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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을 키워준 것은 기레기들이었다

정치·사회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12. 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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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을 키워준 것은 기레기들이었다
(WWW.SURPRISE.OR.KR / 권종상 / 2022-12-12)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기다리던 시간들을 생각해 봅니다. 이곳 시간으로는 오후 2시(서머타임 때는 오후 3시)에 시작되는 이 뉴스를 듣기 위해 팟빵 앱과 라디오 앱을 깔았고, 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하루를 여는 것을 들었고, 수많은 뉴스들의 핵심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의 영향력이나 뉴스에 대한 적절한 해석은 계속된 ‘청취율 1위’의 기록들로 남았고, 저에게는 오후의 청량제였습니다.

 

그가 오늘 ‘김어준 생각’을 통해 앞으로 3주간만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쉬움도 아쉬움이지만,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가 버렸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김어준이 진행하는 이 뉴스를 들으며 언론학도이며 또 기자라는 직업을 가졌던 이로서, 그가 짚어내는 우리 언론의 문제점들과 잘못된 한국 언론의 현실들에 크게 공감해 왔습니다.

 

물론 김어준이 자기의 입을 이대로 닫어버릴 리는 없습니다. 뭔가 또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그의 목소리를 내겠지요. 그러나 공중파를 통해 보여줬던 만큼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나는 꼼수다’라는 공전의 팟캐스트로 드러났던 그의 스피커 크기가 쉽게 작아지진 않을 거란 믿음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가 이만큼의 영향력을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단순합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지요. 만일 언론이 제대로 제 역할을 해 왔더라면 김어준은 이만한 영향력을 갖지 못했을 겁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그를 더욱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허위가 분명한 '구라'를 기사로 만들어 내는 기레기들의 ‘눈부신’ 활동들은 언론소비자들로 하여금 김어준을 더욱 신뢰하도록 만들어 온 셈입니다.

 

‘보도’라는 너울을 쓴 허위를 그들의 지면과 화면에 실어낸 자들은 왜 그런 짓을 하는 걸까요. 요즘처럼 외신만 읽어봐도 진실이 모두 드러나는 이 마당에도. 사실 그것은 그들이 모두 하나의 계급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판검사들이나 조중동 기자들의 대부분은 지역적으로 '강남'을 매개고리로 해서 묶여 있습니다.

 

지금 사는 곳이 강남이거나 혹은 그 부모 때부터 그 지역에 살고 있거나. 누구보다 투기자본의 위력을 잘 알고, 그것으로 자신의 부를 구축하고 유지해 왔던 이들은 그 지역으로 이전한 이른바 ‘명문고’들의 학연, 그리고 그들만의 ‘혈연’까지를 구축했고, 이제 그들은 거대한 카르텔이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최고 명문이라는 대학들은 거의 그 지역 출신으로 채워져 있고, 그들은 당연히 자기들만의 권력을 만들어 냈지요. 그걸 지키기 위해선  어제 했던 말도 오늘 뒤집어버릴 수 있는 것이고, 언론의 베이스가 기존의 레거시 언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간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이들에 의해 시대가 뒤집어지고 있습니다. 10.29 참사 유가족들을 반정부 인사들로 몰고, 합법적인 파업을 ‘북한의 사주를 받은 국가전복세력’으로 몰아대는 과거 공안광풍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시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스피커를 공중파에서 잃어버린다는 것은 분노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는 꼼수다’ 하나로 이명박 시대에 똘똘 뭉쳐 일어나 보았고, 박근혜를 끌어내린 경험이 있는 국민이기도 합니다.

 

권력은 결국 국민들의 것이고,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위임된 그 권력을 함부로 쓰려는 자들은, 그들을 물고 늘어지는 ‘진짜 언론’을 좋아할 리가 없고, 그것이 TBS에 대한 지원 중단을 통해 김어준을 몰아낸다든지, 더탐사 같은 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그 이빨을 인터넷에도 드러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어떻게 이뤄낸 민주주의입니까. 그것이 그대로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이 상황, 김어준이 저렇게 지상파 라디오에서 사라지는 세상을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겁니까.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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