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시가총액 ‘투톱’이자 반도체주(株)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52주 신고가’를 연일 돌파 중인 삼성전자와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SK하이닉스가 회복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를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단계로 이끄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을 더 확산시키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 랠리에 그동안 잠잠했던 레거시(전통) 메모리 반도체까지 훈풍이 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의 우상향 곡선이 어느 단계까지 지속될 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44%) 상승한 8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삼성전자 주가는 8만59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만원(2.85%)이나 오른 36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36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36만원대)’ 고지에 안착했다. 장중엔 36만3000원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롭게 쓰기도 했다.
시총으로도 삼성전자는 501조3933억원을 기록하며 1년 2개월 만에 500조원 고지에 복귀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시총이 262조808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로써 두 종목 시총 합산액(764조2022억원)이 코스피 전체 시총(2869조842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6.63%에 달했다. 지난해 8월 28일(26.66%) 이후 13개월 만에 코스피 내 반도체 양강의 영향력이 가장 큰 수준에 이른 셈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14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총 합산액이 전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분의 1 수준인 21.49%까지 내려앉은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올해 연초 대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59.21%(5만3200→8만4700원), 107.59%(17만3900→36만1000원)씩 급등한 바 있다. 한동안 ‘박스권’에 머물던 코스피 지수가 재차 급등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 랠리를 펼쳤던 이달 들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1.52%(6만9700→8만4700원), 34.20%(26만9000→36만1000원)씩이나 뛰었다.
코스피 시총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강세는 코스피 ‘역대 최고가’ 행진을 맨 앞에서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17.54포인트(0.51%) 오른 3486.1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0.81포인트(0.60%) 오른 3489.46으로 출발해 한때 3494.49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3482.25)를 재차 경신했다. 이후 상승 폭은 일부 축소됐으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마이크론이 2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113억2000만달러(약 15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이는 시장 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미 월가 평균 전망치 111억2000만달러(약 15조5000억원)를 1.8% 웃돈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03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6.8%나 급증했다. 이 역시 시장 눈높이(2.87달러)보다 5.57%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마이크론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39억6000만달러(약 5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6.6%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5%로 1년 전보다 12.5%포인트 상승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라 말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결과물을 얻어낸 셈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받아 든 준수한 성적표를 넘어 향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마이크론의 전망치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론은 오는 2026회계연도 1분기(9~11월) 가이던스로 매출 122억~128억달러(중간값 125억달러), 조정 EPS 3.60~3.90달러(중간값 3.75달러), 총마진율 50.5~52.5%(중간값 51.5%)를 제시했다. 이는 미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매출 119억1000만달러, EPS 3.05달러, 총마진율 45.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를 기록적인 실적으로 마무리하며 기술과 제품, 운영 측면에서 리더십을 입증했다”며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2026 회계연도를 가장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와 함께 강한 흐름으로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장 주가에도 반영됐다. 23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서 1.09% 오른 166.41달러에 거래를 마친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사상 최고가’에 해당하는 174달러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앞서 기록한 마이크론 주가 사상 최고가는 종가 기준으로 168.89달러(9월 18일)다.
반도체 업계에선 강력한 AI 인프라 수요에 더해 D램, 낸드플래시 등 레거시(전통) 메모리 반도체 등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은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AI 추론 수요 급증으로 HBM뿐만 아니라 DDR5 등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eSSD) 등 반도체 전 분야에서 온기가 돌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수요 둔화로 인해 거래 가격 약세를 면치 못했던 범용 메모리조차 시장 상황이 최근 완전히 달라지고 있단 점도 호재다. 마이크론 측도 “2025년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기존 전망보다 커지고 있다”면서 “공급량이 수요에 못 미칠 것이다. 2026년엔 D램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해 3분기 각각 10~15%, 3~8%씩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 펼쳐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론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마저 최근 공개한 ‘메모리 슈퍼 사이클·AI의 부상으로 모든 산업에 호황’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입장을 선회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AI 성장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견인하며 2026년 상당한 수급 불일치를 일으킬 것”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3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9조7784억원, 10조7175억원이다. 지난 7월(삼성전자 8조4004억원, SK하이닉스 10조2643억원) 대비 각각 16.40%, 4.42% 상승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삼성전자 30조7036억원, SK하이닉스 38조6016억원으로 두 달 전(삼성전자 28조3754억원, SK하이닉스 37조2094억원)보다 각각 8.2%, 3.74%씩 상향 조정됐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한때 불렸던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올렸다. 국내에선 미래에셋증권이 11만1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KB증권·한화투자증권·IBK투자증권 등도 11만원 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46만원으로 35.29%나 높여 잡았고, IBK투자증권도 기존 36만원에서 45만원으로 25% 올렸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폭풍 행보 (0) | 2025.10.05 |
|---|---|
| 네이버·두나무 ‘빅딜’···가상자산 슈퍼앱 등장에 금융 지도 바뀔까 (0) | 2025.09.26 |
| “K반도체 지금 들어가도 되려나”…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국인 보유 비중’ 올해 최대 [투자360] (0) | 2025.09.22 |
| ‘평균 수익률 147%’ SK하닉 주주 ‘함박웃음’…‘삼전개미’도 10명 중 7명 수익봤다 [투자360] (0) | 2025.09.19 |
| 6만원 무너진 카카오…구원투수는 오픈AI? (0) | 2025.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