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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30개 주요 개도국 부채 사상 최대

◆경제지혜·미래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2. 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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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30개 주요 개도국 부채 사상 최대

신기섭입력 2023. 2. 23. 14:10수정 2023. 2. 23. 14:15
 
 
국제금융협회 집계 기준 98조달러
파키스탄·이집트, 위기 가능성 높아
 
 
이집트 카이로의 한 시장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집트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채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이로/EPA 연합뉴스

 

개발도상국 가운데 덩치가 큰 30개국의 부채가 지난해말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개도국발 부채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선진국 은행들이 외채 위기 대응을 위해 설립한 국제금융협회(IIF)는 22일(현지시각) 지난해 연말 기준 전세계의 부채가 한해전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30개 저·중소득 국가의 부채는 98조달러(약 12경7천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들 30개국의 부채는 2019년 75조달러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빠르게 늘어 2년 만인 지난 2021년에는 96조달러에 달했었다고 전했다. 이들 개도국 부채 중 정부 부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65%에 달하며, 이 또한 최고치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전세계 전체 부채는 300조달러로 한해 전보다 3조달러 줄며 2015년 이후 처음 감소했는데, 이는 선진국의 부채가 6조달러 준 덕분이었다. 세계 전체의 부채는 국내총생산 합계액의 338%로, 한해 사이에 12%포인트 줄었다. 개별 국가 가운데 부채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러시아, 싱가포르, 인도, 멕시코, 베트남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개도국의 부채가 늘어난 것은 미국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상승 여파 등으로 분석됐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의 에드 파커 분석가는 미국 달러가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2023년도 또 다시 험난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세계 각국의 부채와 재정 적자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한참 많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도국 가운데 채무 불이행 우려가 가장 큰 나라로는 파키스탄과 이집트가 꼽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이집트는 지난해 12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4년 동안 30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받기로 했으며,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달러 대비 두 나라의 통화 가치는 지난 1월 크게 떨어졌다.

 

대부분의 개도국 통화는 지난해 달러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했고, 이 여파로 개도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던 외국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해졌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서 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개도국 통화 약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금융협회의 엠레 티프티크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는 국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달러 표시 자산에 심하게 의존하고 있는 저소득 국가들이 달러 강세로 추가 자금 확보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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