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1.05%, 코스닥 -3.87% 2차전지 매물 출회…코스피도 고평가 부담 美 증시 하락 속 MS·애플 빅테크 실적 발표 포스코홀딩스·LG화학 등 2차전지 실적 주목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이번 주는 미국의 굵직한 빅테크 기업과 국내 반도체·2차전지 대형주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진다. 연초 이후 개인 수급이 몰린 2차전지가 조정을 받고 있어 한국 증시 향배가 주목된다. 글로벌 경기, 한국 수출 개선, 실적 상향 조정이 이뤄져야 증시가 탄력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코스닥 상대적 약세 부각…“국내 증시 고평가 부담”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4월 17~21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05%(27.09포인트) 내린 2544.40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3.87%(35.02포인트) 내린 868.82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지난 14일 11개월 만에 되찾았던 900선을 다시 내줬다. 연초 이후 급등세를 이어간 2차전지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개인의 수급 쏠림이 심화된 가운데 테슬라의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미국채 금리 상승에 할인율 부담이 높아진 바이오 업종도 하락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7% 상승한 3만3808.9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9% 오른 4133.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11% 뛴 1만2072.46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10% 오른 1791.51에 마감했다. 지난주 3대 지수는 각각 0.23%, 0.10%, 0.42% 떨어졌다.
코스피도 고평가 부담이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13.4배로 2021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3배로 역대급 밴드 하단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고평가’됐다고 하기보단, 수익성 바닥으로 볼 수 있다”며 “수익성이 개선되면 고평가 부담은 점차 해소되겠지만, PER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추세적 상승은 글로벌 경기 경기 개선, 수출 증가, 실적 컨센서스 상향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5월 증시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을 줄이고 위험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반등은 여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MS·알파벳부터 국내 2차전지 실적 줄줄이 발표
이번 주는 굵직한 빅테크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애플 등이 해당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실적시즌 소폭 반등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상장 88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 이 중 76%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 61%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선행지수 하락 속 빅테크 실적에 따른 추가적인 모멘텀이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상업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가장 공격적으로 줄이고 있어 기업 설비투자 관련 핵심 내구재 수주 동향도 봐야 한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그간 존재감이 부각됐던 2차전지의 실적이 줄줄이 발표된다. 현대차(005380)와 POSCO홀딩스(005490), 포스코퓨처엠(003670),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등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확정 실적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견조하고, 기업들의 향후 계획에서 기대되는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경제지표도 주목된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종 금리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 속에 연준은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성장률, 물가 지표에 따라 연준의 태도가 달라지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연휴 기간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 노동절 연휴와 일본 골든위크가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면서 관광 정상화 추세가 기대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거시경제(매크로) 측면에서는 미국 경기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코스피가 2500포인트를 넘어선 가운데 이들 요인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높이는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업 실적 전망 관점에서는 예상치 못한 급격한 경기 침체 경우가 아니라면 턴어라운드가 기대가 유효해 조정 시 매수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밴드를 2500~2600포인트로 제시했다. 4월 마지막 주 주목할 일정은 △25일 미국 2월 주택가격지수, 미국 4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26일 미국 3월 내구재 수주 △27일 유로존 4월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1분기 GDP △28일 미국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 지수 △29일 중국 노동절 연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