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바렐라 칩
삼성전자는 첨단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밝혔습니다다. 암바렐라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성능·저전력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입니다.
삼성전자가 생산하기로 한 반도체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암바렐라의 최신 SoC(System on Chip) ‘CV3-AD685’로 자율주행차량의 두뇌 역할을 담당합니다. SoC는 전체 시스템을 칩 하나에 담은 기술집약적 반도체를 말합니다. CV3-AD685는 암바렐라의 차세대 AI 엔진을 탑재해 카메라·레이더로 입력된 운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합니다.
삼성전자는 첨단 5나노 공정에 오토모티브 전용 설계자산(IP), 최신 공정, 패키징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AI 성능이 이전 제품에 비해 20배 이상 향상됐다는 것입니다.
페르미 왕 암바렐라 사장은 “삼성전자의 검증된 오토모티브 공정으로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및 높은 수준의 AI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있어 ‘회심의 카드’로 꼽힙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급격한 성장세가 예견되는 분야입니다. 그렇기에 파운드리 선두 기업인 TSMC를 추격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2030년 이후 차량용 메모리가 서버, 모바일과 함께 3대 응용처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글로벌 1위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 역시 차량용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4나노 공정에서 자동차용 솔루션 양산을 시작한 이후 8나노와 5나노 공정으로 확대했는데, 포트폴리오를 더 다양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모바일 외에 고성능 컴퓨팅(HPC), 오토모티브, 5G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27년까지 비(非)모바일 사업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반도체 불황기 속에서도 파운드리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견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27년까지 생산 역량을 지난해보다 3.3배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사는 2019년 대비 2배로 늘었고, 2027년에는 5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류더인 TSMC 회장(오른쪽),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435억 달러(약 57조 원)를 투자할 계획인 가운데 TSMC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 일부 직원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익명의 TSMC 직원 11명을 인터뷰하고 “TSMC 내부에서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며 “많은 직원들은 미국 투자로 인해 TSMC가 경쟁업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연구개발을 소홀히 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보도했습니다. WSJ는 “직원 일부는 문화 차이 때문에 미국으로 이주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 투자 계획은 사업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회사인 커틀랜드 캐피탈의 커트 양 회장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TSMC의 미국 투자는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애리조나 공장은 TSMC나 대만에 어떤 이익도 주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TSMC는 지난 달 실적발표에서 인건비, 인플레이션, 규정 준수 등으로 인해 애리조나 공장 건설 비용이 대만에서 공장을 건설하는 것보다 최소 4배 이상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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