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3. 04. 21`
영화 ‘작전명 발키리’는 히틀러 암살미수사건을 다룬다. 히틀러에게 접근해서 폭탄을 설치하고 빠져나왔다. 폭탄이 터졌고 건물이 파괴되었다. 영화에서 톰 크루즈가 연기하였듯이 백 퍼센트 성공을 확신했다. 그런데 실패했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참 재수가 없었다.
폭탄조립 시간부족, 갑작스런 회의장소 변경, 누가 가방의 위치를 옮겨놓은 문제 등의 불운이 계속되어 네 명이 죽고 열세 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히틀러는 가벼운 부상을 입고 살았다. 히틀러는 억수로 운이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음모에서 빠진 구데리안은 말했다.
‘뭐? 루트비히 베크가 주동자라고? 그렇다면 계획은 보나마나 실패지. 걔는 안돼.’ 도덕적 우월성을 따지며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는 자는 성공할 수 없다. 내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 나쁜 놈을 죽이려면 나도 나빠져야 한다. 희생이 필요하다.
슈타우펜베르크가 직접 폭탄을 터뜨렸으면 성공하는 거였다. 폭탄을 설치해놓고 범인이 빠져나간다는 생각 자체가 넌센스다. 이걸로 5000명이 히틀러에게 살해당했다. 십자가형에 처하는 등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목숨을 걸었으면 본인의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머피의 법칙은 과학이다. 전문가들은 선택적 기억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이것은 신호등 앞에만 오면 빨간불이라는 식의 농담으로 하는 머피의 법칙이고 실제로 법칙이 작동한다. 유비는 마속이 중책을 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구데리안이 알았듯이.
쿠데타는 대부분 허술하게 시작된다. 쿠데타의 성공은 완벽한 계획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허술한 대응 때문이다. 결국 에너지 대 에너지의 대결인 것이다. 머피 대위는 전투기를 설계하는 임무를 맡았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고치면 된는데 비행기가 고장이 나면?
비행기는 고장날 수 없게 설계되어야 한다. 예방정비를 해야 한다. 비행기는 하나만 삐끗해도 추락이다. 비행기를 고장나게 할 불안요소가 하나 이상 있다면 결국 고장난다는게 머피의 법칙이다. 보통은 이렇게 되지 않는다. 왜? 유체가 아니라 강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강체다. 고장나도 특정 부품이 고장난다. 고치면 된다. 비행기는 유체다. 고장나면 공중에서 폭발한다. 머피의 법칙은 강체가 특정 물리적 조건에서 유체로 변하는 성질이다. 유체의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에서 끊어진다. 하나가 끊어지면 전체가 망가진다.
에너지와 에너지가 대결하면 유체의 성질을 가진다. 이쪽에서 쿠데타 음모를 꾸미듯이 상대방도 쿠데타 의심을 하고 맞대응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체가 되는 것이다. 봄철에는 불이 붙지 않는 조건이 백 가지라도 그 반대의 조건 하나에 의해 큰 산불이 일어난다.
장마철에는 불이 붙는 조건 백 가지라도 그 반대의 조건 하나에 의해 불이 꺼진다. 어떤 날씨에는 햄버그가 삼개월이 지나도 부패하지 않고 어떤 날씨에는 사흘만에 시체가 백골이 된다. 보통은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결정이 되지만 압이 걸리면 사정은 달라진다.
에너지 대 에너지의 대결이 벌어지면 닫힌계 전체가 한 가지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구데리안은 두목 한 명을 보고 판단한 것이 맞은 것이다. 하나만 보면 전부를 안다. 이 글을 쓴 계기는 영국 왕 찰스 3세의 왕비가 된 커밀라에 대한 뉴스이다. 커밀라는 왜 그랬을까?
보통은 야망, 목표, 신념, 의도로 해석한다. 틀렸다. 구조론으로 보면 우연히 권력사슬에 들었고 약한 고리가 되었고 끊어진다. 줄을 세게 당기면 끊어진다. 누가 줄을 세게 당겼을까? 인류 최고의 왕실이라며 영국왕실을 지켜보는 세계인의 눈이다. 80억의 눈이다.
커밀라의 진짜 목적인 인류에게 충격을 주는 것이다. 물론 본인도 감지하지 못한다. 그것은 무의식이다. 약한 고리가 사슬에 끼었고 결국 끊어졌다. 기시다에게 사제 폭탄 던진 사람도 무슨 의도가 있는게 아니다. 무의식이다. 경호가 안 되고 있다는 고리를 본 거다.
약한 지점을 보면 그것을 끊는 인간은 반드시 나타난다. 전율하기 때문이다. 흥분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갈데까지 가는 이유다. 윤석열도 대한민국의 약한 고리를 본 것이다. 이 나라는 존나 검사에게 약해. 내가 봤어. 약점을 봤다구. 그렇다면 찔러야지. 이런 식이다.
김건희도 마찬가지다.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 굥은 굥한다. 에너지는 한 지점에 전체의 힘을 몰아준다, 당선된 이유와 추락하는 이유는 같다. 당선은 일방작용이고 추락은 쌍방작용이다. 민심의 맞대응이 들어가므로 유체가 된다. 감독이 영화를 찍어도 그렇다.
관객의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 유체로 바뀐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각계의 시국선언으로 터지고 있다. 에너지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약한 지점을 뚫고 나온다. 닫힌계가 만들어지면 유체다. 유체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내시균형에 갇혀버린 것이다.
당선되기 전에는 달랐다. 선택의 여지가 있고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차가 출발하면 끝. 음모가 시작되면 끝. 이제 물리학이 답을 낸다. 히틀러의 힘과 발키리의 힘이 충돌한다. 운에 의해 결정된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에너지 총량에 의해 미리 결정된 것이다.
두 사슬을 걸어서 잡아당기면 어느 사슬이 끊어지는가? 불균일한 쪽의 사슬이 끊어진다. 의사결정속도가 느린 쪽의 사슬이 끊어진다. 첨예해지면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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