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올해 2분기부터 경제 회복이 본격화할 경우, 우리 수출도 호전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중국이 내수 회복에 집중한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의 1등 품목인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최대 복병이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액(6839억달러)의 22.8%로 절대적이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 무역수지는 마이너스 11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월 대중국 수출은 98억8000만달러로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6월부터 계속해서 감소폭이 커져 올해 1월엔 -31.4%에 달했다. 다만, 2월엔 조업일수 2일 증가로 감소폭은 -24.2%로 다소 둔화됐다. 대중 수입은 지난달 110억2000만달러로 작년보다 5.9% 증가했다.
중국이 코로나19을 억제하기 위한 고강도 방역 정책의 굴레를 벗어나 리오프닝을 선언하면서 우리 수출에 호재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봉쇄 완화와 중국 정부의 부양 조치에 힘입어 2분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하면 분기별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2.6%에서 2분기 6.9%로 4.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가정하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6%포인트, 전체 수출 물량은 0.5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중국의 봉쇄 완화로 한국 실질 GDP 추가 상승분(0.16%포인트)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1.6∼1.7%)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또 전체 수출 물량 증가 효과(0.55%포인트)는 지난해 수출 물량 증가율(1.8%)의 31%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한국은행은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성장률은 지난해 3.0%에서 리오프닝 등의 영향으로 올해 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작년보다 2%포인트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성장률도 0.3%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중 수출품목 중 중간재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선 중국의 성장세 회복에 따른 수혜 정도가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3일 중국의 회복이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예년보다 작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정부의 재정 부양과 막대한 투자로 상징되는 과거 중국의 위기 극복 모델이 글로벌 경제 전반의 회복에 직접적인 도움을 줬다면, 이번에는 정부가 아닌 소비자들이 중국의 회복을 주도하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심각한 부채를 안고 있는 데다 필요 인프라 시설이 이미 다 건설돼 있어 정부 주도의 대규모 부양 정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행사들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어 부양책의 여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 증가하더라도 글로벌 전체 성장률을 1.5%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종전 예측에서 0.2%포인트 상향조정된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도 우리의 대중 수출 핵심품목인 반도체 수출 호전 여부가 최대 복병이다. 중국시장은 국내 반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금지령을 선포함에 따라 우리 기업은 이전과 같은 수출 구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과학법 보조금 지급 기준을 담은 지원공고(NOFO)에 따르면 삼성 등 반도체 기업은 중국에 향후 10년 동안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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