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증시의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이 올 들어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수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증시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2차전지주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광풍이 일었던 공모 시장마저 수그러들면서 증시 자금이 다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은 58조1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최대치다. 지난해 말(46조4484억원)와 비교하면 올해에만 1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매도하고 찾지 않은 돈이다. 언제든 주식시장에 다시 투입될 수 있어 증시 대기 자금이라고 불린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투자의 열기를 확인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예탁금은 지난해 1월만 해도 월평균 70조원을 웃돌았지만 증시 부진과 함께 지난해 말 40조원대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올 들어 코스피가 2100선에서 2600선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유동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다만 예탁금이 증가세를 이어갈지 여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2차전지 관련 기업 등 일부 종목들이 크게 급등하는 테마성 장세가 연출되면서 해당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인 자금이 몰렸는데, 최근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는 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7778억원을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올해 POSCO홀딩스 주식 8조9688억원, LG화학 8650억원, 에코프로 8449억원, SK이노베이션 6016억원, 엘앤에프 5905억원 등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위주로 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기업들의 기세가 꺾일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또한 썰물처럼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여기에 '따따블' 광풍이 일었던 공모 시장이 식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신규 상장종목의 가격변동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되면서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공모주 시장에 모여들었고, 단타를 통해 고수익을 노리는 도박판 양상이 빚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첫날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마감하는 등 다소 진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 가능성과 함께 신용거래 잔고가 연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합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17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25일(20조2408억원) 이후 석달 만에 최대치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증시 참여가 늘면서 특정 종목군으로의 쏠림 현상은 강하고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하반기 기대에 대한 눈높이가 하향 조정된다면 쏠림 현상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용거래 증가도 수반되고 있어 추후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특히 수급 주축이었던 개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집중될 수 있는데 신용거래 청산 압력도 더해질 수 있어 이는 코스닥에 영향력이 큰 변수로 본다"며 "나머지 업종에 있어서는 수급 상황이 개선되며 긍정적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일시적 이벤트일지 여부는 실적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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