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한미 관세·안보 협상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확정됨에 따라 시장에 변화의 물결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인수·합병(M&A) 무대에 매물로 등장한 조선·기자재 업체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흐름을 타고 거래 성사에 이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였던 한미 무역 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적으로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양국은 앞으로 조선과 원전 같은 전통적 전략 산업에서부터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미래의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상선뿐만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조차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미국의 조선업이 함께 위대해질 수 있는 발판이 구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정부가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미국 조선업 분야에 한국이 1500억 달러(219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한미 정부는 조선 워킹그룹을 통해 정비(MRO), 인력 양성,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강화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화는 입장문을 통해 “한미 관세 및 안보협상 팩트시트가 확정된 것을 환영하며, 협상 과정에서 헌신한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는 “한국 거제조선소의 기술과 역량을 미국 필리조선소 등 현지에도 접목해 최고의 한미 안보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HD현대도 “협상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HD현대는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 ‘마스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팩트시트 확정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가운데 투자업계도 반사이익을 누릴지 관심이다. 올 들어 매각을 추진 중이던 상장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손바뀜 기대감과 마스가 프로젝트 수혜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몸값이 치솟았던 바 있다.
다만 팩트시트 확정 전 상황에서는 높아진 몸값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정세 리스크는 극복해야할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를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정책 변수가 컸던 터라 민간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매도자가 꽃놀이패를 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금이나 정책 리스크 등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야하는 복합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들어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며 잠재 매물에 대한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운용사들은 일찌감치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거나, 매각을 위한 채비를 갖춰둔 상태다.
앞서 NH투자증권프라이빗에쿼티(PE)는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을 통해 투자한 HJ중공업 주식 100만주를 장내매도하면서 투자 원금 대비 약 두 배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현대힘스의 최대주주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는 현대힘스 보유지분율을 기존 52.75%에서 40%로 낮춘 뒤 매각 작업을 속도조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 조선사 케이조선 또한 매각을 본격화하며 인수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태광산업은 텍사스퍼시픽그룹(TPG)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케이조선 예비인수의향서(LOI)를 최근 제출했다.
이러한 변화를 호황기 옥석가리기 무대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시장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 시기 ‘매각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운용사들이 투자금 회수로 실력을 증명해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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