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중앙가격)이 6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부동산시장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급매물이 줄고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집값 하락세가 계속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KB국민은행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6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9167만원으로 전월(6억1000만원) 보다 1833만원 떨어지면서 6억원 아래로 빠졌다. 중위가격은 조사 표본을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한 가격이다.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2021년 10월 7억9183만원까지 뛰면서 8억원을 넘어서는 듯했으나, 가파른 금리인상 효과 등으로 더 오르지 못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락 추세를 보였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하락세가 가파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원을 위협받고 있다. 이달 10억1333만원으로 전월(10억3833만원) 보다 2500만원 내려갔다. 지금 추세라면 2월엔 10억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는 5억원이 불안하다. 전달(5억2417만) 보다 1667만원 떨어진 5억750만원을 기록했다. 인천(3억9000만→3억7917만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계속 4억원 밑에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수도권은 물론 전국 아파트값 하락폭은 IMF 외환위기 수준이다. 1월 수도권 아파트값은 2.53%나 하락해 전월(-1.96%) 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경기(-2.78%)가 하락세를 이끌었고 인천(-2.51%)과 서울(-2.09%)도 2% 이상 떨어져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상반기 수준의 높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달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1.91%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월 하락폭은 1998년 5월(-3.03%)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집값 하락세는 거세지만 정부가 지난해 12월 21일과 이달 3일 잇따라 발표한 대규모 규제완화 대책으로 집값 회복 기대감이 조금 살아나는 모습도 나타났다.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를 상대로 집값 전망을 물어 작성하는 매매 및 전세 전망지수는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반전했다.
이달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서울이 65를 기록해 전월(51.3) 보다 13.7포인트나 높아졌다. 전국 기준으로도 67을 기록해 전월(58.3) 보다 8.7포인트 상승 반전했다.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이달 서울 66.0으로 전월(53.8) 보다 12.2포인트 높아졌다. 전국 기준으로 70.1를 기록해 전월(62.3) 보다 7.8포인트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집값이 ‘상승’한다고 답변한 사람 비중이 많고, 100 밑으로 떨어질수록 ‘하락’한다는 답변이 많다는 의미다. 하락한다는 전망이 여전히 더 많긴 하지만 조금씩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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