논점은 숨어있습니다. 어디 숨어있을까요? 네 B)에 숨어있습니다. 그렇게 이란을 공격해야하는 진짜 이유는 재래식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공급하는 원천인 중국을 견제하기위해서이다라는 결론을 숨기고 있는 글입니다.
단지 글중간에서 중국이 이란의 배후에있고 재래식 미사일과 핵무기기술을 공급하는 원천이다라고 평가하고 넘어가버립니다. 물론 이것은 아주 세련된 행간읽기는 아니고 글쓴이가 군인인 만큼 노골적으로 독자에게 암시를 주려고한 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쉽게 그 의도를 알아챌 수 있는 것입니다. 필자가 주장하는 진짜내용은 이란의 배후에 중국이있다라는것을 이야기하고 싶은것입니다. 이런 글쓰기를 시도한 이유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지목하거나 비판할 수 없는 상황을 피해서 에둘러 지적하려고 했기때문입니다. 책임논란을 피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는 글쓰기의 예가 됩니다.
이러한 정보를 독해를 통해서 얻는것이 바로 '행간을 읽는것'이고 세번째 독해능력이 됩니다.
앞으로 어떤 뉴스기사를 읽으실 때에는 제가 이야기한것처럼 필자가 글을 읽는사람에게 어떤 관점에서 뉴스를 전달하려고 했는지 한번쯤 되새겨 보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보이지 않던 '진실'이 잘 보이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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