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토스의 후불결제(BNPL) 연체율이 3%를 훌쩍 뛰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도 2%를 넘어서며 빅테크 BNPL의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신용카드사 등 타 금융업권처럼 빅테크의 후불결제도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형평성을 맞추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0일 헤럴드경제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빅테크 후불결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토스의 후불결제 누적가입자 수는 153만701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네이버파이낸셜은 66만341명을 기록했다. 토스가 후불결제 서비스를 운영한 지 5개월여 만에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이용자를 뛰어넘은데 이어 이용자 수 추이에서도 두 배 이상 네이버파이낸셜을 따돌린 것이다.
후불결제는 일단 구매 후에 나중에 지급을 청산할 수 있는 외상 거래 서비스다. 신용카드와 비슷하지만 고객별 결제 한도 산정방식에 차이가 있다. 신용카드사는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결제 한도를 부여하는 반면, 빅테크의 후불결제는 금융거래 정보가 없는 신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도 이용 가능하다. 토스와 네이버페이는 월 최대 30만원 한도로, 카카오페이는 후불교통카드를 통해 후불결제 서비스를 도입 중이다.
최근 은행의 높은 대출금리, 물가상승 등으로 서민들의 ‘돈 줄’이 마르자 토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후불결제 월간 이용금액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 106억6000만원이던 네이버파이낸셜의 후불결제 월간 이용금액은 12월 143억1400만원으로, 토스의 경우 226억4900만원에서 305억3300만원으로 각각 34%씩 증가했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지난 해 8월 말 기준 1%대이던 각사의 연체율이 2~3%대로 급증한 것이다. 특히 토스의 후불결제 연체율은 지난해 8월 1.15%에서 12월 3.48%로 233bp 급증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같은기간 2.14%로 4개월만에 66bp 증가했다.
청년·주부 등 신용이 부족한 신파일러 이용이 급증하자 연체율도 함께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에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물가 상승으로 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영향이 빅테크 후불결제까지 덮친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정 기간 연체 금액을 연체율 계산에서 제외(상각처리)하는 카드사와 달리, 혁신금융서비스로 제공하는 후불결제는 기간에 관계없이 상환전까지 계속 연체율에 포함되기 때문에 단순비교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측은 후불결제 연체정보를 다른 금융회사와 공유할 수 없고, 또 후불결제를 연체해도 개인신용평가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체율 관리를 위한 두 손발이 꽁꽁 묶여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1년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카카오페이를 혁신금융으로 지정 당시 부가조건을 통해 “CB사(개인신용조회회사)에 제공되는 후불결제 연체정보를 제3자(금융회사 등)와 공유를 제한하고 후불결제 연체내역이 CB사의 개인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제한했다. 이에 빅테크 후불결제 연체자들의 연체정보는 다른 금융사로 전해지지 않고, 또 후불결제 연체 중에도 신용점수에 지장 없이 금융생활이 영위 가능하다.
한 핀테크 관계자는 “제도적 불균형 속에서 신용카드와 후불결제의 연체율을 단순 비교해 그 리스크를 지적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핀테크사들의 후불결제 연체율에 대한 지적 이전에 타 금융업권 리스크 관리 체계와 형평을 맞추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불결제 관련 입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강 의원은 “제도권 금융 밖 저신용자들의 간편 이용을 보장하면서도 부정거래 및 높은 연체율을 함께 잡을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며 “이미 상당부분 활성화되었으며, 부작용도 커지고 있는만큼 혁신금융서비스 단계를 넘어 후불결제업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입법이 조속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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