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부터 '맥북' 컴퓨터 일부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주요 프리미엄 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만들던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생산기지를 다각화한다는 '탈(脫) 중국' 전략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BC·일본 닛케이 아시아 등에 따르면 애플의 세계 최대 제조협력사인 폭스콘은 이르면 내년 5월부터 베트남에서 맥북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애플과 폭스콘은 지난 8월부터 맥북과 애플워치, 홈팟 등 일부 물량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위해 논의해 왔다.
애플의 연간 맥북 생산량은 2000만~2400만대에 달한다. 애플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년여 전부터 베트남으로의 생산기지 분산 계획을 계획했으며, 현재는 현지 공장을 시험 가동하고 있다.
애플이 중국에 집중됐던 생산 전략에 변화를 꾀한 배경에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고조된 긴장감,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인한 도시 봉쇄 리스크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의 시위와 단체이탈 사태는 구상 단계에 있던 애플의 생산기지 다각화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의 프리미엄 제품 80%를 전담 생산해 온 정저우 공장이 마비되면서 시장에선 실적 악화와 주가 추락 우려가 쏟아졌다. 이에 애플 경영진들은 중국에 집중된 생산물량 분산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탈 중국' 전략의 첫 발은 인도로 뗐다. 앞서 애플은 당초 중국에서만 생산하던 아이폰과 아이패드 최신형 모델의 일부를 인도로 이전해 동시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술투자사 루프벤처스의 진 먼스터 분석가는 "앞으로 5년 내에 애플 주요 제품의 35%가 인도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형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생산을 인도로 분산한 데 이어 맥북까지 베트남으로 이전에 성공하면 애플은 주요 제품 생산라인의 3각 편대(중국·인도·베트남)를 완성하게 된다. 베트남에서의 맥북 생산이 안정기에 도달하면 애플워치 물량도 이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베트남 외에 말레이시아, 미국 등도 중국을 대체할 애플 생산 기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애플이 중국에서 무관용 팬데믹 방역 정책을 경험하면서 특정 지역에 사업이 집중되는 것에 큰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폭스콘의 전 미국 담당 임원 앨런 영은 "과거에는 자유무역 체제에서 대부분 상황의 예측이 가능했던 만큼 애플 경영진들도 편중 리스크가 얼마나 큰 지를 체감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무역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애플도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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