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7년 만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전면 중단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반 노동' 기조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이 커져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양대노총 청년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열며 노동계와의 공조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10일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청년들의 제언과 요구사항을 듣고 답하는 '더불어민주당-양대노총 청년노동자 타운홀미팅 노동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청년 노동자들을 만나 뵙게 돼서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이 매우 무겁다"라며 "노동 탄압이라고 하는 단어가 국민들 머릿속에서 상당 기간 사라졌다가, 결국은 사법기관의 과도한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태가 참으로 오랜만에 국민들 눈앞에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단결권, 그리고 교섭권, 또 행동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라며 "건설노동자들이 조직을 결성하고, 집단적으로 요구하고, 또 노동 조건에 대한 사용자들의 양보를 받아냈다는 것을 공갈죄로 처벌하는 사례들은 1990년대 초반, 1980년대 이때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을 소요죄, 내란죄 이런 것으로 처벌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최근에 이미 제압된 상태의 노동자에게 경찰봉을 휘둘러서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사례는, 이것이 진압 자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를 의문스럽게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노동 탄압'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지금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청년노동자들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노동자들에 대한 (윤석석열 정부의) 인식 자체, 이 자체가 매우 별나지 않나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동의 형태가 바뀌기는 하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노동을 존중하지 않고 노동을 억압하면서 어떻게 미래사회를 준비할 수 있겠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대해 "양대 노총 소속의 노동자들이 또 한 자리에 모여 있다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특히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노동탄압에 우리가 함께 그 현실을 이야기하고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의미도 각별한 것 같다"라며 "허심탄회하게 여러분의 말씀을 겸허하게 듣고, 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청년노동자들 "윤석열 정부 노동탄압 저지, 민주당이 힘 되어달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양대노총 청년 노동자 8명(민주노총 4명, 한국노총 4명)은 '양대노총 청년노동자 노동정책 요구안'을 이재명 대표에게 전달하는 한편, 노동현장의 문제와 윤석열 정부의 '반 노동 기조'에 대해서 지적했다.
'정의로운 노동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밝힌 이병화 한국노총 공공노련 코엔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 전환을 발표했다"라며 "정부 계획안에 대한 대한 연구 용역 결과 2034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LNG 발전소 등으로 전환 시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 인원이 5천 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와 같은 노동자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현 정부를 상대로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고 투쟁하는 것으로 우리의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제치성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 청년위원장은 "최근 건설 노조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탄압으로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생존권을 위협을 받고 있다"라며 "(건설현장의) 근본적 문제인 불법 다단계 하도급, 불법 고용은 묵인을 하고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불법으로 몰아가 건설 현장이 퇴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제 청년위원장은 "불법 천지였던 건설 현장을 건설 노조가 오랜 기간에 걸쳐 바꿔왔다"라며 "전문건설업체의 직접 고용으로 임금 착취와 유보 임금이 근절됐다. 단협을 통해 유급 휴일, 여성노동자의 보건 휴가 등 근로 기준법에 보장된 권리가 보장되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윤석열 정부의 건설 노조 탄압을 저지하는 데 힘이 되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라며 "건설 노동자들의 생존권, 어렵게 자리 잡은 청년 노동자들 그리고 가장들의 생존권을 지켜주시기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