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입'에서 시작된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건설현장으로 속속 스며들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면서 건설사들의 돈줄이 말랐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시장 침체와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까지 겹쳐 공사가 지연되거나 멈추는 일이 적지 않다.
지난 8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건설사 경영여건 실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가 시공에 참여 중인 PF 사업장 231곳 가운데 32곳(13.9%)의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착공 후 공사가 지연된 현장이 25곳, 공사가 아예 중단된 현장이 7곳이었다.
그 이유는 '자재 수급 차질(35.0%)'과 '자금조달 어려움(30.0%)'에 있었다. 원자재값과 자금조달 문제가 가장 컸다는 얘기다.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32개 건설현장 중에는 '아파트 등 주거시설' 공사현장이 15곳으로 가장 많았다. '오피스텔 등 준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각각 5곳, 지식산업센터가 4곳, 물류창고가 3곳이었다.
공사가 아예 중단된 현장 역시 주거시설이 5곳으로 가장 많았다. 공사 중단이나 지연의 피해가 아파트 예비 입주자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회원사들은 부동산 PF 위기의 원인으로 '부동산시장 침체(35.6%)'를 꼽았다. 이어 '공사비 증가(23.5%)' '금리상승(21.2%)' '금융회사 대출 축소와 연장 거부(19.7%)'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자료|대한건설협회, 사진|뉴시스]
자사의 자금여건 악화 이유로는 '공사원가 상승(30.2%)' '금융비용 증가(22.9%)' '신규 계약 물량 감소(16.7%)' '낮은 분양률(16.7%)'을 지목했다. 원가 상승과 함께 PF 위기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금융비용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급사업의 절반가량은 시행사로부터 공사비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체 13곳의 미회수 도급공사액은 총 1조8543억원으로 총도급 계약금액(7조4415억원)의 24.9%에 달했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이나 공사비 회수가 더 어려운 하도급업체들의 경영난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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