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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385% 뛴 ‘한국판 록히드마틴’…한화에어로 또 최대 실적

자연환경·국방. 통일

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5. 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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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385% 뛴 ‘한국판 록히드마틴’…한화에어로 또 최대 실적

입력2023.05.14. 오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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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통합 방위 산업 계열사로 새 출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면서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한걸음씩 도약하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 실적 대박 행진

영업익 2300억…수출이 내수 앞질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28% 늘어난 수치로 2분기 연속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1분기 매출은 1조9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사업별로 보면 핵심 사업인 방산 부문이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1분기에만 매출 8415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7%, 5107% 증가했다. 무엇보다 방산 수출액이 4749억원으로 전체 방산 매출의 56%를 차지한 점이 고무적이다. 방산 수출이 내수 매출(3666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 사업 매출도 3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힘을 보탰다. 글로벌 물류, 여행 수요가 회복하면서 항공기 엔진의 유지 보수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가스 터빈 엔진, 우주 발사체 액체 연료 엔진 제작 기술을 보유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1월 한화디펜스를 합병한 데 이어 올 4월 ㈜한화 방산 부문까지 품에 안으면서 한화그룹 통합 방산 계열사로 우뚝 섰다. 최근에는 ‘뉴비전 타운홀’ 행사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내놓기도 했다.


방산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도 실적 대박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전 세계 군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수주 전망이 밝은 덕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는 그동안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 8개국과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그만큼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K9 자주포는 자동 탄약 장전 장치를 장착해 급속 발사 시 15초 이내 포탄 3발을 발사할 수 있고, 분당 6~8발 사격이 가능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규격 155㎜ 포로 제작돼 서방 탄약과의 호환성이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세계 자주포 시장점유율은 어느새 50%를 넘어선 상태다. 폴란드 등 주요국 수출 물량이 원활하게 전달되면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할 전망이다.


올해도 해외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현재 운영 중인 미국, 호주 법인에 더해 올 상반기 유럽, 중동 법인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을 앞세워 호주 육군 IFV 교체 사업 수주에 나선다. 호주에서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에서 이름을 딴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스라엘, 호주,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협력해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다. 레드백을 앞세워 미 육군의 선택적유인차량(OMFV) 수주에도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머지않아 루마니아에 K9 자주포를 수출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NATO 회원국 루마니아는 최근 국방비 예산을 늘리며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노후 장갑차 위주 구식 무기 체계를 한국산 무기 체계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 잔고는 19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덕분에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4만원대에 그쳤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최근 10만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하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로 14만7000원을 제시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폴란드 방산 수출 2차 계약뿐 아니라 호주, 루마니아 추가 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는 동유럽, 북유럽에서 화력 무기 수요가 증가하는 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호재”라고 진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실적이 날개를 달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대우조선 인수 호재


군함, 잠수함 등 특수선 시너지 기대


때마침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특히 대우조선의 군함, 잠수함 등 특수선 사업을 확대해 수주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988년 독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KSS-I급(1200t급) 잠수함을 건조하며 국내 최초로 잠수함을 건조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1년 인도네시아와 해군 잠수함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최초로 잠수함 수출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군 주력 구축함인 4000t급 헬기 탑재 구축함을 국내 최초로 100% 자체 설계, 건조해 1989년부터 실전 배치했다. 4000t급 구축함에 이어 대양 작전이 가능한 5000t급 구축함 3척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그동안 총 35여척의 수상함을 건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은 글로벌 잠수함 시장점유율 97.8%로 독보적인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수상함 시장점유율(25.4%)도 2위를 달린다. 한화는 주요 함정 부품 중 전투 체계, 발사대, 엔진 등 10개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이 60%를 넘는 1위 사업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의 특수선 사업을 교두보로 삼아 2030년까지 ‘세계 방산 톱10’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수직계열화를 통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한화는 지난해 중대형 엔진 제작사인 HSD엔진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엔진 제작부터 선박 건조까지 조선업 전 분야에 걸쳐 자체 생산력을 갖추게 돼 대우조선해양과의 협업 분야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무기 체계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함정, 잠수함에 탑재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방산 기술을 대우조선해양의 민간 상선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 체계(CMS)를 해군 함정에 사실상 독점 공급한다. 한화시스템의 해양 첨단 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 역량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 재무 구조가 부실해 자칫 한화 수익성까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6433억원으로 2021년(1조7363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들이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과 대비된다. 재무 구조도 부실하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무려 1542.4%에 달한다.


글로벌 조선 업황이 살아났지만 대우조선해양 수주 실적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수주액은 8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42억달러)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를 두고 한화는 자금 수혈과 대규모 조직 개편 등 고강도 쇄신에 나설 계획이지만 짧은 시간 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한화그룹 통합 방산 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출범해 여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지만 자칫 대우조선 부실로 한화 실적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방산 부문 시너지 효과를 내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경영권에 힘이 실릴 것이다.” 재계 관계자 귀띔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8호 (2023.05.10~2023.05.16일자) 기사입니다]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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