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룻밤 사이 50% 이상 인상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낸드 가격 상승 흐름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수익성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반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업체와 PC·스마트폰 제조사들에는 원가 부담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SSD 컨트롤러 및 스토리지 솔루션 업체 파이슨의 케인성 푸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부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하룻밤 사이 약 50% 인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업계 내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며 현재 우려되는 점은 자금과 재고가 모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스토리지 업체들이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낸드 제조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과 함께 재고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스토리지 업체들이 물량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D램 가격이 가파르게 뛰면서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이 낸드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9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두 메모리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40% 중반과 20% 중반 수준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반면 SSD 업체와 PC·스마트폰 제조사들에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저장장치 원가 상승이 부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완제품 제조사들의 마진 압박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낸드 가격 상승세가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 중심 전략에 따라 공급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가운데,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고성능 서버용 저장장치 수요가 확대되면서 기업용 SSD 중심으로 낸드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어,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는 가격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발(發) 메모리 품귀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달 열린 온라인 웨비나에서 “2027년 하반기 전에는 의미 있는 물량이 나오지 않는다”며 “새로운 공장들이 가동되고 내년 말 정도면 공급이 해소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구매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하반기 (공급 부족이) 꺾일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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