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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글로벌 경기…고개 든 긴축 공포

◆경제지혜·미래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3. 2. 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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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글로벌 경기…고개 든 긴축 공포

권해영입력 2023. 2. 22. 10:28수정 2023. 2. 22. 10:43
 
 
美·유로존·英, 2월 기업 체감경기↑
경기침체 우려 완화
Fed·ECB 긴축 강도 높이나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확장세를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경기가 전쟁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주요 국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줄어드는 분위기지만, 이 같은 경기 회복세는 긴축 강도를 다시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S&P 글로벌에 따르면 2월 미국 종합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0.2로 전월(46.8) 보다 상승했다. 8개월만에 최고치다.

 

PMI는 기업의 구매, 인사 등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재고, 출하, 고용 등을 조사해 수치화 한 지표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준다. 50 아래면 경기 위축,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미국의 서비스업 PMI는 46.8에서 50.5로 상승했고, 제조업 PMI는 48.4로 여전히 위축 국면을 보였지만 1월(46.9) 보다는 올라갔다.

 

유로존 종합 PMI는 지난달 50.3에서 이달 52.3으로 상승했다. 로이터 이코노미스트 예상치(50.6)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두 달 연속 50을 넘어 확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영국의 종합 PMI도 같은 기간 48.5에서 53으로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기업 체감경기가 차츰 살아나고 있는 지역은 미국, 유럽 만이 아니다. 전날 호주 디지털은행인 유도뱅크에 따르면 호주의 종합 PMI는 2월 49.2로 전월(48.5) 대비 상승했다. 제조업 PMI는 50.0에서 50.1, 서비스업 PMI는 48.6에서 49.2로 올라갔다.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2월 기업활동이 안정세를 보이는 건 환영할 만하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경기침체 위험이 사라졌다는 신호 속에 기업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눈에 띄게 완화되고, 유럽의 경우 온화한 날씨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소식일 수 있으나, 지난해 고강도 긴축 기조에도 아직 물가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 신호는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읽힌다. '좋은 소식'이 최근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에선 '나쁜 소식'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임금이 오르면 물가도 상승세를 나타낸다. 미국, 유럽, 영국 기업들이 공급망 완화에도 임금 압력으로 제품, 서비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S&P 글로벌은 지적했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는 "인플레이션이 임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다시 임금과 물가가 서로를 자극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긴축을 자극할 수 있다. 리서치 그룹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잭 앨런 레이놀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고 물가 압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ECB 정책입안자들이 긴축 사이클에서 갈 길이 더 남았다는 확신을 강화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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